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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로켓 발사로 北 인권 상황 더 악화될 것’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 정부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북한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패한 로켓 발사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주민들의 삶이 더욱 어려워지고, 정부는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체제단속을 더욱 강화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정부는 지난 5일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실패로 규정한 국제사회의 평가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연일 성공을 자축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인공 지구위성 광명성 2호를 발사함으로써, 사회주의 조선의 과학적 혁명을 힘있게 과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대대적인 자축과 이어 이뤄진 김 위원장의 국방위원장 재추대가 강성대국의 문을 열고 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개선시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북한인권위원회의 김광진 객원연구원 입니다.

“사회 통제의 강화. 모든 게 연결이 되거든요. (로켓 발사로) 재원이 낭비가 됐고 소모가 됐으니까 식량난으로 이어지고 반미 대결, 남북 적대관계로 끌고 나가기 때문에 주민들에 대한 통제 강화, 인권 악화로 확산이 되거든요.”

탈북자 출신인 김광진 연구원은 북한 정부가 앞으로 통치 강화를 위해 보다 엄격한 체제단속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권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최진욱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가 로켓 발사와 내부 결속을 위한 선물비용으로 수 억 달러를 지출했다며, 북한 내 상황이 정말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에 있는 아메리칸대학의 피터 벡 객원교수는 최 소장의 지적에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피터 벡 교수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겉으로는 인민들의 삶을 우려하는 발언을 했다지만 취약계층을 상당히 도울 수 있는 3억에서 5억 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로켓 발사에 투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벡 교수는 결론적으로 이 자금이 권력 강화를 위한 내부 선전선동에 사용된 셈이라며, 북한주민들의 경제 사정은 이로 인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지난 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로켓 발사의 성공을 환영하면서도 인민생활에 더 많은 자금을 돌리지 못한 것을 마음에 걸려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노동신문의 보도가 특별한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의 감동을 자아내려는 북한 정부의 선동적 표현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으며,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 관영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열악한 경제 상황에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고 묘사한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선군정치에 총력을 기울일 뿐 주민들의 식량권 등 권리 보호에는 실패하고 있다며, 로켓 발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선전선동 분야 전문가인 한국 동서대학의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는 지난 9일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인민에게 연민을 보였다는 노동신문 보도는 그가 경제가 아닌 국방 책임자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대외보험총국 출신 경제전문가인 김광진 연구원은 마이어스 교수의 지적에 타당성이 있다며, 북한의 선전선동은 정권을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합니다.

“북한은 선전선동의 왕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사실 염증을 많이 느꼈죠. 거부감이 안으로 훨씬 크고. 그러나 외부에 나와 보니까 어쩌면 김정일은 선전선동의 달인이 아닐까? 어떻게 해서 저렇게 속이 썩을 대로 썩고 염증이 생길 대로 생긴 북한사회가 아직도 유지되는가? 가만히 외부시각에서 들여다보면 나름대로 일리가 있거든요. 완강한 쇄뇌교육, 선전선동, 철저한 외부정보의 차단 이런 것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유지되는 거죠.”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철저한 선전선동 활동으로 많은 북한 주민들은 실제로는 실패한 인공위성 발사에 대한 자긍심 속에 한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다시 감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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