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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17일 미주정상회의 참석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트리니나드 토바고에서 열리는 제 5회 미주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 회의에는 쿠바를 제외한 중남미 국가 지도자들이 전원 참석하게 됩니다. 이번 미주정상회의에서는 세계경제위기와 환경, 에너지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역시 쿠바 관련 사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금융위기와 경제불황의 여파가 미주대륙 전체에 걸쳐 확산됐습니다. 토마스 샤논 미국 국무부 중남미 담당 차관보는 이런 상황에서 경기하강과 빈곤층 확산을 막는 것이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샤논 차관보는 지난 10년간 미주국가들이 이룬 사회적 성과를 지켜내야 할 뿐 아니라 빈곤층과 약자가 경제회생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한 환경 문제와 대체에너지 개발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회의에서 미국이 주창한 미주자유무역지대 창설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주정상회의 특별고문이자 백악관 보좌관인 제프리 데이비도우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그와 같은 거창한 제안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도우 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남미 국가들을 협력 상대로 간주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제안을 내놓는 대신 이웃 국가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지속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해 왔으며 이번 회의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같은 전망은 미주지역 국가들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자메이카의 앤서니 존슨 미주기구 주재 대사는 일부 국가들이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무역 장벽을 높이려고 하는 것은 옳은 처방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존슨 대사는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게 된다면 이는 곧 패배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세계 금융과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춘 데 반해 미주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중남미 국가들은 이번 회의의 유일한 불참 국가인 쿠바를 측면 지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쿠바에 수십 년간 금수 제재를가하고 있는데 대해 미국의 동맹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은 오랫동안 이의를 제기해 왔습니다. 특히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쿠바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것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제프리 데이비도우 미 백악관 보좌관은 주변국들의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한 발언을 했습니다.

데이비도우 보좌관은 중남미 국가들에 민주화 정권이 들어서기 전인 과거와 비교해 볼 때 미주정상회의는 그 동안의 변화를 기념하는 축하의 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비도우 보좌관은 쿠바가 첫 미주정상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했으며 여전히 민주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지만 결국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기간 중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비롯해 미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은 국가 지도자들과 만날 뜻을 분명히 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이번 회의에서 미주 정상들이 쿠바 문제를 비롯한 어떤 의제라도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을 환영하지만 경제 위기 극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쿠바 관련 논의에만 매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에 비해 중남미 국가들에서 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의 그 같은 인기는 곧 기회를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간 우호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를 맞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인들은 미국이 지난 2001년 9.11테러 사건 이후 관심사를 미주대륙에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테러와의 전쟁으로 돌렸다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16일 오바마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에 이어 17일 부터 사흘간 열리는 미주정상회의가 이 같은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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