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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개성공단 재협상 요구는 한국 대북정책 불만 표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공단 관련 특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한국 측에 일방 통보한 것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강력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개성공단 폐쇄를 향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지난 21일 열린 남북 당국자 접촉에서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해 한국 측에 제공한 모든 특혜를 재검토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강력한 불만 때문이라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국장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남북관계의 일종의 '인질'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북한은 한국 정부가 최근 자국의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을 지지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 전면 참여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현재 남북관계의 유일한 연결고리인 개성공단에 대한 압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페퍼 국장은 분석했습니다.

미국 의회 산하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의 마크 매닌 연구원도 개성공단을 겨냥한 북한의 움직임은 한국 정부가 대북정책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매닌 연구원은 개성공단 사업은 한국 내에서 당파를 초월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남북협력 사업이라면서, 북한은 이 같은 한국 내 여론을 지렛대로 이용해 한국 정부가 대북정책을 바꾸도록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미국평화연구소 USIP의 존 박 연구원은 북한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3000'을 자신들에 대한 위협적이고 적대적인 정책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개성공단에 대한 압박 뿐 아니라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을 통해 긴장을 높이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지금같이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의 미래와 관련해, 한국에서는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향해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의 매닌 연구원도 그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매닌 연구원은 만일 북한 정부가 개성공단을 북한경제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개성공단에 제약을 가하는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보면, 북한 정부는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개성공단의 경제적 중요성을 그리 크지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해 상당한 경제적 혜택을 누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북한은 경제적 논리보다 정치적 논리를 앞세우는 나라라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거의 유일한 외화수입원인 개성공단을 압박하는 것은 역효과를 초래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북한이 정치 논리보다 경제 논리를 앞세울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한 것이며, 북한은 그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국장은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페퍼 국장은 그 같은 전망의 근거로 그동안 개성공단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개성공단이 나진 선봉 같은 다른 경제특구에 비해 훨씬 발전했을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북한경제 발전의 중요한 모델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경제적으로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페퍼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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