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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구호단체 추방으로 난민위기 조짐


국제형사재판소가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에 반발해, 아프리카 수단 정부가 국제 구호단체들을 추방하는 바람에 애꿎은 수단 난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곧 우기가 닥치면 난민들 사이에서 전염병과 영양 실조가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국제 구호단체들이 그동안 수단 난민들을 돕는데 큰 역할을 했는데, 결국 추방당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들어서 13개 단체가 추방됐는데요, 국제구호위원회 (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 옥스팜 (Oxsfam), 어린이구호기구(Save the children), 국경없는 의사회, 이렇게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국제 구호단체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수단 정부군이 구호단체 사무실로 들이닥쳐서 당장 떠나라고 명령하고, 컴퓨터와 자동차, 발전기 같은 중요한 물건들을 가져가 버렸습니다.

MC: 구호단체들이 활동할 수단을 없애 버린 거군요. 당장 수단 난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데,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국제 구호단체들은 그동안 의약품과 식수, 식량 등을 지원해왔는데요, 이 단체들이 쫓겨난 뒤 여기저기서 사망자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장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피해가 큰 데요, 구호기관들이 주던 식수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면서 오염된 물을 먹고 설사를 계속 앓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주 지나면 우기가 닥치는데요, 콜레라와 뇌막염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크게 번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MC: 환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거군요. 환자 치료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남은 의약품으로 간신히 버티던 난민촌 병원들이 의약품이 바닥나자 이제는 문을 닫아 걸고 있습니다. 환자가 와도 치료해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경없는 의사회가 운영하던 병원과 보건소는 텅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들을 돌보는 구호소에도 매주 수백 명의 환자가 찾아 오고 있지만, 이들을 치료해줄 구호요원들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곧 닥칠 우기 동안에는 먹을 것도 마땅치 않은데 구호단체들의 식량 지원마저 끊어진 상태라 많은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C: 서둘러 대책이 마련돼야 하겠군요. 수단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수단 국내 구호단체와 정부 기관들이 국제 구호단체를 대신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을 비롯한 유엔 산하 기관들이 아직 다르푸르에 남아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식량과 식수난이 급격하게 퍼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구호단체들이 떠난 자리를 메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르푸르에는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구호물자가 들어가고 1만 명 이상의 구호요원들이 일하고 있었는데요, 대규모 국제 구호단체들이 떠났기 때문에 구호 물자와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더구나 일부 난민촌에서는 전에 도와주던 국제 구호기관이 아니면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MC: 국제 구호기관이 떠난 자리가 크군요.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던 국제 구호단체들을 수단 정부가 추방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국제 구호단체들이 수단 정부에 불리한 증거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전달했다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호 활동을 벌이면서 알게 된 사실과 피해자들의 증언을 확보해서 국제사법재판소에 전달했다는 거죠. 이런 자료들을 바탕으로 국제사법재판소 검찰이 지난 해 7월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요청했고, 결국 이달 초 국제사법재판소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수단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MC: 알- 바시르 대통령은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수단 다르푸르 지역에서 지난 2003년 반군 조직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30만 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이것을 전쟁범죄와 인류에 대한 범죄로 규정했습니다. 기독교를 믿는 원주민들이 아랍계 정부의 차별정책에 견디다 못해 지난 2003년 봉기하면서 다르푸르 사태가 시작됐는데요,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를 피해 난민 신세가 된 사람이 2백50만 명이 넘습니다. 이들 난민은 아직도 굶주림과 공포 속에서 국경지대를 떠돌고 있습니다.

MC: 상황이 이렇다면 국제사회가 나서서 국제 구호단체들을 다시 수단에 들어가도록 할 수는 없는 겁니까?

기자: 유엔에서 서방 국가들이 수단에 강력한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단 정부는 국제 구호단체들을 추방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정당한 주권 행사에 다른 나라들이 간섭할 수 없다는 건데요. 현재로서는 당장 국제 구호단체들이 수단에서 활동을 다시 시작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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