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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북핵라인, 보즈워스-성 김


지난 주 서울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를 신임 대북 특사로 지명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신임 보즈워스 특사와 현재의 성 김 북 핵 교섭 특사로 이어지는 오바마 행정부의 북 핵 라인이 앞으로 어떻게 업무를 이끌어나갈지 주목됩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김근삼 기자. 보즈워스 전 대사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특사로 공식 지명되지 않았습니까? 북 핵 특사는 그동안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자리로 관심을 모아왔는데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됩니까?

: 클린턴 장관은 지난 20일 서울에서 보즈워스 전 대사의 대북 특사 지명을 공식화했는데요. 당시 클린턴 장관은 보즈워스 특사의 임무에 대해서, 한반도의 평화적인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6자회담 내에서의 미국의 노력을 관장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과 접촉하는 데 있어서 고위급 사절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따라서 북 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외교적 노력을 총괄하면서, 특히 오바마 행정부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던 북한과의 직접적인 외교에 있어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그런데, 미국 국무부에는 이미 지난 해 상원 청문회를 거쳐 북 핵 교섭 특사로 임명된 성 김 특사가 있지 않습니까? 보즈워스 대북 특사와 성 김 북 핵 교섭 특사, 두 사람의 역할은 앞으로 어떻게 구분되나요?

: 사실 클린턴 장관의 발표 이후에도 그 부분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고, 지난 21일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도 많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고든 두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두 사람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구분했는데요. 우선 성 김 교섭 특사는 국무부 안에서 6자회담 당사국들과 일상적인 접촉과 논의를 담당하게 되고요, 보즈워스 특사는 국무부 뿐만 아니라 미국 행정부 전반에 걸쳐 보다 광범위한 업무 조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보즈워스 특사는 6자회담과 관련해 북한은 물론이고 다른 당사국들과의 고위급 접촉을 활성화하는 역할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그러니까, 성 김 교섭 특사는 국무부 차원의 실무급 조율과 협의를 담당하고, 보즈워스 대북 특사는 미 행정부 전반에 걸친 조율과, 또 외부적으로도 보다 고위급의 협상과 조정 업무를 담당한다고 이해하면 되겠군요?

: 그렇습니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20일 보즈워스 특사 지명 사실을 밝히면서, 보즈워스 특사가 자신과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여기서도 앞으로 보즈워스 특사의 역할에 대한 클린턴 정부의 기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가 북한을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들과 교섭할 때, 외교 수장 더 나아가 국가 최고지도자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위치의 고위 관리가 상대해야 한다는 기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죠. 또 이런 고위급 접촉을 통해, 6자회담 안팎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북 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해나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지금까지 미국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해서 활동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되면 앞으로 북 핵 문제에 있어서 동아태 차관보의 역할이 줄어들게 되는 건가요?

: 미국 국무부 내에서는 앞서 대북 특사 직을 신설하는 데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진행돼왔습니다. 북 핵 문제에 있어서 특사의 역할도 역할이지만 국무부, 더 나아가 미국 정부 내에서의 위상도 고려됐는데요. 보즈워스 특사가 북 핵 문제를 관장하고, 또 클린턴 장관과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보 체계를 갖게 된 이상, 북 핵 문제에 있어서 동아태 차관보의 역할은 줄어들 수 밖에 없겠죠. 동아태 차관보는 앞으로 동아시아와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 주변국가들 관련 외교라는 본연의 임무를 담당하면서, 북 핵 문제에 있어서는 보즈워스 특사와 협력하는 관계로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 미국 국무부에 북한과 관련해 특사가 한 사람 더 있죠? 대북 인권특사인데, 제이 레프코위츠 특사가 임기를 마치면서 현재는 공석이 돼 있지 않습니까? 대북 인권특사는 어떻게 되나요?

: 대북 인권특사는 북한인권법에 규정돼 있고, 또 그래서 반드시 임명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전임 부시 행정부에서도 임명 시기가 법에서 지정한 일자보다 여러 달 지연됐던 선례가 있는데요. 아직 국무부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북한 정부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 북한에서는 아직 보즈워스 특사 지명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의 조총련 기관지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조선신보'가 관련 기사를 실어서 눈길을 끕니다. 이 신문은 보즈워스 특사가 클린턴 장관과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다는 것은 특사의 역할이 실무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높은 등급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지적했고요. 따라서 이번 특사 임명 발표가 서울에서 이뤄졌지만, 사실은 북한 정부의 호응을 기대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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