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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식량 지원 거부, 주민 먹고사는 문제 외면한 것

  • 최원기

미국인들은 북한 당국이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을 거부한 데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미국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북한 측이 정치적 이유로 중단시켜 실망스럽다는 것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미국 내 각계의 반응을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식량 거부 결정은 주민들의 식량난을 한층 악화시키는 유감스런 조치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국장의 말입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존 페퍼 국장은 북한 당국의 조치는 가뜩이나 식량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을 한층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북한주민들이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이번 조치는 `명분을 세우기 위한 것 같다’고 하와이대학 동서문제연구소의 김충남 교수는 말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을 ‘북침 준비’라고 비난한 데 이어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방북을 거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이 지원하는 식량을 받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에 식량을 거부했다는 분석입니다.

“지금 북한은 미국과 체면 싸움을 하고 있는데 식량을 받으면 국내외적으로 명분이 안 서잖아요. 그러니까 자신들이 좀 어려워도 그런 것은 상관 안 할거예요.”

미국 서부 스탠포드대학의 한반도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 연구원은 식량 문제를 포함해 최근 북한 당국이 취한 일련의 행동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자’고 유화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북한은 상황을 자꾸 어려운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관계자들 역시 북한 당국의 식량 거부로 애꿎은 주민들만 고생을 하게 됐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3-4월은 북한에서 춘궁기가 시작되는 시기인데 이럴 때 식량 지원을 거부해 주민들의 어려움이 더욱 클 것 같다고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 벗들’의 김순영 미주 사무국장은 말했습니다.

“작년 수확량 중에서 군량미로 많이 갔기 때문에 식량 사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저희들도 느끼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북한 지도부가 주민의 먹고 사는 문제보다 정권 유지를 더 중시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디펜스 포럼의 수전 숄티 대표는 “김정일 위원장은 식량을 주민통제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김정일 정권은 10년 전부터 식량을 정권 유지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북한주민들은 한국과 미국이 진정 주민들의 식량 사정과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식량 지원을 거부한 소식을 사실 위주로 간략히 보도할 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18일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추가 식량 지원을 거부했다”며, 북한 측 조치에 `실망했다’고 말한 로버트 우드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의 말을 전했습니다.

미국의 `ABC 방송’도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북한 당국이 “ 식량 지원을 위해 북한에 머물고 있는 미국 민간단체들에게 북한을 떠날 것을 통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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