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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바비 인형 탄생 50주년


이번에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탄생 50주년을 맞는 바비 인형에 관해 전해 드리고요. 레슬링을 소재로 한 ‘레슬러 (The Wrestler)’라는 제목의 새 영화도 소개해 드립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많은 여자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바비 인형이 오는 9일로 50살이 됩니다. 바비 인형은 단순한 인형이 아니라, 그 시대의 유행을 반영하는 패션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문화의 향기’, 오늘은 부지영 기자와 함께 바비 인형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예쁜 바비 인형을 하나 갖고 나오셨네요?

(부) 네. 금발 머리 바비 인형인데요. 50살이 다 됐는데 여전히 날씬하고 예쁘죠?

1959년에 나온 최초의 바비 인형

(엠씨) 네, 주름 하나 없네요. 인형이긴 하지만 정말 부럽습니다.

(부) 그렇죠? 바로 그 점이 바비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키가 한 30 센티미터 밖에 안 되지만 여자 아이들이 바라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바비 인형을 갖고 놀면서 꿈을 키우고, 대리 만족을 얻는 거죠.

(엠씨) 북한에서 이 바비 인형이 팔릴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데 북한의 여자 아이들도 가지고 노는 인형들이 있겠죠?

(부) 북한에서 팔리고 있는 인형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요. 아기 인형이 대부분이던데요? 북한의 인터넷 싸이트 류경에서 보면 어린 여자아이들이 식물의 줄기나 잎사귀, 천 조각 등으로 인형을 만들어 살림살이를 하는 시늉을 하면서 논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엠씨)그렇군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올해 바비 인형 탄생 50주년을 맞이해 여러 가지 기념축하 행사가 열리고 있다고요?

(부) 네. 특히 지난 달 뉴욕 패션주간에 열린 바비 의상발표회가 볼 만했는데요. 바비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의상을 도안해 만드는 유명 디자이너50명이, 이 바비 인형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든 옷 50벌을 선보였습니다. 바비 의상 발표회 현장, 살짝 엿보도록 할까요?

지난 달 14일 뉴욕의 브라이언트 공원, 바비 인형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이 대형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이윽고 올라가는 막…… 8등신 바비 인형이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플라스틱 인형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모델입니다.

이 날 의상발표회에 첫 번째 등장한 모델은 50년 전에 제작된 첫 바비 인형의 모습을 재현했는데요. 머리 위로 높이 치켜 올려 묶은 긴 금발 머리에 얼룩말 무늬 수영복, 굽 높은 구두까지 50년 전 바비 인형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 날 의상 발표회는 바비 인형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이렇게 3부로 나뉘어 진행됐는데요. 캘빈 클라인, 도나 카렌, 베라 왕 등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 50명이 제작한 의상 50벌을 50명의 다른 모델이 입고 나왔습니다. 청바지에서부터 결혼식 의상까지 종류도 다양했는데요. 흰 색 티셔츠와 색색의 발레 치마를 입은 여자 어린이 50명이 어른 모델들의 손을 잡고 나오는 것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바비 생일 축하 의상발표회장에는 딸과 함께 온 여성 관객들이 많았는데요. 한 어린이 관객은 너무나 멋진 경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어린이 관객//
“사람이 굉장히 많았고요. 의상 디자이너 등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봤어요. 모델이 50명 나왔는데 다들 너무 예쁘고 바비 인형과 똑같이 생겼어요.”

본명이 바브라 밀리센트 로버츠인 바비 인형은 1959년 3월 9일, 뉴욕 완구 박람회에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였습니다. 이 날이 바비의 공식 생일로 돼 있는데요. 마텔 아시아 지사 마케팅 책임자인 제프리 밀러 씨에 따르면 바비 인형은 마텔 사 공동창립자인 엘리엇 핸들러 씨의 부인 루스 핸들러 씨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밀러 씨//
“바비는 50년 전 루스 핸들러란 이름의 멋진 여성에 의해 탄생했죠. 핸들러 씨는 어린 딸 바브라가 드레스나 바지 등 종이 옷을 오려서 인형에게 입히며 노는 걸 보고 바비 인형에 대한 발상을 얻었다고 하더군요”

핸들러 씨는 딸 바브라가 종이 인형에게 어른 역할을 시키는 걸 깨닫고 어른 모습의 인형을 만들어 팔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당시 미국에는 아기 모습의 인형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핸들러 씨는 독일 여행 중에 본 독일 인행 빌드 릴리 인형을 본 따 비슷한 인형을 만들었고요. 딸 바브라의 이름을 따 바비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바비 인형이 탄생합니다.

이렇게 세상에 나온 바비 인형은 첫 해에 35만 개나 팔려나가면서 최고의 인기 장난감으로 성장하게 되는데요. 바비 인형을 제작하는 마텔 사에 따르면, 지구상 어디선가 매 2초에 한 개씩 바비 인형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마텔 아시아 지사의 제프리 밀러 씨는 바비는 단순한 인형이나 장난감이 아니라고 말하더군요.

“바비는 여자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하게 해줍니다. 바비는 치과 의사, 의사, 수의사, 교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데요. 여자 아이들은 이런 바비 인형들을 갖고 놀면서 사회에 나가 능력을 발휘하는 직장 여성으로서 꿈을 키울 수도 있고요. 그런가 하면 공주로 변신해 환상 세계에서 살 수도 있죠”

바비는 당대 최고의 유행을 재현해 내는 패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동안 10억 가지가 넘는 의상과 장신구, 가구 등이 바비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크리스찬 디오르, 베르사체 등 전 세계 1백 45명 이상의 유명 디자이너들이 바비 인형을 위해 옷을 도안하기도 했습니다. 각 나라 고유 의상을 입은 바비도 있는데요. 지난 97년에는 한복 전문가 이영희 씨가 만든 궁중 의상을 입은 한국 바비도 등장했습니다.

마텔 사는 바비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오는 6일 중국 상하이에 대형 매장을 열 계획인데요. 마텔 아시아 지사의 제프리 밀러 씨는 바비에 관한 모든 것을 엿보고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며 자랑이 대단했습니다.

“단순히 장난감을 사는 상점이 아닙니다. 식당이 있어서 점심도 먹을 수 있고요. 예쁘게 머리 손질도 하고, 손톱을 다듬을 수 있는 미용실도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상이랑 의상발표회 무대도 마련돼 있어서, 아이들이 멋진 옷을 입고 패션 모델처럼 무대 위를 걸어볼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바비 체험장이라고 할 수 있죠.”

상하이 바비 매장에는 바비 박물관도 들어설 예정인데요. 공주 바비, 의사 바비 등 여러 다른 모습의 바비 인형과 함께, 바비의 남자 친구 켄, 흑인 인형 크리스티, 동양인 인형 키라 등 바비의 친구들과 친척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엠씨) 네, 부지영 기자, 바비인형 얘기 참 재미있군요. 그런데 바비 인형이 늘 사랑만 받는 건 아니잖아요?

(부) 네, 바비 인형만큼 미움 받는 인형도 드물 겁니다. 바비 인형이 만일 살아있는 여성이라면 키가 약 1백74 센티미터에 가슴과 엉덩이는 지나치게 크고, 허리는 지나치게 가는 기형의 몸매가 되는데요. 여성 단체들은 이렇게 지나치게 마른 바비 인형의 몸매가 어린 아이들에게 외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고요. 또 여자들이 마치 옷이나 장신구에만 관심 있는 것처럼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치게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인데요. 북한에도 레슬링 국가대표단이 있는 걸 보면 북한 청취자들은 레슬링이 뭔지 어느 정도 아시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최근 미국에서는 한 물간 레슬링 선수가, 선수로 다시 복귀하려는 열정을 그린 영화가 나왔습니다. 영화 제목이 레슬링 선수란 뜻의 레슬러 (The Wrestler)인데요. 주인공 랜디 역을 맡은 미국 배우 미키 루크 씨는 이 영화로 영화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어떤 영화인지, 김현진 기자, 소개 부탁합니다.

랜디 로빈슨은 한 때 잘 나가는 레슬링 선수였습니다. ‘숫양 랜디’란 별명으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는데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레슬링 애호가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게 되고요. 생계를 위해 식료품 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주말에 3류 시합에나 출전하며 근근이 살아갑니다.

스포츠 영화는 대부분 주인공이 불가능을 극복하고 엄청난 일을 해낸다는 내용인데요. 영화 ‘레슬러’를 연출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스포츠 영화에 잠재하고 있는 그 같은 극적 요소를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레슬러’를 만들면서는 화려하게만 보이는 레슬링의 숨겨진 이면을 찾으려 애썼다고 하는군요.

주연 배우 믹키 루크 씨의 삶은 주인공 랜디와 매우 비슷합니다. 1980년대 말 각광 받는 배우였던 믹키 루크 씨는 출연영화들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3류 배우로 전락했고요. 몇 년 전부터는 아예 배우를 그만 두고 권투 선수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루크 씨는 권투 선수 경험 때문에 레슬링을 낮춰 봤다고 하는데요. 선수들이 짜인 극본에 따라 움직이는 일종의 쇼라고 생각해서 좋아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레슬링 선수들도 운동 선수라기 보다는 일종의 연예인으로 생각했다는 건데요. 하지만 루크 씨는 영화 출연을 위해 레슬링 연습을 하면서 5번이나 병원에 실려갔다며, 레슬링이 얼마나 격한 운동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루크 씨가 레슬링 장면을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열심히 레슬링을 배웠지만 루크 씨의 연기에는 육체적 연기 이상의 무언가가 들어있다고 전했습니다.

루크 씨는 독특한 배우로, 연기력 면에서 루크 씨 만한 배우가 없다는 건데요? 루크 씨의 눈을 들여다보면 불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정직함과 애정, 갈등, 열정, 지성 등을 엿볼 수 있다며, 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랜디가 관심을 보이는 밤무대 무용수 캐시디 역은 마리사 토메이 씨가 맡았는데요. 캐시디는 고객과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는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랜디에게 마음이 끌리면서도 계속 랜디를 밀어냅니다. 캐시디 역의 토메이 씨에게는 미키 루크 씨와 함께 연기하는 것이 무척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토메이 씨는 실제 촬영에 앞서서 루크 씨와 별다른 상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루크 씨는 워낙 미리 연습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고 자신도 이번 영화는 왠지 미리 연습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루크 씨와의 연기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생각돼서, 그냥 촬영 당일에 만나 연기에 들어갔다는거죠.

레슬링 선수로서 재기를 꿈꾸는 주인공 랜디와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는 미크 루크 씨의 배우 인생에 있어서 재도약의 기회가 됐는데요. 올해 56세인 루크 씨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연기생활을 망치긴 했지만 덕분에 랜디의 성격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본인 스스로 인생을 망쳤고, 퇴물이 돼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는 루크 씨의 얘긴데요. 루크 씨는 그 같은 일을 직접 겪었고, 그건 결코 즐거운 경험은 아니었다고 회고하면서 하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또 한번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자신은 행운아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영화 ‘레슬러’에서 랜디는 유일한 혈육인 딸 스테파니와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아버지에 대한 애증으로 괴로워하는 딸 스테파니 역으로 에반 레이첼 씨가 출연했고요. 영화 음악은 유명 가수인 브루스 스프링스틴 씨가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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