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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기후변화에 큰 피해 우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금세기 안에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이 어제 (27일) 발표한 보고서에 담긴 어두운 전망인데요. 보고서는 특히 이 지역 해수면이 크게 높아져 육지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문) 기후 변화하면 우선 온실 효과로 빙하가 녹는 것이 떠오르는데요. 이 때문에 동남아 지역 해수면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핵심내용이죠?

답) 그렇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이 이번에 구체적으로 제시한 여러 가지 경고들이 상당히 충격적인데요. 지구온난화로 인해 금세기 안에 해수면이 70센티미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해안가 1백 킬로미터 이내에 사는 주민들의 80%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물론 집단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구요.

문) 그야말로 민족 대이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군요. 80%면 거의 대부분의 동남아인들이 영향을 받겠네요.

답) 네. 해수면 상승으로 특히 인도네시아 먼바다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섬들이 바다 속에 잠기게 될 것이라는데요.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에밀 살림 전 인도네시아 환경장관의 말을 들어 보시겠습니다.

물론 피해 정도를 경제적 관점에서 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상은 국가 생존 차원의 문제다, 이런 지적입니다. 그 이유로 해수면 상승 때문에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와 베트남도 국토의 20%를 잃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들고 있습니다.

문) 한 나라 영토의 20%가 물에 잠긴다면 암울한 전망 정도가 아니라 앞서 지적한 대로 생존의 문제군요.

답) 그렇죠? 필리핀을 예로 들면, 2045년께면 5천 에이커의 영토가 물에 잠긴다는 분석입니다. 그럴 경우 50만 명이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되구요.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더 악화돼서 2080년이 되면 필리핀 해수면은 거의 1미터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에는 마닐라만에 사는 무려 2백50만 명의 주민들이 영향권 안에 들게 됩니다.

문) 삶의 기반을 모두 잃게 되는 위험에 처하게 되는군요. 동남아 국가들이 다 그렇다는 건가요?

답) 이 지역 전반에 해당되는 전망인데요. 이번 연구는 특히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문) 언뜻 들어도 해수면 상승에 특히 취약한 나라들, 그러니까 해안가 주민들이 많은 나라들이군요.

답) 예. 해안가에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고,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빈곤층이 많다는 점, 바로 이들 나라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취약성입니다. 동남아 지역 인구의 19%, 그러니까 9천3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하루 1달러 25센트의 돈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매년 태풍과 가뭄, 홍수 등으로 특히 큰 피해를 입는 곳도 바로 이 지역입니다.

문) 그런 자연 재해는 또 바로 농업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습니까?

답) 맞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동남아 전체 인구의 40%가 농민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쌀, 옥수수와 같은 작물은 물론 고무와 같은 이 지역 주요 산물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농업 뿐만이 아니구요. 지구온난화로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 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이 사라지게 되겠죠. 어업에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겁니다. 2100년이 되면 마닐라나 방콕, 자카르타와 같은 도시들의 기온이 현재 보다 무려 9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문) 말씀하신 도시들은 이미 충분히 더운 지역들인데요. 지금보다도 거의 10도나 더 올라간다… 상상하기 힘들군요. 자, 아시아개발은행이 이렇게 심각한 전망을 내놨으면 해결책도 함께 제시했겠죠? 어떤 방법들이 있습니까?

답) 예, 여러 가지 대비책들이 제시됐는데요. 역시 막대한 돈이 드는 사업들입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방파제 건설이겠죠. 또 홍수를 막을 수 있는 기반시설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구요. 가뭄에 대비한 관개시설도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가뭄이나 열에 잘 견디는 작물 개량에도 힘써야 합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바로 삼림 훼손이 동아시아 지역 기후변화의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나무를 더 많이 심고 관리, 보호에 힘써야 하는 것도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점입니다.

문) 돈이 많이 드는 사업들이라고 했는데 결국 동남아 국가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군요.

답) 물론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 없이는 실천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선진국의 자본과 기술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Outro: 지구온난화로 인한 여러 위협들, 동남아 지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전세계적인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이번 보고서가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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