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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진작가, ‘북한은 웃음이 없는 땅’


북한을 다녀온 유럽의 한 다큐멘타리 사진작가가 다음 달부터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북한에 대한 사진 전시회를 엽니다. 미국의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 팔리시’는 북한 사람들의 무표정한 모습을 담은 이 작가의 사진들을 `웃음이 없는 땅’이란 제목의 특집으로 실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웃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북한을 다녀온 프랑스의 유명 다큐멘타리 사진작가 토마스 반 호트리브 씨의 방북 첫 인상은 간단했습니다.

네팔, 쿠바, 히말라야 산맥, 라틴아메리카, 유럽 등 세계 곳곳을 방문해 다양한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온 호트리브 씨에게 북한의 사람들은 매우 특별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호트리브 씨는 자신이 방문했던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북한 사람들은 유난히 외국인들을 의심하고 무서워했으며, 사진기 앞에서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불편해 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의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계단승강기를 타고 내려오는 무표정한 사람들부터 외국인 손님이 들어와야 불을 켜고 난방을 하는 상점에 앉아 있던 새초롬한 표정의 여자 점원, 평양의 전차를 빼곡하게 매운 굳은 표정의 사람들, 개성공단 내 옷 공장 여공들의 싸늘한 눈빛, 10분 넘게 기다려도 단 한 사람도 지나가지 않는, 차량이 한 대도 없는 평양의 텅 빈 거리 등 호트리브 씨가 담은 북한의 사람들은 ‘황량함’ 그 자체였습니다.

호트리브 씨는 지난 2007년 8월과 2008년 2월, 사업가를 가장해 북한을 방문해 24시간 감시인들이 늘 따라다니는 가운데 이처럼 북한 사람들의 얼굴을 사진기에 담았습니다.

호트리브 씨가 찍은 사진들은 다음 달부터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전시됩니다. 그가 찍은 사진들이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데 대해, 호트리브 씨는 ‘북한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와 미국인 여기자 납치 사건 등 언론의 주목을 끄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그의 북한 사진에 관심을 기울이는 유럽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호트리브 씨는 말했습니다.

5월2일에는 프랑스 남부 도시 시테에서 처음으로 북한 사진 슬라이드 전시회 ‘북한, 비밀의 나라’가 열립니다.
이어 오는 5월7일부터 7월5일까지 두 달 동안 스페인 타라고나에서는 ‘장막 그 뒤-북한’이라는 제목으로 그가 찍은 북한 사람들의 무표정한 사진들이 전시됩니다. 이어 10월2일부터 11월29일까지 바르셀로나에서도 같은 전시가 계획돼 있습니다.
호트리브 씨의 사진들은 미국의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 폴리시’ 5-6월호에도 ‘웃음이 없는 땅’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로 실렸습니다.

한편, 호트리브 씨는 자신과 함께 방북했던 유럽의 사업가들이 실제로 대북 투자의 희망을 발견하지 못해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습니다.

호트리브 씨는 유럽의 사업가들은 직접 북한을 방문한 뒤 모두 매우 실망했다며, 가는 곳마다 충분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북한 당국자들은 방북 전에는 대북 투자에 대해 희망적인 인상을 줬지만 실제로 가보니 기존에 갖고 있던 사업계획을 펼치기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호트리브 씨는 밝혔습니다.

호트리브 씨는 조만간 또 다시 북한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단호히 ‘없다’고 말했습니다. 삼엄한 경계와 감시로 자신의 눈으로 더 볼 수 있는 게, 자신의 사진기에 담을 수 있는 게 더 이상 없다는 것입니다.

호트리브 씨는 그러나 북한의 정치적 상황이 안정되고 한반도가 통일된 뒤에는 꼭 다시 한 번 방문해 북한사회와 사람들의 모습을 자유롭게 사진기에 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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