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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성공단 포기 않을 것’


북한은 최근 키 리졸브 미-한 합동군사훈련을 이유로 개성공단 통행을 몇 차례 제한한 데 이어 어제(30일)는 공단에 체류 중이던 한국 측 직원을 억류하는 등 개성공단을 겨냥한 강경 조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이와 관련한 미국 내 전문가들의 견해를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는 것은 여러 가지 내부적 요인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에서 정기적으로 개성공단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딕 낸토 박사는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정책결정 과정에서 군부의 역할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낸토 박사는 북한 군부가 그동안 개성공단을 안보상 위협으로 간주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사일 발사 계획이나 남북 합의 무효화 선언 등 북한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을 보면 북한 내에서 군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낸토 박사의 분석입니다.

낸토 박사는 그러나 경제 재건을 위해 외국과의 무역과 외화, 외부로부터의 경제 지원이 절실한 북한으로서는 그 같은 조치들은 스스로 해를 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투자은행가 출신으로 미국평화연구소에서 한반도 문제 자문단을 이끌고 있는 존 박 박사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 논리보다 안보 논리를 앞세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존 박 박사는 북한이 안보 문제를 다른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통해 상당한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안보 문제와 비교할 때 그 같은 혜택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존 박 박사는 북한이 한국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도 한 가지 요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북한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3000’을 자신들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개성공단에 대한 압박 뿐 아니라 장거리 로켓 발사 예고 등을 통해 긴장을 높이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이 이처럼 개성공단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면서 일부에서는 개성공단이 끝내 폐쇄될 가능성 마저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전문가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포기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 의회조사국의 낸토 박사는 개성공단을 통해 얻는 경제적 혜택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로 이어지는 행동까지 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해를 기준으로 북한은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 소득으로 약 3천 2백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약 4만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섣불리 개성공단을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낸토 박사는 말했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박사도 낸토 박사의 견해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12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을 통한 육로 통행을 제한하고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한국 측 인원도 크게 줄이는 이른바 `12.1 ‘조치를 발표했을 당시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존 박 연구원은 조만간 개성공단이 활성화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존 박 박사는 개성공단 문제는 남북관계에 크게 영향을 받는 사안이라면서, 지금 같이 미사일 발사로 인한 긴장 뿐 아니라 남북관계 전반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개성공단의 활동이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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