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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단체, ‘남은 식량 배분 못하고 北 떠나’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이 중단된 가운데 배분을 맡은 5개 미국 민간단체는 아직 배분을 완료하지 못한 2만 t의 배분마저 하지 못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식량 지원 외에도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정부의 위임을 받아 대북 식량 지원 분배에 참여해 온 5개 민간단체는 18일 자신들이 배분을 맡은 7만4천여 t 중 아직 배분을 끝내지 못한 2만t의 배분을 하지 못하고, 이달 말까지 북한을 떠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민간단체 대표를 맡고 있는 ‘머시 코어’의 조이 포텔라 공보국장은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자메일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 당국이 남은 2만 t의 배분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당초 민간단체들은 2만 t 등 북한에 분배해야 할 남은 식량을 계속 지원하고, 정기적인 식량 분배 모니터링 활동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분배 활동이 원활하던 민간단체들마저 당장 배분 활동을 끝내고 북한을 곧 떠나게 되면서 다른 인도주의적 지원마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포텔라 국장은 이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포텔라 국장은 머시 코어는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 사업 외에 농장과 양어장 등에 민간 지원을 통한 식량 지원을 하고 있으며 또 미국 정부의 자금을 지원 받아 병원에 발전기를 지원하는 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며, 이 사업은 평상시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포텔라 국장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북한을 방문할 수 없다며 향후 북한을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식량 분배에 참여 중인 또 다른 민간단체인 ‘월드 비전’의 빅터 슈 북한사업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자메일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습니다. 빅터 슈 국장은 지난 달 북한 황해북도 연탄군과 평안남도 안주, 개천 등을 방문해 월드 비전의 태양열 발전기와 밀가루 지원 사업 등을 성사시킨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 외에 의료 지원 등 다른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들은 이번 사태가 자신들의 활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미국 유타 주 솔트 레이크 시에 본부를 둔 인도주의적 지원 단체 ‘커크 휴머니테리언’(Kirk Humanitarian) 측은 최근 자신들의 방북 계획이 미뤄졌지만 향후 활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중대한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커크 휴머니테리안의 존 핑그리 소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초 이달 말 영양 지원 사업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려 했으나 북한 당국이 연기를 요청해왔다며, 알려진 바와 달리 방북 취소가 아니라 일정 연기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커크 휴머니테리안 외에 유진벨 재단과 월드 캐어(World Care) 등도 최근 북한 당국으로부터 각각의 방북 계획 일정 연기를 통보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커크 휴머니테리안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북한에 연간 5백만 t의 비타민을 제공해오고 있으며, 유진벨 재단과 월드 캐어 역시 의료 지원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핑그리 소장은 5년 째 대북 영양 지원 사업을 수행해 오면서 여러 차례 북한 측이나 자신들의 사정으로 방북 계획이 미뤄지거나 차질이 생긴 사례가 많다며, 이번 방북 계획 연기의 이유에 대해 북한 측이 상세하게 밝히지는 않았으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에 대해 연구해 온 이탈리아 밀라노대학의 악셀 버코프스키 교수는 북한에서 활동해 온 어떤 민간단체도 인공위성 로켓 발사 발표나 식량 지원 거부 등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에서 활동하는 민간단체들은 북한 정치, 사회의 특수성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심각한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머시 코어의 낸시 린드보그 회장 역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때때로 일시적으로 민간단체들의 방북을 막았다며, 그러나 방북이 재개될 것에 대해 희망하며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린드보그 회장은 5개 민간단체 협의체는 북한 협력 당국과 훌륭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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