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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관계 긴장 속 민간 지원 계속 돼


북한의 로켓 발사로 미-북 관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 간 민간 차원의 교류도 소강 상태를 맞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내 민간단체들의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정치 상황에 별다른 영향 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로켓 발사와 미국인 기자 억류 등으로 미-북 관계가 경색되고 있지만, 미국 민간단체들의 대북 인도주의 사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태양열 발전기와 식수 공급, 보건 사업 등을 하고 있는 월드 비전은 현지 사업운영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월드 비전의 빅터 슈(Victor Hsu) 북한 담당 국장은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월드 비전을 포함해 5개 미국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로켓 발사 이후에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사업 운영과 관련해 특별한 지침을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장 방문도 평소와 다름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슈 국장은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내전 같이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는 게 월드 비전의 판단이라며, 따라서 북한에서 활동하는 직원들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슈 국장은 월드 비전의 사업은 주로 북한 어린이를 돕는 것으로, 북한에 접근할 수만 있다면 어떤 정치적 상황이 닥치든 지원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민간단체인 머시 코어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농업개발, 의료물자 지원 등 북한 내 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북한주민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측은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을 거부하면서 월드 비전과 머시 코어 등 미국의 5개 민간단체에 식량 배분 활동을 중단하고 철수하도록 요구했지만 다른 인도주의 사업은 계속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민간단체들이 보내는 지원 물자의 북한 유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 소재한 국제 구호단체 ‘서빙 더 네이션스’의 양국주 국제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지난 달 중순 버지니아 노폭 항에서 선적한 의약품이 이달 초 북한 나진 항에 도착했으며, 조만간 컨테이너 3개 분량의 지원 물자를 또다시 북한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도 지난 주 평양을 방문해 직접 지원 물자를 전달했습니다.

재단 측은 `미국의 소리’방송에 7박 8일 간의 평양 방문 기간 중 뉴질랜드와 한국에서 준비해 간 초유와 의약품 외에 평양에서 구입한 과자와 빵, 강냉이 국수, 두유 등을 평성 지역에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측 관계자들은 반복되는 지원 때문인지 재단 관계자들에 대한 초기의 경계를 어느 정도 푼 것으로 보였으며, 다음 방북을 고대하고 있었다고 한-슈나이더 재단 측은 전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민간단체 인사들의 방북에는 다소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빙 더 네이션스’와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모두 다음 달 북한 방문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서빙 더 네이션스의 양국주 대표는, 북한 측이 갑작스레 아무런 설명 없이 방북 연기를 통보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방북이 연기된 것은 대북 지원과는 별개의 문제이며, 지원은 계속된다고 양 대표는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북 지원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 재단’의 경우, 방북에 차질이 생기면 대북 사업을 지속하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 재단은 다음 달 초 의료지원단 20여명을 북한에 보낼 계획이었지만 북한 당국의 요청으로 유보됐습니다. 재단의 한상만 대표는, 방북 날짜까지 다 받고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몇 주 전 북한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며, 기증자들의 후원과 지원 물자의 북한 유입이 계속되려면 방북이 필수인데 벌써 몇 차례 좌절돼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한상만) “여러 가지 염려가 많습니다. 한 두 번 도 아니고. 우선적으로 선교를 제대로 할 수 없고, 또 donation받는 각 개개인이나 재단에서도 ‘어떻게 믿고 일할 수 있느냐’며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재단 자체는 불우 애들 돕는 것인데, (북한 당국이) 우리하고 인간적인 입장에서 우리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협력을 좀 해 줬으면 좋겠는데…”

한편, 북한의 김책공대와 미국의 시라큐스대학 간 과학학술 협력교류도 소강 상태를 맞았습니다. 시라큐스대학의 스튜어트 토슨 교수는 최근 워싱턴의 한 강연회에서,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로부터 미국 관계자들의 북한 방문은 당분간 없을 것이며, 진행 중인 일부 프로그램 역시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시라큐스대학은 지난 2001년부터 디지털 도서관 기술 지원, 세계적인 컴퓨터 프로그램 경시대회 출전 지원, 교수진 초청 연수 프로그램 등 김책공대와 다양한 과학학술 협력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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