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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한국문화 전문 영문 잡지 어제일리어 2호 발간


이번에는 미국 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한국 문학, 그리고 한국 문화를 전문으로 하는 영문 잡지 어제일리어 (Azalea) 2호가 나왔습니다. ‘어제일리어’는 원래 ‘진달래’란 뜻인데요. 하버드 대학교 한국학 연구소가 1년에 한 번씩 발간하는 문예지입니다. 이번 어제 일리어2호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는지 부지영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난 2007년에 ‘어제일리어’ 창간호가 나온 데 이어, 이번에 제2호가 나왔군요. (네, 제가 여기 갖고 나왔는데요. 책이 아주 깔끔하게 잘 나왔죠?) 그렇네요. ‘어제일리어’ 창간호는 현대 작가 김영하 씨 특집이었죠? 그리고 ‘시의 나라’ 한국의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50 편의 시가 실렸었는데, 이번 호는 어떻습니까?

(부) 네, 이번 호는 북한 특집으로 꾸며졌습니다.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프랑스인이 그린 만화를 비롯해, 한인 작가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쓴 소설 등 외부인이 바라본 북한에 관한 작품이 실려있고요. 북한 작가 홍석중 씨가 쓴 역사소설 ‘황진이’의 일부를 발췌해서 영문으로 번역해 실었습니다. 또 북한의 여성 작가 최련 씨의 ‘바다를 푸르게 하라’란 제목의 소설도 실려있고요. 오영재 씨의 ‘오, 나의 어머니’ 등 시도 몇 편 실려있고, 러시아 사진작가가 찍은 평양 사진, 또 북한의 어린이 만화까지 실려 있습니다.

(엠씨) 내용이 아주 다양하네요. 어린이 만화까지 실려있고 말이죠. 부지영 기자도 만화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반가웠겠네요?

(부) (어떻게 아셨습니까?) 두 편의 만화가 실려 있는데요. 프랑스 만화가 기 델리슬 씨의 북한 방문기 ‘평양’,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북한 만화 ‘대장이 된 억센 날개’입니다. ‘대장이 된 억센 날개’는 꿀벌 나라에 외적이 침입하자 여기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인데요. 영어 제목은 ‘Great General Mighty Wing’이고요. 뉴욕 주립 뉴팰츠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인 하인즈 인수 펜클 박사가 영어로 번역했습니다.

//펜클 교수//
“채색되어 나온 작품이고 페이지 옆에 보면 교육적인 속담 같은 게 한 페이지에 하나씩 나타나잖아요. 그래서 북한에서 어린이가 학교에서 만화책을 읽으면 교육적인 내용으로 읽기 때문에, 미국 사람들하고 한국 학자들이 북한 만화를 보면 그냥 어린이가 텔레비전 보듯 보는 게 아니고, 뭘 배우기 위해서 보는 만화책이란 걸 표현할 수 있게끔 그렇게 고른 거에요. 줄거리도 재미 있어요. 만약에 미국 사람이 그게 북한에서 나온 만화책이란 사실을 모르면 그냥 ‘엉클 스크루지’, ‘도널드 덕’ 같은 만화책하고 똑같잖아요.”

(부) 펜클 교수는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는데 만화방 단골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 때문에 지금도 만화에 관심이 많고, 자연히 북한 만화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는데요. ‘대장이 된 억센 날개’ 외에도 북한 만화 ‘수정열쇠’, 또 ‘공포의 외인구단’ 등 남한 만화도 여러 편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엠씨) 이번에 ‘어제일리어2호’에 실린 북한 작품도 사실은 펜클 교수가 선정했다면서요?

(부) 그렇습니다. 펜클 교수는 작품을 고르면서 북한 사회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펜클 교수//
“미국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생각을 하면 다 그냥 전형적인 모습 밖에 없잖아요 미국 언론들에 나오는 북한상은 보통 나쁜 표상, 그런 게 많아서, 작품을 고를 때 큰 파장 효과를 내기 위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을 좀 일으키기 위해서 고른 거에요.”

(부) 펜클 교수는 북한의 여성 작가 최련 씨가 쓴 ‘바다를 푸르게 하라’ 를 직접 영문으로 번역해 실었는데요. 최련의 소설은 한국 작가 황순원 씨의 작품과 문체가 비슷하다고 합니다. 특히 ‘바다를 푸르게 하라’ 같은 경우,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미국인들이 보면 의외로 생각할 내용이란 거죠.

//펜클 교수//
“최련의 작품을 보니까 황순원이 쓴 작품들, 1935년~1940년, 그 때 쓴 작품들하고 문필 형식이 비슷해요. 북한에서 나온 작품이라도 놀랄 장면들이 있어요.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하고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들어있는 작품, 미국 사람들이 그걸 보면 아주 놀랄 거에요.”

(엠씨) 그렇군요. 지구 온난화, 생태계 문제라면 미국인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얘기겠죠. 이번 호에 실린 오영재 씨의 시 ‘오, 나의 어머니’만 봐도 인간의 보편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작품으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묘사하고 있는데요. 북한 하면 핵무기나 미사일을 먼저 떠올리는 미국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지겠죠?

(부) 그렇습니다. 하지만 얼핏 보기에는 정치적인 내용이 없어 보이지만 모두 북한 당국의 통제아래 나온 작품이라고 이영준 ‘어제일리어’ 편집장은 강조했습니다.

//이영준 교수//
“만화 같은 걸 보면 ‘대장이 된 억새날개’를 소개했는데, 어린 아이들이 보는 만화에도 페이지 양 쪽에 정치구호를 매 페이지마다 싣고 있습니다. 그래서 눈 밝은 독자라면 금방 알 수 있죠. 이 만화도 94년도에 나온 건데, 당시에 식량난이 심했잖아요. 그걸 반영하고 있습니다. 꿀벌 나라를 외적이 침입해서 자기들의 식량이 되는 꿀을 채취할 수 있는 꽃밭을 앗으려고 덤비는 걸로…… 그걸 은유적으로 이해를 하면 자기들이 농토를 지켜야 하는데, 외국 세력이 이걸 빼앗으려고 한다, 이걸 보이지 않게 음성적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거죠.”

(엠씨) 그렇군요. 하버드 대학교 한국학 연구소에서 발행한 ‘어제일리어2호’, 여기 보니까 거의1백 페이지 이상을 할애해서 북한 관련 특집을 실었는데요. 어쨌든 이 잡지는 북한에 대한 미국인들의 시각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을 것 같군요.

(부)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번 호의 또 다른 특징은 한국 작가들 특히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호에도 여성 작가 작품이 꽤 실렸는데요. 이번 호 소설부문에서는 아예 여성 작가 작품만 소개하고 있네요. 신경숙, 은희경, 조경란 씨 등의 작품이 눈에 띄는데요. 이영준 편집장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이영준 교수//
“90년대 후반 이후에, 최근 한 10년 사이에 한국의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데,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의 지위나 그런 것들이 표면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고, 중요한 문학적 문제가 돼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작가들이, 이 작품들이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도 많고, 신경숙 씨 같은 경우에는 이제 번역중인 작품도 들어있지만, 몇 년 전에 ‘하버드 리뷰’에서 ‘풍금이 있던 자리’, ‘Blind Calf’, ‘눈먼 송아지’란 제목으로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외에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부) 한민족 고유의 시 양식인 시조를 소개하는 내용도 이번 호에 실렸는데요. 요즘 미국 내 한국 문학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조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합니다.

//이영준 교수//
“전통적인, 문화적인 축적을 잘 표현하는 형식인데, 그게 옛날 거라고 해서 좀 무시된 건 사실이죠. 그런데 최근에 한국에서도 그렇고, 특히 미국에서도 시조를 영어로 쓰기도 하고, 그런 운동이 일어나고 있고, 세 줄 짜리로 짧은 시 형식이니까 쓰기도 쉽고 재미있다는 거에요. 그래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좋은 방편이기도 하고, 한국 사람들의 감정표현에도 굉장히 좋은 도구란 걸 재평가하게 된 거죠.”

(부) 이영준 편집장은 다음 호에서도 계속해서 시조를 중점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한국 문학 전문지 ‘어제일리어’ 3호는 올 가을에 나올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입니다. 1980년대 일부 독자층에서 인기를 끌었던 만화 ‘워치맨 (Watchmen)’이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경비원, 파수꾼이란 뜻의 영화 ‘워치맨’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활극 영화인데요. 의외로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영화인지, 김현진 기자, 소개 부탁할까요?

제트 동력장치를 갖춘 비행선을 타고 하늘을 정찰하는 ‘나이트 아울’, 계속 가면이 바뀌는 ‘로어셰크, 적을 결코 살려두지 않는 잔인한 ‘코메디언’,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자랑하고 다니는 ‘오지만디아스’, 매력 만점의 여성이지만 굽 높은 구두로 가차없이 악당을 가격하는 ‘실크 스펙터’, 그리고 전지전능한 초능력의 소유자 ‘맨하탄 박사’ 등 초인들로 구성된 부대가 악당에 맞서 싸웁니다.

영화 ‘워치맨’ 은 1980년대가 배경인데요.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승리했을 경우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해 연임 중이고, 미국과 소련이 냉전으로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초인 부대가 실존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는 경악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폭력적인 초인 부대의 행동은 대중의 반감을 사고요. 급기야 초인 부대 활동이 법으로 금지됩니다.

영화 ‘워치맨’은 지난 2006년 ‘3백 명’이란 영화로 주목을 끌었던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했는데요. 스나이더 감독은 인류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이들 ‘워치맨’을 과연 누가 감시할 것이냐가 바로 이 영화의 주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초인부대 대원들 중에서 가장 잔인하고, 또 늘 엽궐련을 물고 다니는 희극배우, 즉 ‘코메디언’ 역은 제프리 딘 모간 씨가 맡았는데요. 모간 씨는 ‘코메디언’이 어둠의 세계를 즐기는데, 그 이유는 본질적으로 좋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간 씨는 또 영화 내용이나 주인공들의 성격이 원작 만화에 매우 가깝게 그려졌다고 말했습니다.

모간 씨는 등장인물들이 구체적으로 그려졌다는 점이 영화의 특징이라고 말했는데요. 만약 등장인물들의 의상이나 성격을 적당히 걸러서 묘사했다면, 제대로 된 영화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일한 여성 대원인 실크 스펙터는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나오는데요. 실크 스펙터 역은 스웨덴 배우 말린 애커맨 씨가 맡았습니다.

애커맨 씨는 의상이 매우 도발적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자신이 연기한 실크 스펙터는 다른 남자 동료들과 다를 게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남자들이 등장하는 영화에 여자가 한 명 등장할 경우, 여성의 성적인 매력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은데요. 영화 ‘워치맨’의 실크 스펙터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남자들과 대등하게 싸운다는 거죠.

영화 ‘워치맨’에는 폭력 장면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요. 잭 스나이더 감독은 어디까지나 성인 관객을 위한 영화이기 때문에 괜찮다며, 폭력 장면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수퍼 히어로, 즉 초인들의 행동이 초래하는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폭력이 합리화된다는 건데요. 대부분 수퍼 히어로 영화에서는 심하게 맞거나 높은 건물에서 떨어져도 다들 멀쩡한데, 실제 상황이라면 그럴 수 없다는 거죠. 스나이더 감독은 폭력으로 인한 결과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만화처럼 묘사하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영화 ‘워치맨’의 극본은 데이비드 헤이터 씨와 알레스 시 씨가 공동으로 담당했고요. 미국 배우 패트릭 윌슨 씨가 ‘나이트 아울’ 역을, 잭키 얼 헤일리 씨가 ‘로어셰크’ 역을, 그리고 평범한 과학자였다가 실험실 사고로 초능력자가 되는 ‘맨하탄 박사’ 역은 빌리 크루덥 씨가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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