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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개성공단 조건을 특혜로 보는 것 무리’

  • 최원기

북한이 최근 남북 당국자 접촉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모든 특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공단에 입주한 한국 기업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과 비교할 때 개성공단에 어떤 특혜를 베풀고 있는지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최원기 기자, 먼저, 북한이 개성공단에 어떤 특혜를 베풀고 있다는 것인지 설명해주시죠.

답) 네,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의 토지 사용료와 북한 노동자에 대한 임금을 한국 기업들에 대한 특혜로 보고 있습니다. 토지 사용료를 10년 간 받지 않기로 한 것과 노동자 임금을 중국보다 싸게 해주는 것이 특혜라는 것입니다.

문)하나씩 살펴 봤으면 좋겠는데요. 토지 사용료를 10년 간 받지 않는 것을 특혜로 볼 수 있을까요?

답)전문가들은 북한이 토지 사용료를 10년 간 면제하는 것을 특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왜냐하면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외국 기업에 토지 사용료를 면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개성공단은 공단을 조성한 과정이 외국과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토지 사용료 면제를 특혜로 볼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문)개성공단 조성이 외국과 어떻게 다른지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중국과 베트남의 경우는 통상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먼저 공단을 조성한 다음에 외국 기업이 입주했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의 경우는 공단 조성을 모두 한국 측이 했습니다. 공단 운영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는 물론 도로와 건물도 모두 한국의 토지개발공사가 건설한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 측은 지난 2004년에 공단 토지를 빌리는 대가로 북한의 중앙특구 개발지도총국에 1천6백만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공단 조성 과정과 전후 사정을 무시하고 토지 사용료 면제를 특혜로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고 과거 세계은행에서 근무했던 경제 전문가 이영휘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이영휘 박사입니다.

"공단 기반시설을 한국 정부가 다 부담했는데..북한은 돈이 없으니까 못했죠. 그런데 그 사용료를 인상하라는 것은 맞지 않는 얘기죠."

문) 북한은 중국보다 저렴한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도 '특혜'라는 입장인데요?

답)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의 임금이 중국보다 싼 것은 사실이지만 이 것 역시 '특혜'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세계 각국이 세금 면제와 인력 제공 등 좋은 조건을 내세우며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개성공단이 내세울 만한 것은 '중국보다 싼 임금'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성공단의 저렴한 임금은 공단을 운영하기 위한 하나의 조건이지 이를 특혜로 보기는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개성공단을 중국, 베트남에 비교해 볼 때 '노동의 유연성'을 비롯해 부족함 점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다시 경제 전문가 이영휘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후진국의 수출공단이 되는 이유가 임금이 싸다는 이유인데요, 개성공단을 중국과 베트남과 비교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요"

문) 조금 전 언급한 `노동의 유연성'이 무엇인지 좀 쉽게 설명해 주시죠.

답) 예를 드는 것이 빠를 것 같은데요. 중국의 칭타오 공단이나 심천 경제특구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자유롭게 노동자를 선발하고 채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개성공단은 그런 자유가 없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든 못하는 사람이든 북한 당국이 제공하는 인력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그 밖에 다른 나라들의 공단과 비교해 개성공단이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답) 교통, 통신, 통관 등 이른바 '3통'이 개성공단의 큰 약점입니다. 중국의 칭타오 공단과 심천 경제특구의 경우를 보면요, 수십만 회선의 전화는 물론이고 건물마다 '광섬유 케이블' -북한 말로 '빛 섬유 까벨'을 깔아놔서 외국 기업인들은 아무런 불편 없이 전화와 인터넷으로 외국과 연락을 주고 받습니다. 또 중국 당국은 외국 기업의 세관, 통관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처리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한 기업인들은 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통관, 통행에도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개성공단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단에 대한 평양 당국의 인식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답)그렇습니다.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특구나 외국 기업을 유치하려는 나라들을 보면요, 이 외국 기업이 꼭 필요한 존재다, 이 경제특구를 착실히 발전시켜 경제를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그런 의지를 찾아 보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가령, 북한은 최근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남한 근로자 한 명을 '적대 행위'를 이유로 25일 넘게 억류하고 있는데요, 이는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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