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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리졸브’ 北에 사전통보된 방어용 훈련

  • 최원기

북한은 2일 판문점에서 열린 유엔군사령부와의 장성급 회담에서 미군과 한국군의 연합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의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은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줄곧 이 훈련이 남한과 미국의 ‘북침 준비’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키 리졸브 연습’이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최 기자, 요즘 북한이 `키 리졸브’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계속 문제 삼고 있지 않습니까. 먼저 이 훈련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답) 네, ‘키 리졸브 한-미 연합훈련’은 말 그대로 한국군과 미군의 연례 연합군사훈련입니다. 이 훈련은 오는 9일부터 20일까지 남한에서 진행되는데요, 미군 2만6천 명과 한국군 2만 명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문)좀더 구체적으로 훈련의 성격과 규모를 설명해 주시죠.

답)키 리졸브는 한-미 연합군의 방어용 훈련입니다. 북한군이 불의에 기습공격을 해왔을 경우에 대비해 한국군과 미군이 힘을 합쳐 이를 격퇴하기 위한 것이죠. 이 때문에 공격을 받은 한국군을 지원하기 위해 미 본토에서 미군 1만4천 명이 한반도로 증파되는 연습을 합니다. 훈련에는 미 태평양 함대 소속 9만6천t급 항공모함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문)과거에는 ‘을지 포커스’나 ‘전시증원 연습’같은 훈련을 많이 했었는데요, 이번 훈련은 과거와 어떻게 다른가요?

답)기본적으로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1992년부터 한-미 전시지원협정에 따라 유사시 미군을 한반도에 증파하는 훈련을 해왔는데요. 지난 해부터 이 훈련의 명칭을 ‘키 리졸브’로 바꿔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문)그런데 북한은 미군과 한국군의 이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유가 뭡니까?

답)네, 북한은 최근 판문점에서 열린 유엔군사령부와의 장성급 회담은 물론 노동신문과 방송 등 관영매체들을 통해 연일 이 훈련을 중단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주장은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이것이 북침을 노린 선제공격 준비라는 것과, 이런 군사훈련 때문에 남북한 간에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북한 측 주장을 하나씩 살펴보죠. 먼저 북침 준비라는 주장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입장입니다. ‘키 리졸브’훈련은 기본적으로 방어용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군이 남한을 기습남침한 6.25전쟁의 교훈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또다시 남침해 올 경우 한국군이 1차로 이를 막고 이어 미군이 증파돼 한-미 연합군이 북한군을 격퇴하는 방어용 훈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지금까지 30년 넘게 합동 군사훈련을 벌여 왔는데요, 단 한 번도 북한을 공격, 또는 공격할 의사를 보인 적이 없다는 게 두 나라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문)한-미 군사훈련에 맞서 북한도 방어훈련을 하기 때문에 북한 군은 물론 주민들도 고생을 한다는 주장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한-미 군사훈련이 방어용이긴 해도 북한이 이로 인해 불안감을 느낄 소지는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은 15년 전부터 북한에 사단급 이상의 군사훈련을 할 경우 사전에 상대방에게 훈련 내용과 일시를 미리 통보하자고 제안을 해놓고 있습니다. 또 군사훈련 사전통보는 지난 19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 12조에도 있는 내용입니다. 한-미 두 나라는 이에 따라 이번에도 키 리졸브 훈련의 내용을 북한 측에 통보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기본합의서의 합의를 줄곧 외면해 오면서, 지난1월 말에는 일방적으로 이 합의를 무효화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할 뜻이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문) 군사훈련을 할 때 상대방에게 미리 통보하는 것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좋은 방안 같은데요,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답)인도와 파키스탄이 좋은 예입니다. 두 나라는 정치적으로 앙숙 관계지만 군사훈련을 할 때는 반드시 상대방에게 사전통보를 합니다. 또 사전통보만 하는 게 아니라 인도와 파키스탄 장교들은 상대방의 영토에 들어가 상대방 군인들의 군사훈련을 일일이 참관하고 있습니다.

문)남북한 간에도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할 방법은 없을까요?

답)한국과 미국은 지난 1994년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팀 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미국과 제네바 기본합의를 체결하는 등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뜻을 보인 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만일 북한이 지금이라도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뜻을 보인다면 한-미 양국도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할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통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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