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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본국 가족 부양에 어려움 겪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미국에 밀어닥친 경제위기는 미국인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제위기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미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불법 이민자들이죠?

(답) 네, 민간 연구 기관이죠, 퓨 히스패닉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는 2008년 기준으로 약 1천 1백 9십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 불법 이민자들, 경기침체 와중에 일반 미국인들이 처한 어려움을 똑같이 겪고 있죠? 그런데요, 이들 불법 이민자뿐만이 아니라, 이들이 본국에 남기고 온 가족들도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문) 일자리가 없어진 불법 이민자들의 고충은 쉽게 짐작이 가는데, 본국에 있는 가족들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니 그 이유는 뭔가요?

(답) 가족이 함께 미국에 살고 있는 불법 이민자들도 많지만, 반대로 가족을 고향에 남기고 혼자 미국에 건너오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엔, 미국에서 돈을 벌어서, 본국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주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일자리를 잃은 이민자들이 많아서, 본국으로 보내는 송금이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문) 그런데, 미국에서 사는 불법 이민자의 대부분은 중남미에 위치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죠?

(답) 네, 미국 내 불법 이민자의 80% 이상이 중남미 계입니다. 불법 이민자들 중에서 단일 국가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나라는, 역시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입니다. 미국에 있는 불법 이민자 중, 59%가 멕시코 출신이라고 하네요.

(문) 이들 불법 이민자들은 주로 저임금 단순 노동직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나 건설현장의 일용직, 즉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국에는 ‘홈 디포’라고 건축 관련 자재를 파는 곳이 있는데요, 이곳에 가보면, 주변에 일용직을 얻으려는 중남미 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경기가 좋을 때는 이들이 이곳에서 비교적 쉽게 일자리를 얻었는데, 요즘은 도통, 일을 구할 수 없다고 말하는 모습을 뉴스에서 볼 수가 있는데, 이런 풍경들은 그만큼 요즘 불법 이민자들이 일자리 얻기가 힘들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퓨 히스패닉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경기침체가, 특히나 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 들어 온, 중남미계 이민자들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를 보니까, 불법이나 합법 신분자를 포함해서, 미국 내 외국에서 태어난 중남미계 이민자들의 실업률이요, 지난 2007년 4분기에는 5.1%였는데, 작년 2008년 4분기, 즉 일 년이 지난 후에는 무려, 8%에 달했습니다.

(문)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민자들이 직장을 잃게 되면, 본인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떠나온 본국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이렇게 해외에서 송금되는 돈은 중남미에 있는 많은 나라들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중미에 있는 과테말라 같은 경우는, 해외로 나간 본국인들이 과테말라에 보내주는 돈은 한 해에 43억 달러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이 액수는 과테말라의 주요 수출 품목이죠? 커피나 설탕의 수출액보다 더 많은 액수라고 합니다.

(문) 또 통계를 보니까, 과테말라 국민의 10%가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더군요? 전 국민의 10%가 미국에 와서 살고 있다니, 놀라운 수치네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에는 약 1백 35만 명의 과테말라인들이 살고 있는데요, 본국에 있는 과테말라인, 3백 5십만 명이 미국에 있는 과테말라인들이 보내 준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남미 국가들 중, 7개 나라가, 해외 이민자들이 보내주는 돈의 액수가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되는 물건과 서비스의 총량을 의미하는 국내총생산 금액의 12% 이상에 달한다고 합니다.

(문) 그런데 이렇게 본국으로의 송금액이 줄어든 나라가 과테말라뿐 만은 아니겠죠?

(답) 물론입니다. 미주개발은행의 통계를 보면, 멕시코의 경우는 지난 해, 해외 이민자들, 물론 이들은 대부분 미국에 가 있겠지요, 이들이 멕시코에 보낸 2009년 1월 돈의 액수가 2008년 1월, 즉 일년 전에 비해, 약 12% 감소했다고 합니다. 콜롬비아는 16% 브라질은 14% 그리고 방금 말씀드린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같은 경우는 송금액이 작년 이 맘 때와 비교해 8%가 하락했다고 합니다.

(문) 상황이 이렇다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일자리를 찾아 미국에 온, 불법 이민자들,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답) 물론,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다고 하네요.

(문) 역시 본국으로 가봐야, 그 곳에서도 별 수가 없기 때문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원래, 본국 사정이 좋지 않아서 미국에 밀입국한 경우가 많은데,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그 곳 상황도 좋을 리가 없지요. 오히려, 미국보다 상황이 더 나쁜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럴 바엔, 돈을 덜 받고, 험한 일을 해도, 미국에 남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는 이민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문) 그런데, 일자리 말고도 불법 이민자들을 괴롭히는 또 다른 것이 있다구요?

(답) 네. 바로 사법 당국에 의한 불법 체류자 단속입니다. 미국에는 현재 이민 개혁안이 논의되는 동시에, 이들 불법 체류자에 대한 단속도 강화되고 있죠? 특히나, 요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반 이민 정서가 고개를 들고, 불법 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본국에 돈을 보내야 하는 이들 불법 이민자들, 당장의 일자리도 시급한 문제지만, 점점 고삐를 조여오는 이민국의 단속도 피해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문) 미국의 경제 위기, 비단,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그 동안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보내 준 돈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많은 사람들도,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하는데요,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시시비비는 차치하고, 어서 경제가 회복돼서, 이들의 어려움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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