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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대사, ‘후기 김정일 체제서 인권상황 악화될 것’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3기 체제가 시작된 가운데 김정일 후계체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북한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제성호 인권대사가 서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주장한 내용인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제성호 인권대사는 김정일 후계체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내부 안정을 위한 주민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커 북한의 인권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 대사는 13일 서울의 민간 연구단체인 북한전략센터가 ‘후기 김정일 체제 출범과 북한의 변화’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북한 당국이 순조로운 권력승계를 위해 체제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인권 개선’에 적극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3대 세습으로 가면서 체제유지를 가장 시급하게 이뤄야 할 상황인데 정치범 수용소를 없애는 식의 파격적인 인권 개선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런 권력 교체기에는 주민을 단속하고 사상을 통제하는 등 감시 체계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민들의 인권 개선이 상당히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 대사는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북한 매체들의 논조와 북측 고위 당국자들의 행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셋째 아들인 김정운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제 대사는 그러나 “김정운 후계체제의 경우 본질적으로 김정일 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개혁 개방 추진에도 거부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정운 체제 아래서도 강경파로 알려진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군부가 주요 정책 과정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 대남, 대미 강경 노선을 유지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특히 단기적으로 식량난과 경제난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반도의 긴장 국면을 최대한 활용하려 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았습니다.

"후계체제가 구성될 경우 김정운도 아버지처럼 선군정치 노선과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그대로 정책으로 유지할 것입니다. 선군정치와 강성대국 건설이란 결국 핵, 미사일을 믿고 의지하면서 미국과 대남 관계에 있어 군사대결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파이를 키워 남측으로부터 협력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전략입니다. 이는 북한의 인권 개선과는 거리가 먼 환경입니다.”

제 대사는 다만 “국제사회로부터 인권 개선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을 감안해 북한 당국이 탈북자에 대한 처벌 완화 등 미약하나마 인권 개선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형법이나 형사소송법 등 인권과 관련 있는 법령을 정비해 인권 개선 의지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제 대사는 김정운 후계체제의 경우 당과 군부의 지지를 기반으로 당분간 안정을 유지하겠지만 계속된 개혁개방 거부와 식량난으로 중장기적으로 내부 불안정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장마당 단속 등 북한 내 자본주의 확산을 통제하려 할 경우 주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경제난이 지속될 경우 지배계층마저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급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제 대사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국제사회와 민간단체와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공식, 비공식 차원의 대화 채널을 통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선 유엔만으로 하기엔 제약이 있기 때문에 국제 시민사회가 목소리를 내줘야 합니다. 한국 정부도 대남 강경 조치를 취하는 상황에서 의연하게 대처하고 원칙에 입각해서 대북정책을 펴야 합니다. 이런 와중에도 끊어진 대화채널을 복구해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한편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 팀장은 북한이 향후 취할 수 있는 개혁개방 정책 방향에 대해 “북한 당국의 변화 의지와 국제사회의 협조 여부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 팀장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계획경제로의 회귀와 내부 개혁과 부분적 개방의 결합, 그리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한 개혁개방’을 꼽았습니다.

조 팀장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한 개혁개방은 김정일 정권을 붕괴시켜야 한다는 말과 같기 때문에 북한은 과거와 같은 계획경제와 부분적 개방만을 반복하다가 점진적인 붕괴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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