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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총리-키신저 장관, ‘6자회담 조속히 재개돼야’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한반도 주변의 긴장 상태가 높아진 가운데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일본을 방문해 아소 다로 총리를 만나 북 핵 6자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도쿄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 우선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 간에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부터 전해주시죠.

답) 미국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오늘 오후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를 방문해서 아소 다로 총리와 면담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북 핵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올해 85살로 1970년대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역임했던 키신저 전 장관은 아소 총리와의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의한 위협이 제거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면서 “6자회담이 재개돼 목표한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데도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문) 그런데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어제(21일) 날짜 언론 기고문에서 미국 정부가 더 이상 북한에 끌려 다녀선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지요, 그 소식도 전해주시죠.

답)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신문에 기고한 ‘오바마의 세계’라는 글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고, 추방한 국제 감시요원을 복귀시키기 전에는 6자회담을 재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기고문에서 “북한이 지난 6년 동안의 대화에서 내놓은 양보 조치를 모두 무효화시킨 지금 또다시 양보 조치를 팔아 먹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6자회담에서 최종적으로 주고 받을 대상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와 기존 핵 물질 등의 폐기, 그리고 이에 대한 관계 정상화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핵 확산은 세계질서와 외교의 관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사례라면서 북한이나 이란이 핵 무장을 하게 될 경우 동질적인 국제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세계질서에 대해 보다 덜 보편적인 접근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문)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지요. 김 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도 소개해주시죠.

답) 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늘(22일) 발간된 아사히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재래식 무기는 한국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성능이 떨어지고, 전차나 비행기도 낡고 연료도 부족해 훈련도 충분히 할 수 없다”면서 “그래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통해 ‘너 죽고 나 죽자’는 전술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핵으로 국민을 먹여 살릴 수도 없고, 미국의 핵과 비교하면 정말로 빈약하다”면서 “북한은 미국 일본과 국교를 맺어 안전을 보장받고 굶주리는 국민의 생활을 지키려 하고 있다. 협상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면 좋겠다. 사이가 좋지 않은 상대일수록 만나야 한다”면서 “만나면 서로 오해도 풀 수 있고 무언가 열매를 맺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6자회담 이탈 등 강경 전략에 대해서 “이런 상태가 몇 달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북한과 물밑에서 접촉해 모든 문제를 일괄타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런 전망이 있으면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문)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수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수출 가능성과 관련해 “그것은 쉽지 않다. 수출한다면 상당한 징벌을 받을 것”이라면서 “돈을 벌고 싶으면 동북아시아 평화에 참가함으로써 미국 등 모든 국가와 국교를 맺어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의 지원을 받거나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해 식민지 지배 보상금을 받는 쪽이 더 낫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지난 해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따른 금강산 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휴업 상황 등의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으로 이명박 정권의 강경 자세에 북한의 불만이 있었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면서 “오바마 정권이 북한과 대화하고 6자회담을 재개하면 오히려 이번 로켓 발사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김 전 대통령은 “일본은 원폭이 얼마나 잔혹한 것인지를 가장 절실히 경험한 만큼 핵이 없는 세계 실현의 선두에 나서야 한다”면서 “일본이 평화헌법을 준수하고 군비 축소를 주장한다면 자신의 안전은 물론 세계평화에도 기여하고 일본의 과거 이미지를 일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끝으로, 아소 다로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 등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화분을 봉납했지요.

답) 그렇습니다. 아소 다로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춘계대제 첫날인 어제(21일) 이 신사에 ‘내각 총리대신’이란 이름으로 화분을 보내서 공물을 봉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소 총리가 총리 명의로 야스쿠니신사에 화분을 보내 예의를 갖춘 것에 대해 한국과 중국 정부는 일제히 비난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아소 총리는 그동안 한국과는 정상간 셔틀외교를 통한 관계강화를 강조해왔고, 또 오는 29일에는 중국을 방문할 계획도 갖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낸 것은 이중적인 행보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주변국의 반발이 분명한 상황에서 아소 총리가 두 차례나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낸 것은 자민당의 주요 지지세력인 보수파의 결집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9월 중의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가 임박한 만큼 선거를 의식해서라도 극우세력들이 요구하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못하더라도 야스쿠니신사에 성의를 표시함으로써 보수 진영의 이탈을 막는 카드로 활용했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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