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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미국 서 인기 얻는 한국 만화


미국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향기' 시간입니다. 올해는 한반도에 만화가 탄생한1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 최초의 만화는 1909 6 2, 일간지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렸던 이도영 화백의 시사만화로 알려져 있는데요. 신문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칸짜리 만화로 시사만평에 가까웠습니다. 북한에서는단매만화라고 부르는 것이죠? 올해 탄생 1 년을 맞은 한국만화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듭해 오면서 이제는유럽과 미국 세계 무대로진출해 점차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문화의향기', 오늘은 부지영 기자와 함께 미국에서는 한국 만화가과연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고 있는 지 가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지영 기자 저도 옛날 어렸을 적에 친구들끼리 만화를 돌려봤던 기억이 나는데 부지영 기자는 만화 좋아합니까?

네, 무척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만화책만 본다고 야단도 참 많이 맞았습니다.

저는 하도 오래기억이 별로 나질 않는데 부지영 기자는 특별히 기억나는만화가 있는 지 모르겠네요.

기억 나는 만화 많죠. '꺼벙이', '도깨비 감투', '아기 공룡 둘리' 같은 어린이 만화가 생각나고요. 나중에 일본 만화가 들어오면서 '캔디 캔디', '유리 가면' 같은 순정 만화도 참 열심히 봤습니다. 또 이연세 씨의 '공포의 외인구단'도 빼놓을 수 없죠. 영화로도 만들어졌었잖아요?

정말 만화 많이 보셨나 보네요. 만화라고 하면 옛날에는 아이들만 보는 것으로 간주 됐었지만 요즘에는 어른들도 만화에 심취해 있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부지영 기자, 혹시 지금도 만화 즐겨보지 않나요? 그런데 요즘 미국에서 한국 만화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사실 미국 내 만화 열풍은 일본 만화인 망가에서 시작됐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망가 열풍에 편승해서 한국 만화도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미국 내 일반 서점에서도 한국 만화책의 영문 번역판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자, 어떤 만화책들이 나와있는지, 서점에 한 번 나가볼까요?

네, 저는 지금 워싱턴 인근에 있는 한 대형 서점에 와 있습니다. 청소년 서적 옆에 따로 만화 코너가 마련돼 있는데요. 순정만화에서부터 환상, 공포물까지 종류도 다양하고요. 분량도 엄청납니다. 만화가들의 이름을 살펴보니까 일본 만화가들이 대부분이지만 이영희, 김연주, 박상순, 이강우 등 한국 만화가들의 이름도 꽤 눈에 띕니다.

지금 몇몇 어린이들이 앉아서 만화책을 고르고 있는데요. 어떤 만화책을 좋아하는 지, 왜 좋아하는지,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재미있거든요. 보통 책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환상 세계에 관한 얘기도 나오고요. 다음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자꾸 다음 권을 기다리게 돼요. 어느 나라 사람이 그렸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재미만 있으면 되죠."

"재미있고요. 흥미진진한 장면이 나오고, 종류도 다양해요. 이건 축구에 관한 만화인데 제가 축구를 좋아하거든요. 또 이건 테니스에 관한 만화에요. 미국 만화책도 본 적 있는데요. 미국 만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내용도 지루하고, 그림도 별로 였어요."

"아들이 만화책을 읽기 시작한 지 꽤 됐는데요. 본인이 재미있어 하고, 일단 매일 집에서 텔레비전 보는 것 보다는 낫잖아요. 독서와 언어 습득에도 도움이 되고… 나쁜 것 같지 않아요."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또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만화책을 좋아한다는 얘기인데요. 이들은 대부분 일본 만화영화를 통해 만화책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캐서린 데이시 씨//

"많은 미국인들이 그렇 듯 '애니메'라고 불리는 일본 만화영화를 통해 망가를 알게 됐어요. 만화전문 방송인 카툰 네트워크에서 만화영화를 보다가, 원작이 만화책이란 얘길 듣고 책을 찾아서 보게 됐죠. 그렇게 일본 만화를 읽다가 한국 만화도 접하게 됐습니다."

캐서린 데이시 씨는 인터넷 웹사이트와 잡지 등에 기고하고 있는 만화 비평가인데요. 그 동안 미국에는 청소년이 읽을 만한 만화책이 없었기 때문에 일본 만화와 한국 만화가 인기를 얻게 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데이시 씨//

"미국에서 공공 도서관에 가보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소설이 굉장히 많잖아요? 망가, 즉 일본 만화가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도 대부분이 10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만화니까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주는 거죠. 또 요즘 애들은 컴퓨터와 비디오 게임, 텔레비전 등을 통해 주로 정보를 얻는데, 만화의 시각적인 요소가 청소년들 마음을 끄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청소년을 위한 미국 만화는 왜 찾아보기 힘든 걸까요? 인터넷상에서 만화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브리지드 앨버슨 씨는 1950년대 일부 미국 만화의 선정성이 큰 문제가 되면서, 청소년 만화 규정이 까다로워졌다고 설명합니다.

//브리지드 앨버슨 씨//

"그러다 보니 미국에서는 아주 어린 아이들을 위한 만화나, 성인 취향의 만화만 나오게 됐어요. 만화책 사는 것도 힘들어졌죠. 만화책 전문점에 가야만 살 수 있게 됐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다양한 종류의 일본 만화가 들어오고, 또 쉽게 서점에서 살 수 있게 되니까 아이들이 열광하는 거죠."

하지만 일본 만화나 한국 만화를 읽는 독자들이 어린 아이들이나 10대 청소년들 만은 아닙니다. 앨버슨 씨만 해도 두 딸을 둔 40대 직장여성인데요. 본업이 시청 공무원이지만 워낙 만화를 좋아해서, 틈틈이 인터넷에 만화에 관한 정보를 올리고 있습니다.

//앨버슨 씨//

"망가 블로그를4년째 하고 있는데, 2005년에 시작했죠. 당시 10살, 11살이었던 제 딸들이 일본 만화, 망가를 읽기 시작했는데, 저도 읽어보니까 재미 있더라고요. 당시만 해도 인터넷에 망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어서 그럼, 내가 한 번 해보자 하고 시작하게 된 거죠. 망가 블로그가 인기를 끌면서 만화 전문 비평가로 여러 잡지와 웹사이트에 기고하게 됐습니다."

지난 2006년 미국 내 일본 만화, 한국 만화 시장은 거의 2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미국 출판계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는 부문인데요. 이에 따라 한국 만화를 공급하는 출판사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지난 2005년 한인 사업가 정희운 씨가 설립한 넷코믹스는 서점을 통한 기존 판매방식은 물론,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만화를 볼 수 있는 온라인 판매방식도 채택하고 있습니다.

//정희운 씨//

"저희 특징은, 다른 출판사와 다른 점은 온라인, 오프 라인을 동시에 사용했다는 점인데요. 오프 라인으로 나오는 책들을 인터넷으로 동시에 볼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순정 로맨스, 코메디, 드라마, 액션 등등 다양한 장르의 만화들을 냈었어요. 그러다가 그 이후에는 점점 여성 독자들이 원하는 만화들을 더 많이 낸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원수연 작가의 '렛 다이'란 작품 굉장히 많은 분들한테 인기를 끌었고요."

미국 내 만화 시장에서 흔히 망가로 불리는 한국 만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 그리 크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시장 점유율이 10 퍼센트 정도에 불과한데요. 하지만 작품성 면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는 만화들이 많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란 작품의 경우, 지난 20006년 인터넷 만화 전문지 '코믹스 위크'에 의해 '올해 최고의 만화'로 선정됐고요. 형민우 만화가가 그린 성직자란 뜻의 '프리스트'는 미국에서 내년 개봉을 목표로 영화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만화 비평가 캐서린 데이시 씨는 한국 만화가들의 그림 수준이 매우 뛰어나다며, 한국 만화의 장래가 밝다고 말했는데요. 다만 미국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좀 더 영문 번역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캐서린 데이시 씨//

"지금까지 제가 읽은 한국 만화는 한국 말을 그대로 직역한 경우가 많았어요. 미국 독자들이 읽기에 뭔가 부자연스럽고, 이해가 잘 가지 않는데요. 일본 만화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미국 문화에 맞도록 번역을 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 만화가들 그림, 너무 예쁘잖아요. 일본 만화보다 더 훌륭한 경우도 많은데요. 미국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작품을 채택하고, 번역에 좀 더 신경을 쓰면 더욱 많은 사랑을 받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데이시 씨는 박소희 만화가의 '궁' 같은 만화는, 텔레비전 연속극으로 제작돼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였다고 말했는데요. 그처럼 영화나 연속극 등 다른 매체와 더불어 소개한다면, 한국 만화를 더욱 잘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들었습니다. 한국 만화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의왼데 미국 만화가들 중에는 일본 만화나 한국 만화 같은 내용의 만화를 그리는 사람은 없나요? 미국 만화가가 그려도 같은데 말이죠.

네, 이미 미국 만화가들이 그린 작품도 나오고 있는데요.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미국인들이 일본 만화나 한국 만화를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들어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 시각에서 보면 미국 만화가가 그린 한국식 만화, 일본식 만화는 진짜가 아니라 가짜인 거죠.

, 그런면도 있겠군요. 부지영 기자, 수고하셨고요. , 이번에는 영화 소개 순서인데요. 거대 다국적 은행이 불법 돈세탁과 테러, 살인을 서슴지 않는 범죄 집단이란 가정아래 만든 영화가 나왔습니다. 영화 제목이 '국제적인' 이란 뜻의 '인터내셔널 (The International)'인데요. 영화에 등장하는 국제기업 신용은행의 별칭이라고 합니다. 영화 '인터내셔널', 어떤영화 인지, 김현진 기자, 소개 부탁합니다.

국제 경찰 기구인 인터폴 소속 형사 루이 샐린저, 불법 돈 세탁과 살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범죄 사건에 국제 금융 기관이 연루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합니다. 범죄 집단이란 의심을 받는 국제 기업신용 은행, IBBC는 보통 '인터내셔널'이란 별명으로 불리는데요. 샐린저는 '인터내셔널'이 폭도들에게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됩니다.

'인터내셔널'이 폭도들에게 무기를 판매하는 이유는 이윤 때문이 아니라 통제력 장악을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주인공 샐린저 역을 맡은 영국 배우 클라이브 오웬 씨는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 위기와 영화 속 내용과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현재 금융 위기가 시작되기 전에 영화가 완성됐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전에 일어났던 실제 사건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오웬 씨는 영화 대본이 철저한 조사 끝에 쓰여졌다고 말했는데요. 이 영화는 실제로 지난 1976년부터 20 년간 반군과 테러범들에게 자금과 무기를 제공했던 파키스탄의 한 은행을 모델로 한 것입니다. 오웬 씨는 영화가 마치 1970년대 정치적 부패를 다룬 작품처럼 여겨졌다며, 그런 면에서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인터내셔널'을 연출한 톰 티크베르 감독은 주인공 샐린저를 거미줄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는 파리처럼 그리고 싶었다고 말하는데요. 확실히 존재하고 있는데 거미줄처럼 투명해서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범죄 집단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겁니다.

티크베르 감독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문제를 위해 싸우는 사람에 관한 영화란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는데요. 주인공 샐린저의 분노는 우리 모두가 분노하는 문제이고, 모든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란 거죠.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이 주인공의 행동을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다고 티크베르 감독은 설명했습니다.

영화 '인터내셔널'에는 이탈리아 밀라노, 터키의 이스탄불, 미국 뉴욕의 맨하탄을 무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 장면이 다수 등장합니다. 특히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지는데요. 건물은 무사하지만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미술 작품들이 파괴됩니다.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는 없는데요. 영화에서 파괴되는 그림이나 조각은 모두 진품이 아니니까 말이죠. 제작진은 영화 촬영을 위해 구겐하임 미술관 내부를 똑같이 재현해냈습니다.

주인공 샐린저 역의 오웬 씨는 구겐하임 미술관 장면은 그 동안 출연한 영화 가운데 가장 현실감 있게 촬영된 장면이라고 말했는데요. 영화에서도 매우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에, 촬영에 들어가기 몇 달 전부터 티크베르 감독과 실제 미술관을 방문해 돌아보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다는 겁니다.

영화 '인터내셔널'은 '국제적인'이란 영화 제목만큼이나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이 참가했는데요. 영국 배우 나오미 워츠 씨가 주인공 샐린저의 상대역인 여성 검사로 출연했고요. 그 밖에도 독일의 아르민 뮐러-스탈, 덴마크의 울리히 톰센, 아일랜드 태생의 브라이언 오번 씨 등이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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