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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 통행 정상화

  • 최원기

발이 묶였던 개성공단 통행이 하루만에 풀렸습니다. 개성공단 출입을 중단시켰던 북한은 어제 다시 육로 통행을 허용했는데요. 시련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의 현주소를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육로 통행이 중단됐던 개성공단이 30시간만에 통행이 재개됐는데요. 먼저 어떤 과정을 거쳐 통행이 재개됐는지 설명해 주시지요.

답) 한마디로 북한이 남한의 요청을 받아 들여 개성공단의 통행이 재개된 것입니다. 북한의 인민군 총참모부는 9일 한-미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을 이유로 남북 군통신선을 차단했습니다. 그 결과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남측 인력 80명이 오도가도 못하게 된 것은 물론 공단에 물자를 실어 나르던 트럭 수백대도 발이 묶였습니다. 그러자 남한의 통일부는 민간 통신을 통해 북한에 ‘육로 통행을 재개하라’고 요청 했는데요. 개성 공단을 담당하는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여 하루만에 육로 통행이 재개된 것입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은 하루만에 철회할 육로 통행을 왜 중단시켰던 것일까요?

답)북한이 왜 하루만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한가지 짐작해 볼 수 있는 것은 북한 내부에서 정책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당초 통신선 차단을 발표한 것은 인민군 총참모부인데요. 짐작컨대 총참모부는 남북 통신 차단만 생각했지, 통신을 차단하면 개성공단의 남북 왕래가 차단된다는 것까지는 생각 못했던 것같습니다. 따라서 남한 통일부가 이 문제를 지적하자 북한은 ‘아차’하고 하루만에 육로 통행을 재개한 것같다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문)10년 전에 개성공단이 시작될 때만하더라도 공단은 남북화해와 협력을 위한 ‘옥동자’라를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요즘 보면 개성공단은 거꾸로 남북관계의 ‘볼모’가 되어가는 느낌인데요. 북한이 개성공단을 압박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답)북한이 개성공단을 압박한 것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북한은 개성공단의 남북교류협력협의 사무소에서 일하던 남측 당국자 11명에게 퇴각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서는 북한 국방위원회 소속 김영철 중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해 실태 조사를 벌인데 이어 12월1일에는 육로 통행을 제한하고 개성공단 상주 인원을 대폭 줄이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문)북한이 3월부터 개성공단을 압박하기 시작했다면 이는 한국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때와 엇비슷한 시기인데요. 북한이 처음부터 개성공단 압박하거나 없앨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 할까요?

답)꼭 그렇게 보기는 힘듦니다. 오히려 북한은 처음에는 개성공단을 좀 발전시키려 했는데, 남북간에 정치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개성공단에 ‘화풀이’를 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3월 한국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북한 핵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개성공단을 확대하기 어렵다”고 말하자 북한은 상당히 화를 내며 개성공단에 상주하던 남측 인원들을 추방시켰는데요. 이는 북한이 당초에는 개성공단을 확대, 발전할 의도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문)그렇다면 북한은 왜 자신에게 득이 되는 개성공단을 자꾸 압박하는 것일까요?

답)그 대답은 개성공단 그 자체보다 남북관계 전반에서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2월 남한에서는 대북 햇볕정책을 신봉하던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물러나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는데요. 이명박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대북 문제에 원칙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내심 이명박 대통령이 들어서더라도 전임자들의 햇볕정책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던 같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자신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이런저런 발언이 나오자 평양은 이에 실망하고 개성공단을 압박하는 것같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문)북한이 개성공단을 일종의 ‘화풀이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얘기 같은데요. 그런데 북한의 발언을 자세히 살펴보면 평양 내부에도 개성공단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이 존재하는 것같지 않습니까?

답)그렇게 봐야 할 것같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중앙특구개발총국은 지난 연말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남측 기업에 대해 북측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또 임금을 늦게 줄 경우 벌금을 물리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는데요. 이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유지해 외화 벌이를 보다 많이 의도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인민군 총참모부는 최근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끊어 개성공단을 마비시켰는데요. 관측통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북한 내부에서도 개성공단을 보는 시각이 제각각일뿐만 아니라 군부와 내각 간에도 서로 손발이 맞지 않는 것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북한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개성공단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 공단이 북한 경제에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답)현재 개성공단에는 남한에서 88개 기업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노동자 3만5천명을 고용해 한 달에 2천만 달러 상당의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요. 또 북한은 이 공단에서 한 해에 2천5백만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고 있습니다. 노동자 한 사람이 자기 가족 세사람을 먹여 살린다고 할 때, 개성공단은 북한 주민 14만명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입니다.

문)고용 효과뿐만 아니라 북한이 장차 경제를 발전시킬 때도 개성공단이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그런데 북한이 최근 발생한 육로 차단처럼 개성공단을 자꾸 압박하면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는데도 장애가 되지 않을까요?

답)그럴 공산이 큽니다. 북한은 오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정하고 최근 유럽과 중동 등에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요. 그런데 북한이 지금처럼 개성공단에 진출한 남한기업의 출입과 생산을 제한하는 일방적인 조치를 계속 취할 경우, 외국 기업들도 북한에 대한 투자를 재고하거나 포기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남한은 같은 민족이니까 개성공단에 투자하지만 외국 기업입장에서는 북한처럼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나라에 굳이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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