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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슬럼독 백만장자’ 아카데미 석권 축하


인도인들은 지금, 빈민가 주민들부터 영화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영화 '슬럼독 백만장자'가 제8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8개 부문을 석권한 것을 환호하며, 인도의 예술적 재능에 전 세계가 주목할 것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또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미국 영화제작자 메간 마일란이 인도의 한 이야기 에서 고무돼 제작한 작품이 최우수 단편 기록영화, 다큐멘타리 상을 받았습니다.

인도 뭄바이는 이전의 봄베이로 불리우던 곳입니다. 인도 최대 금융의 중심지인 이 뭄바이의 또다른 얼굴인, 넓게 뻗어가고 있는 빈민가, '다라비'에서 월요일 아침, 일부 주민들이 미국 헐리웃으로부터 날아드는 소식을 듣기 위해 텔레비전 화면을 응시하며 일손을 놓은 것은 아마 이번이 생전 처음이었을 것입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정확히 뭔지 아는 빈민가 주민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영화 '슬럼독 백만장자'가 상을 탈 때마다 군중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인도 빈민가의 한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슬럼독 백만장자'의 주요 무대는 아시아 최대의 빈민가인 뭄바이의 다라비입니다. 이 영화에 출연한 두 어린이는 실제로 다라비 출신입니다.

영화 '슬럼독 백만장자'가 아카데미 상을 수상하자 인도 전역, 특히 수도 뭄바이에서는 모든 국민의 애국심이 촉발됐습니다. 뭄바이는 이른바 '발리우드'로 알려진 인도 영화 산업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과 제작자, 작가는 영국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배우와 제작진은 인도인이고, 촬영도 인도에서 진행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세계 영화산업의 온상인 헐리웃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A.R. 라만 음악 감독은 아카데미상 두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최우수 창작음악상이고, 또다른 하나는 역시 인도인 작사가인 굴자르와 함께 '자이 호'로 최우수 주제가상이었습니다. 레술 푸투키는 최고 음향효과상을 수상했습니다.

인도에서 여러 상을 받았던 작곡가 A.R. 라만의 환호하는 팬들은 그가 수상한 아카데미 상이 인도 음악에 국제적인 정체성을 부여할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작곡가 라만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음반 판매를 많이 하는 예술가 중 한 명입니다.

또한 영화인들은 이번 아카데미 상이 인도 '발리우드'의 음악인과 기술진, 또 재능에 전 세계의 관심을 주목시킬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습니다.

'발리우드' 영화제작자 라케이시 메라는 이번 영화가 국경을 초월해 모든 재능있는 자들에게 감명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메라 감독은 서구세계에서 인도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이 곳을 찾아오거나, 아니면 이 곳에서 서구 세계로 세계의 영화를 만들러 나가는 모든 기술진이나 감독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함께 모여 재능을 발휘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슬럼독 백만장자'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또 다른 인도 영화의 수상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미국 영화제작자 메간 마일란의 단편 기록영화 '스마일 핑키'는 구순열, 이른바 언청이로 마을에서 쫓겨난 가난한 인도 시골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이 소녀는 그러나 한 사회복지사가 주선한 수술을 통해 평범한 소녀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슬럼독 백만장자'와 같은 영화는 인도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뿌리 깊은 가난으로부터 희망과 승리를 얻어낸 이야기입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 같은 이야기가 인도에 대한 서구인들의 정형화된 시각을 강화한다고 불평해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도인들에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자부심을 솟구치게 했습니다. 인도인들은 과거 아카데미 상을 두 번밖에 수상하지 못했었습니다. 지난 1982년 의상 디자이너 바누 아카이야가 받았으며, 이후 1992년 영화제작자 사타이아짓 레이가 일생일대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때문에 미국 할리우드의 중심 무대인 화려한 붉은 융단위에서 인도와 여러 인도인들을 줄거리로 한 영화들의 최우수상 수상을 목격하는 것은 실로 흥분의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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