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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기자회, ‘북한 등 12개국 인터넷의 적’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북한과 중국 등 12개국을 '인터넷의 적'으로 선정했습니다. 이 단체는 특히 북한에서는 인터넷이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선정된 12개국 중에서도 탄압 수준이 최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 12일 발표한 인터넷 자유에 관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중국, 버마, 쿠바,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 이집트, 시리아, 튀니지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12개국을 '인터넷의 적'으로 규정했습니다.

북한은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이 단체가 지난 2005년부터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한 이래 줄곧 '인터넷의 적'으로 선정됐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끌로띨드 르 코즈 (Clothilde Le Coz) 인터넷 자유 담당 국장은 지난 13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서는 인터넷이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선정된 12개국 중에서도 최악의 탄압국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르 코즈 국장은 북한의 인터넷은 북한 내부에서만 서로 연결되는 인트라넷이라면서, "이 조차 도서관이나 정부 기관 등에서만 접속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외국인들과 일부 정부 당국자들만 지난 2004년부터 독일에 서버를 두고 위성으로 연결된 제한 없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르 코즈 국장은 북한에서 인터넷 접근은 이처럼 제한됐을 뿐 아니라 철저히 정권의 선전도구로만 사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생성된 웹사이트들은 모두 정부 선전이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북한의 공식 국가 도메인 .kp로 등록된 웹사이트는 조선컴퓨터센터의 http://kcce.kp와 북한 당국의 포털인 '내나라' http://www.naenara.kp 두 가지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은 조선중앙통신 KCNA와 같이 해외 도메인으로 등록한 선전 웹사이트도 30여 개 운영한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르 코즈 국장은 북한 외에 최악의 인터넷 자유 탄압국은 온라인 반체제 활동을 빌미로 시민들을 수감하는 중국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경없는 기자회'는 올해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해 10개국의 인터넷 자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경우 경제 관련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구속한 데 따른 것입니다.

르 코즈 국장은 "한국은 인터넷 접근과 사용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미네르바 구속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르 코즈 국장은 "지난 해 인터넷에 퍼진 소문으로 한국에서 두 명이나 자살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인터넷 활동을 규제하고자 하는 의도는 이해가 간다"고 전제하고, "그럼에도 인터넷 논객 한 명이 한국의 전반적인 금융 환경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은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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