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중국 내 탈북자 상담 및 의료 지원 절실


중국 내 탈북자들, 특히 탈북 여성들을 위한 성 매매 관련 상담과 의료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난 4년 간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서 탈북자 지원 활동을 펼쳤던 한국계 미국인 마이크 김 씨의 강연 내용을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마이크 김 씨는 지난 달 25일 워싱턴 소재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열린 강연에서, 지난 해 8월 출간된 자신의 저서 ‘북한 탈출’을 소개하면서 북-중 국경지대에서 만난 탈북자들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북한 탈출’은 김 씨가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 간 북-중 국경지역에서 벌인 탈북자 구출 활동 경험을 담은 책입니다.

마이크 김 씨는 이날 강연에서 탈북 여성들을 상대로 이뤄지는 인신매매 문제를 집중 제기했습니다. 김 씨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자신이 세운 비정부 구호단체 ‘크로싱 보더스’가 마련한 안가에 들어온 탈북 여성의 97%가 인신매매 된 사람들입니다.

마이크 김 씨는, 수 많은 북한 여성이 팔려가는 과정에서 판매자, 구매자 모두에게 강간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 한데도 이들을 상담해 줄 사람이 없다며, 심지어 상담원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사례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탈북 여성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경험을 얘기하지 않거나 수 년이 지난 뒤에야 입을 연다며, 인신매매 같은 극단적인 경험을 털어놓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부작용은 상상하기 조차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인신매매 상담 훈련을 받은 한국어에 능통한 여성들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의료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됐습니다. 마이크 김 씨는 암으로 고생하던 ‘율리’라는 탈북 여성을 소개했습니다. 인신매매로 중국에 팔려간 이 여성은 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고 결국 2007년 2월 사망했습니다. 김 씨는 중병에 걸린 탈북자들이 있어도 비정부 단체의 재정 형편으로는 도울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두 명의 치료비가 단체의 1년 예산과 맞먹는다는 설명입니다.

마이크 김 씨는 자금 확보는 탈북자를 지원하는 많은 비정부 단체들이 직면한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크 김 씨는 4년 간의 국경지역 활동 후 미국으로 돌아와 현재 워싱턴의 조지타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크로싱 보더스’는 현재 김 씨의 친구들이 맡아 국경지대 탈북자들에게 안가를 제공하고, 북한 고아들, 그리고 북한 여성과 중국 남성 사이에 태어난 어린이들을 위한 고아원을 설치해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크로싱 보더스는 중국에 머물거나 북한으로 돌아가려는 탈북자들에게 직업교육을 시키는 일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