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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 인공위성 발사 시 대북 제재 어려울 듯’

  • 최원기

북한 당국이 ‘인공위성 로켓 발사’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한국, 일본은 인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간주해 제재를 가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사전통보한 만큼 유엔에서의 대북제재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중국 정부도 북한의 로켓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경우 안보리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연구원은 북한이 인공위성 로켓 발사를 사전통보한 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에 미묘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관련 국제 기구에 인공위성 발사를 사전통보한 것은 미국이 로켓 발사에 정치적으로 대응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국제적인 절차에 따라 국제해사기구와 국제민간항공기구에 ‘인공위성을 4월 초에 발사하겠다’고 사전 통보한 만큼 실제로 인공위성을 발사할 경우 대북 제재를 가하기가 힘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 우선 지난 2006년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안은 북한에 대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말 것과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모든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할 경우 이를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행동’ 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를 놓고는 일치된 견해가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윌리엄 앤 메리 대학교의 미첼 리스 박사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할 경우 이를 제재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거나 또는 그렇게 주장할 경우 유엔 안보리가 이를 제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을 제재하기 힘든 또 다른 이유는 6자회담과 안보리가 분열돼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 제재를 가하려면 6자회담 참가국과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한, 미, 일 3개국은 ‘인공위성을 발사하더라도 대북 제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할 경우의 제재 가능성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을 제재하려 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는 미온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현재 안보리 의장은 리비아인데, 리비아가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크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할 경우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 논의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대북 제재를 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사일 요격도 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미 국방 당국은 그동안 동해에 최신예 이지스 군함을 배치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요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습니다. 그러나 데이비드 스토로브 미국 국무부 전 한국과장은 북한이 사전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하고 관련 절차를 밟은 만큼 요격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스트로브 전 한국과장은 미국이 과연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광명성 2호’ 인공위성을 발사해 내부적으로 북한주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 내고 외부적으로 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미-북 직접대화를 이끌어 내려고 계산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북한은 지난 19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 몇 달 뒤 미사일 협상을 벌인 바 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만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번에도 상황이 그렇게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해 몇몇 전술적 이득을 취할 수는 있겠지만 미-북 관계 개선이라는 전략적 이득을 놓칠 공산이 크다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한국과장입니다.

“스토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전술적인 이득은 취하겠지만 전략적인 이익과 기회는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도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미-북 대화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겠지만 북한은 그 대가를 상당히 오랫동안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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