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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


북한이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의 발언을 믿고 받아들인다면 많은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미국의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이 말했습니다. 셔먼 전 조정관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북한에 로켓 발사 중단과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셔먼 전 조정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수행해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고,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국무부 정권인수 팀을 이끌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문) 셔먼 대사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질문 드리겠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주변국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도발적 행동을 강행하려는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답)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다면 이는 아주 유감스런 일입니다. 로켓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조치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북한은 시험 통신위성을 발사한다며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 것은 핵탄두가 장착될 수도 있는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시험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국제사회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로켓 발사는 전세계 뿐아니라 북한의 이해에도 부합되지 않는 아주 후회스런 일이 될 것입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제재라는 입장이십니까?

답) 우리는 가정적인 상황에 대해 너무 구체적인 것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말했지만 아직 이를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로켓 발사에 대응하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잘 알고 있고, 자신들의 행동이 도발적 행동이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긴다면 그에 대한 대응이 있을 것이란 것 역시 북한은 알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마지막 순간에 상황을 이해하고 로켓 발사를 중단하기를 바랍니다.

문) 미국은 새로운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사께서는 최근 한 강연에서 북한 당국에 미국이 새 대북정책을 수립할 때까지 인내할 것을 당부하셨는데요. 북한의 로켓 발사가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고 보십니까?

답) 아주 크게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는 미국은 6자회담을 계속해 나가고 북한과 대화를 통해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길 원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또 최근 미사일 협상을 6자회담에 추가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북한과의 대화를 진전시키고 미-북 관계 개선 노력을 이끌 수 있도록 고위급의 대북 특사로 보즈워스 특사가 임명됐지요. 그런데 보즈워스 특사가 북한 방문을 희망했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아주 큰 기회를 놓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북한이 움켜진 주먹을 펴면 미국이 북한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달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 앞서 북한과의 미사일 협상을 언급하셨는데요, 대사께서는 이 같은 협상을 지지하십니까?

답) 네, 아주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빌 클린턴 행정부 말기 미국 정부는 북한과 핵 협상 뿐 아니라 미사일 협상도 벌였습니다. 미사일 협상이 중요한 이유는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이 핵무기 운반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장거리와 중, 단거리 미사일 개발 능력을 중단시키고, 미사일 보유 현황을 신고해 제거하도록 한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운반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게 됩니다. 북한의 핵 계획 폐기와 더불어 미사일 계획을 제거하는 것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모두 중요한 목표입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가 제시할 새로운 대북정책의 내용을 어떻게 보십니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 핵 문제를 점진적, 단계적으로 풀기보다는 핵 문제와 평화협정, 외교관계 수립 등을 한꺼번에 맞바꿔 해결하는 이른바 ‘일괄타결안’을 제안하기도 하는데요?

답) 곧 정책의 방향이 드러나리라고 봅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 모두 6자회담을 계속해서 진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지난 8년 간 부시 행정부에서 취하지 못한 일들이 많지만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유용하지 않고 그보다는 앞을 보고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클린턴 장관은 지난 2005년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일궈낸 북 핵 9.19 공동성명과 6자회담 합의의 틀 내에서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가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국제사회의 규범들을 준수한다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와 그에 따르는 모든 일들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러므로 북한에게는 아주 긍정적인 길이 앞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 대사께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특사직을 제안 받았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답) 중요한 것은 보즈워스 대사가 대북 특사라는 것이고 그 직책에 더 나은 인물을 생각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동북아시아 지역에 오랜 경험과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고 아주 존경받는 인물입니다. 주한 미국대사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최근에는 민간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보즈워스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으며, 저는 그가 대북 특사로 임명된 것이 더 할 수 없이 기쁩니다.

문) 대사께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부 인수팀장을 맡기도 하셨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왜 아직까지 한반도 문제를 관장하는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임명되지 않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 아닙니다. 이해하기가 어렵겠지만 미국에는 공직 임명 절차에 아주 오랜 시간이 소요됩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은 팀 구성을 위해 과거 어느 행정부에서 보다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후보자의 신원조회와 상원의 인준 절차 등이 모두 시간이 걸립니다. 저는 현재 차기 동아태 차관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 아주 뛰어난 인물이기 때문에 그 만큼 기다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 인권 특사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오바마 행정부에서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 인권 특사의 후임을 임명하리라고 보십니까?

답) 오바마 행정부가 그런 모든 문제들을 시기적절하게 다루게 될 것으로 봅니다.

문) 북한은 최근, 로켓 발사에 대해 유엔 제재가 가해진다면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의 식량 원조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현재 미국 여기자 2명이 북한 당국에 억류돼 있는 상태입니다. 대사께서는 과거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셨는데요, 지금 다시 북한을 방문하신다면 김 위원장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답) 모든 국가의 지도자는 스스로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저는 먼저 김 위원장에게 그가 북한의 미래, 그리고 정권 안정을 염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구요, 하지만 북한이 동북아시아에서 진정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나라가 되는 최선의 길은 6자회담에 복귀해 주민들이 식량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더불어 로켓 발사를 중단하고 억류된 2명의 미국 기자들도 석방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의 말을 믿고 받아들이면 많은 긍정적인 일들이 가능합니다. 그 것이 진정한 정권 안보의 길이라는 점을 김 위원장에게 조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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