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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뉴욕 카네키홀 공연


미국 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와 함께 했는데요. 어서 오세요. 오늘은 또 어떤 소식을 갖고 나오셨나요?

(기자) 지난 해 한국에서 고전음악을 소재로 한 텔레비전 연속극이 인기를 끌었죠?

(진행자) ‘베토벤 바이러스’ 란 연속극 말씀이군요. 이 곳 한인사회에서도 화제였죠. 저도 인터넷으로 봤습니다.

(기자) 저도 재미있게 봤는데요. 가정주부, 수의사, 경찰관 등 평범한 사람들로 구성된 교향악단에 관한 얘기였죠. 일상에 바빠 음악을 잊고 지내던 이들이 모여서, 다시 한 번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런 연속극에서나 일어날 만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바로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입니다.

(진행자) 유튜브라면 인터넷상의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누구든지 직접 제작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인데요. 이 유튜브 사가 창단한 유튜브 심포니, 기존의 교향악단과는 판연하게 다릅니다.

클라리넷 연주자 이수영 씨
(진행자) 어떻게 다른지 궁금한데요. 전해 주시죠.

뉴욕 맨하탄의 카네기홀…… 연주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보길 꿈꾸는 최고의 무대입니다. 지난 15일, 이 곳에서 색다른 공연이 열렸는데요. 이 날 무대에 선 주인공은 바로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모인 90여명의 단원들로 구성됐습니다.

가까이 미국에서부터 버뮤다와 멕시코, 프랑스, 리투아니아, 그리고 저 멀리 호주와 한국에 이르기까지, 단원들의 출신국가만큼 배경 또한 다채로운데요. 음악 전공 학생은 물론, 외과의사에서부터 컴퓨터 회사 직원, 교사, 심지어 전문 도박사까지 있고요. 15살 고등학생에서부터 50대 중년 남성에 이르기까지, 연령층 또한 다양합니다. 이처럼 피부색과 언어, 성장환경이 다른 사람들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인터넷에 자신의 연주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올렸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여정은 지난해 말 유튜브의 야심 찬 발표로 시작됐습니다. 인종과 국적, 나이를 막론하고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향악단 단원을 모집한다는 거였는데요. 인터넷 심사를 통해 단원을 뽑는 사상초유의 공개모집이었습니다.

유튜브는 새 교향악단 홍보를 위해 한국 여배우 송혜교 씨 등 유명인들을 친선대사로 임명했고요. 첼로 연주자 장한나 등 유명 음악인들, 한국 배우 이지아, 또 한승수 한국 총리 등이 참가신청을 독려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해 12월에서 올해 1월까지 두 달 동안의 신청기간 동안 전 세계 2백여 개국에서 무려3천여 명이 신청을 했는데요.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이들 가운데 2백 명을 1차로 추려냈고요. 인터넷 이용자들의 직접 투표에 의해 최종적으로 90여명이 선발됐습니다.

이 가운데 한인은 8명에 달했는데요. 출신국가 별로 분류할 때, 미국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클라리넷 전공자인 이수영 씨는 경험 삼아 해본 일이었다며, 실제로 뽑힐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수영 씨//
“연습을 그렇게 못하고 그것도 마감일 바로 전에 올리고 그런 거라서 사실 그냥 시도해 본다는데 의의가 있었지, 그렇게 될 거다라고는 생각 안 했거든요.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 몇 명 한 것도 보니까 다들 잘하시는 분들이라서 그냥 화이날리스트에 든 것만으로도 참 영광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죠.”

그런가 하면 친구 따라 응모했다가 정작 친구는 떨어지고 자신만 합격했다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미국 오하이주 신시내티 대학교에서 더블베이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형탁 씨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이형탁 씨//
“아는 친구가 이런 게 있으니까 한번 해보지 않겠느냐 했다가, 그걸 잊고 있다가 마감날 제가 뒤늦게 마감인 걸 알고 서둘러 만들었는데 어떻게 우연히 됐어요.”

지난 3월 합격 통보를 받은 단원들은 인터넷 강의를 토대로 각자 연습을 해왔고요. 공연 사흘 전부터 뉴욕에 모여 화음을 맞췄는데요.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 음악감독인 마이클 틸슨 토마스 씨의 지도 아래 짧은 연습 기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감동적인 연주를 청중에게 선사했습니다.

유튜브 교향악단은 이 날 바흐에서부터 현대 작곡가 존 케이지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와 형식을 망라한 연주곡을 들려줬는데요. 지휘자 토마스 씨는 이 날 연주곡들은 고전음악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단원들의 다양한 배경과 그들의 열정을 반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날 공연은 ‘인터넷 교향곡 1번 에로이카’ 연주로 절정에 달했는데요. 이 곡은 중국인 작곡가로 지난 해 베이징 올림픽의 주제음악을 작곡했던 탄둔 씨가 유튜브 교향악단을 위해 특별히 작곡한 것입니다.

세계 최초로 인터넷 심사를 통해 선발된 유튜브 교향악단…… 고전음악 전문지 ‘그라마폰’은 세계에서 가장 영감을 주는 교향악단이라고 유튜브 교향악단을 평했는데요. 이 날 공연은 물론이고요. 청중은 물론 유튜브 단원 모두에게도 자신감과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수영 씨//
“우리가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갑자기 만나서, 그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그렇게 그 정도까지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랑요. 그런 걸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 이랑 그런 것 때문에 이래서 음악을 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이형탁씨//
“저는 왜 그런 지 모르겠지만 공연 끝나고 박수 받을 때, 내가 이 음악을 안 하더라도, 뭔가 다른 걸 하더라도 희망적으로 뭔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진행자) 네, 부지영 기자, 인터넷 시대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교향악단이 아닌가 싶군요. 그런데 단원들이 겨우 사흘 동안 음을 맞춰보고 무대에 섰는데, 전문가들 귀에 어떻게 들렸는지 모르겠네요?

(기자) 네,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들입니다. 뉴욕타임즈 신문은 “꽤 괜찮았다”고 평했고요. 약간 거친 면도 있었지만 열정과 박력이 넘치는 연주였다고 말했습니다. 유튜브 교향악단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앞으로 연주자 선발방식이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북한 음악인들의 연주 실력도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북한 연주자들이 유튜브 교향악단 단원으로 카네기홀에 설 날도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볼 수 있겠구요? 부지영 기자,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입니다. 지난 주에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어드벤쳐랜드’를 소개해 드렸죠.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아내게 하는 영화였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도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한 중년 남성이 다시 젊은 모습을 되찾게 돼서, 고등학교 3학년을 다시 한번 다닌다는 얘기인데요. 미국 10대 소녀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잭 에프론 씨와 텔레비젼 연속극 ‘친구들’로 유명한 매슈 페리 씨가 출연한 영화입니다. 영화 제목이 ‘17 어겐 (17 Again)’ 인데요. ‘17 살을 다시 한번’이란 뜻이죠? 어떤 영화인지, 김현진 기자가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나이 마흔을 앞두고 있는 마이크 오도넬, 마이크의 인생에 더 이상 즐거운 일이란 없어 보이는데요. 회사 승진에서도 후배들에게 밀리고 있고요.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어서 결혼한 아내는 덜컥 마이크에게 이혼을 통보합니다. 10대 자녀들에게 마저 외면 당하는 마이크……. 모교를 찾아 벽에 걸린 사진들을 보며 마음을 달래는데요. 고등학교 시절 만능 운동선수였던 마이크는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마이크는 모교에서 나이 많은 한 청소부를 만나게 되는데요. 이 청소부는 마이크가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잘 안다고 말하죠. 학창 시절에는 인기 최고였지만, 사회에 나가서는 잠재성을 발휘하지 못해 결국 낙오되는 사람이란 건데요. 마이크는 학창 시절이 그립다며, 계속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마이크…… 뭔가 달라진 걸 깨닫는데요. 갑자기 20년 이상 젊어져서17살 고등학생의 몸으로 돌아와 있었던 겁니다.

마이크는 이 엄청난 사건을 가장 친한 친구인 네드에게 털어놓고요. 네드의 도움으로 다시 고등학교에 다니게 됩니다.

마이크는 다시 찾은 젊음을 기뻐하며,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이스쿨 뮤지컬’, 즉 ‘고등학교 가무극’이란 영화로 인기를 얻은 잭 에프론 씨가 젊은 마이크 역을 맡았습니다. 에프론 씨는 10대 소년의 생김새로 중년인 남성의 마음을 지닌 역할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에프론 씨는 나이 많은 마이크 역의 매슈 페리 씨와 이틀 동안 함께 하며,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다고 하는데요. 함께 영화에 관한 얘기를 하다 보니, 페리 씨의 대사를 읊을 정도가 됐다며, 연기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나이 많은 마이크 역의 매슈 페리 씨는 텔레비전 연속극 ‘프렌즈 (Friends)’, 즉 ‘친구들’로 이름을 알린 배우인데요. 페리 씨는 실제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자기 자신에게 충고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젊은 나이인 잭 에프론 씨는 현재에 만족한다고 말했는데요. 과거로 돌아간다거나 인생을 되사는 것이 그리 좋을 것 같지는 않다고 합니다.

에프론 씨는 영화를 찍는 동안 계속 과거로 돌아간다면 인생이 달라질까 자문했다고 하는데요. 다시 한 번 17살이 된다면 다른 인생을 살게 될까, 아니면 계속 같은 길을 걷고 있을까 생각해 봤다는 거죠. 하지만 몇 번을 물어도 대답은 같았다고 하는데요. 자신은 영화배우란 직업에 만족하고 있고, 지금의 삶에도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인생에 실패한 중년 남성이 다시 17살 고교생 시절로 돌아간다는 내용의 영화 ‘17살을 다시 한번’, 과연 주인공은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요?

영화 ‘17살을 다시 한번’의 연출은 극작가 겸 감독인 버 스티어스 씨가 맡았고요. 미셀 트라텐버그 씨와 스털링 나이트 씨가 마이크의 10대 자녀로 나옵니다. 그리고 이혼을 요구하는 마이크의 아내 스칼렛 역으로는 레슬리 만 씨가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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