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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탈북자 정착 지원 움직임 활발


올 한해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처음으로 3천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탈북자 정착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하나원과 같은 탈북자 초기 정착 지원시설을 추가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가 하면 성인과 청소년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원 교육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탈북자 문제를 가장 중요한 정책의 하나로 보고 있으며, 현재 제2의 하나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현재로선 하나원 시설이 부족하지 않지만 앞으로 상황을 위해 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현 장관은 "탈북자 문제는 인도주의적인 문제이자 인권 문제"라며 "이들이 한국 사회에 제대로 정착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잘 살아나가도록 지원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한국으로 입국하는 탈북자가 증가 추세에 미리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추진할 방침을 세웠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는 모두 1만5천6백50명으로, 한해 동안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자 수가 올해 처음으로 3천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해 12월 탈북자의 한국 유입이 급증함에 따라 1백28억여 원을 투입해 하나원 본원 내에 교육관과 생활관 등을 새로 지었습니다.

탈북자 정착 문제가 한국 정부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이들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움직임도 한층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첫 번째 탈북자 지원 사업으로 정부는 거주지역에서의 정착을 돕는 민관 합동기관인 '하나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센터는 탈북자 정착교육 시설인 하나원 교육과정을 마친 탈북자들이 각 지역에서 곧바로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설립한 것으로 3주 간 별도의 지역적응 교육을 제공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 현인택 장관은 지난 달 27일 하나센터 개소 축사를 통해 "탈북자 문제는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문제가 됐다"며 "통일부는 탈북자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정부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나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됐습니다. 통일부는 탈북자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정부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투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우리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은 한국 통일의 의지와 준비를 보여주는 통일의 시험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1개 센터당 약 1억 2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2011년까지 16개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서울 다음으로 탈북자가 많이 거주하는 경기도도 오는 10일 '탈북 주민 돌봄 상담센터'를 개소할 예정입니다. 경기도에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의 약 24%인 3천4백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상담센터에는 변호사와 세무사, 법무사와 공인중개사 등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탈북자들의 정착 과정을 일괄 지원하게 됩니다. 또 신분 노출을 우려해 방문을 꺼리는 탈북자를 위해 온라인 상담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탈북 학생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초중고등학교 교사 2백30여명으로 구성된 '탈북 학생 교육지원 자원봉사단'을 최근 출범시켰습니다.

정부의 '탈북 청소년 맞춤형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탈북 학생과 교사 1대 1 지도를 통해 탈북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습 공백과 문화적 차이 등을 극복하도록 돕게 됩니다.

관계자들은 이 사업이 기초학력이 부족한 탈북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남중학교 한상훈 교사입니다.

"탈북 학생들의 경우 기초학력이 낮아 이해력이 떨어져 공부 의욕이 떨어지는데 선생님과 자매결연을 통해 공부를 하니깐 관심과 사랑을 받으니깐 학업 면에서도 상당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구요. 또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남에게 노출되기 꺼려하는 성향들이 개선되면서 교우관계도 원만해지고 자긍심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정부 당국자는 "현 정부 들어 탈북자 정착 문제나 인권에 대해 관심과 지원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임하자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탈북자 정착을 돕는 민간단체들의 모임인 '탈북 주민 지원 민간단체연대'의 마석훈 간사는 "제도적 장치와 지원시설 등의 규모는 10년 전에 비해 상당히 향상됐지만 이 제도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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