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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로켓 기술, 문제점 개선 안돼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은 사거리에서는 과거에 비해 큰 진전을 이뤘지만 지구궤도 진입에는 실패해 여전히 기술적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 북한의 로켓 발사 순간부터 태평양에 추락하기까지 18분 간을 단계별로 알아보겠습니다.

문) 최 기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과정을 하나씩 정리해보죠. 먼저 로켓이 발사된 것은 언제입니까?

답)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시점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발사 시간을 5일 오전 11시30분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사 시간이 오전 11시 20분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문) 미국과 한국의 발표와 북한 측 발표에 10분 정도 차이가 나는 데요.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요?

답)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이 로켓 발사 단추를 누르는 순간과 실제로 로켓이 화염을 뿜으며 올라가는 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북한이 자신들을 감시하는 한국과 미국 정보 당국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발사 시간을 실제와 다르게 발표했을 공산이 있습니다.

문) 어쨌든 발사는 성공적으로 이뤄졌죠?

답) 그렇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것은 3단 로켓인 ‘은하 2호’인데요. 북한이 발사 단추를 누르자 은하 2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커다란 화염과 굉음을 내면서 공중으로 치솟았습니다. 은하 2호는 잠시 뒤 초속 4 km 정도의 속도를 내면서 동쪽으로 향했습니다. 은하 2호는 발사된 지 7분만에 1단계 추진체를 동해에 낙하시켰습니다. 이 추진체는 이날 11시 37분에 일본 아키다 현에서 서쪽으로 2백80 km 동해상에 떨어졌습니다. 이 곳은 당초 북한이 국제기구에 통보한 지점으로부터 1백50 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문) 문제는 2단계 로켓에서 발생했나요?

답)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진입시키려면 로켓 속도가 초속 7.9 km 이상이 돼야 합니다. 속도가 이 정도가 돼야 지구 중력을 뿌리치고 우주에 오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북한의 로켓은 끝내 그 정도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은하 2호는 2단 로켓과 3단 로켓이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이 3단 로켓에는 북한의 광명성 2호 인공위성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2-3단 로켓이 분리되지 않는 바람에 인공위성은 결국 추진체와 함께 태평양에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 때가 11시 48분이고, 추락 장소는 북한에서 동쪽으로 3천1백 km떨어진 곳이었습니다. 결국 북한의 은하 2호는 총 18분 간 3천1백 km를 비행했지만 기계 고장 등으로 인해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지 못하고 태평양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문) 가장 궁금한 것은, 로켓에 어떤 문제가 생겼길래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지 못했을까 하는 것인데요.

답) 아직 정확한 원인은 모릅니다. 그러나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개발한 로켓이 기술적으로 ‘세부적 결함’이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제대로 된 로켓을 만들려면 겉모양 뿐만 아니라 연료, 엔진, 유도 및 정밀 제어, 전자, 컴퓨터 등 복잡한 설비가 완벽히 작동돼야 하는데, 북한은 기술적으로 아직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로켓 발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인데요.

답) 미국은 이번에 최첨단 우주 감시망을 동원해 북한의 로켓 발사를 마치 손바닥을 들여다 보듯 파악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미국 서부 로키산맥에 있는 북미우주방공사령부는 대륙간 탄도탄 발사를 감시하는 기관인데요. 이 사령부는 북한 상공에 최신형 정보위성을 띄워놓고 북한의 로켓 발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도 동해상에 최신예 이지스급 구축함인 ‘세종대왕 함’을 배치하고 북한의 로켓 발사를 24시간 감시했는데요.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자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불과 10여초 만에 합참의장으로부터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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