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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대북식량 지원 중단-전문가 분석과 전망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이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을 거부한 데 대한 다양한 분석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와 함께 어제에 이어 북한이 현 시점에서 왜 지원을 거부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전망은 어떤지 알아봅니다.

문) 미국 정부의 대북 지원 식량 분배에 참가한 민간단체 쪽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한 지원이 먼저 중단되지 않았습니까. 결과적으로 북한 당국이 양측을 통한 지원을 모두 거부하는 사태를 초래했는데,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답) 네, 민간단체의 분배에는 별 이견이 없었는데, 왜 WFP를 통한 분배에만 문제가 생겼는지 많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내부의 세력다툼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외교정책분석연구소의 제임스 쇼프 연구원은 이번 일은 분명 북한 내 정치 상황과 관계가 있다며, 미국 민간단체 분배의 협력을 맡은 '조-미 민간교류협회'(Korea-America Private Exchange Society, KAPES)는 모니터링 원칙 합의에 있어 큰 문제가 없었는데 WFP의 협력 파트너인 북한 내각 직속 조정위원회, NCC(National Coordinating Committee)의 경우는 달랐다는 것입니다.

문) 북한 내각 지도부는 한국어 구사 요원의 충원 등 미국 측 요구를 전혀 들어주지 않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는 것인가요?

답) 네, 쇼프 연구원은 최근 미 국무부의 관련 당국자들을 만났다며, 자신이 알기로는 북한의 NCC 당국자들은 조-미 민간교류협회 측과 달리 유연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특히 미국 측이 요구한 영양 실태 조사도 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쇼프 연구원은 NCC 측은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 결정 당시 북한이 합의한 양해각서 내용에 대해 처음부터 상당한 이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 CRS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닉시 박사는 이번 사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뇌졸중 발병 이후 북한의 집단지도체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권력층이 외부세계로부터 북한을 더욱 더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최근 북한의 흐름을 보면 민간 시장을 폐쇄하고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하거나 중국 무역상의 통행을 막는 등 전체적으로 외국인, 특히 경제와 관련한 외국의 새로운 흐름을 차단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접근을 막는 것도 집단지도체제 아래 새로운 권력의 입김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문) 미-북 간 합의 결렬의 표면적 이유로 알려진 것은 한국어 구사 요원 수에 대한 견해차였는데, 그밖에 여러 가지 복잡한 요인이 있다는 분석이군요. 지금 가장 궁금한 것은 이번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인데요.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답) 북한의 인공위성 로켓 발사를 앞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즉각적인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외교정책분석연구소의 제임스 쇼프 연구원은 북한은 로켓 발사 이후 미국 등 서방 측의 반응을 지켜본 뒤 유화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그러나 모니터링 원칙이라는 분명한 표면적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로켓 발사를 한 뒤 곧바로 미국 정부와 합의를 이룰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쇼프 연구원은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올해 말께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 재개 문제가 다시 논의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식량을 먼저 거부한 북한에 다시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미국 국내 여론이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쇼프 연구원은 지난 해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 재개가 결정됐을 당시 의회에서는 가시적인 반대가 없었지만 지금부터는 상황이 다르다며, 앞으로는 미 의회가 전례를 들어 반대하는 등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상당한 반발 여론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문) 결론적으로, 앞으로 북한이 식량을 지원 받는 데 있어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군요.

답) 네, 지난 2005년 미국 정부가 먼저 대북 식량 지원을 중단한 후 재개하기까지 2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북한이 먼저 안 받겠다고 나서고, 로켓 발사 문제까지 걸려 있어 앞으로 재개되기까지에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문)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 당국의 대응은 어떻게 될까요. 국제사회의 지원이 전반적으로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북한의 식량 상황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답)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일반 주민들을 위해 자세를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박사는 북한 당국은 ‘어떻게 하면 엘리트 계층의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유일한 명제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의 관심사는 평범한 일반 주민들의 배고픔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물론 북한은 수확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중국 정부에 완전히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시 문을 조금 열 것이라며, 사태가 급박해지면 WFP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그러나 북한은 엘리트 계층의 경제적 필요를 위해 한국, 미국, WFP 등 국제사회를 향해 문을 열 필요가 없으면 또다시 곧바로 닫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외교정책분석연구소의 제임스 쇼프 연구원 역시 WFP가 북한에서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소량이지만 유럽연합 등이 식량 지원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다급하면 WFP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쇼프 연구원은 WFP는 애초부터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모니터링 강도를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더욱 편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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