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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클린턴 방문통해 대북정책 공조 재확인


한국 내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이번 방한이 북한의 핵 보유국 인정 여부 등 대북정책에서의 한-미 간 혼선 조짐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또 영부인 출신의 국무장관이라는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는 클린턴 장관의 일거수 일투족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우선 오늘 미-한 외교장관 회담에 대한 한국 내 평가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한국 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오늘 회담을 미국의 오바마 새 행정부와 한국 정부 사이에 혼선 조짐을 보였던 대북정책에 대한 공조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두 나라의 공통된 입장을 거듭 확인한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한국과 대화할 것을 촉구한 클린턴 장관의 메시지 또한 두 나라 사이의 공조가 튼튼함을 보여 준 것으로 꼽고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이상현 박사입니다.

"이제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가 너무 경색 국면이니까 이명박 정부의 체면을 세워주면서도 북한에 대해서 이 경색 국면을 빨리 풀라는 압박으로 들리네요."

이번 회담이 북한에 대한 압박보다는 대화를 촉구하는 데 강조점을 두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북한에 대한 메시지가 북한의 현 정권을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것은 북한에 대해서 나름대로 긍정적인 메시지가 아니냐, 또 한 가지는 북 핵 문제가 한반도 안정에 상당히 직결된다, 그래서 북 핵 문제가 미국 또는 한국의 우선순위에 들어간다, 이런 측면을 간접적으로 북한에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굳이 반발할 메시지는 없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질문2] 클린턴 장관의 청와대 예방이나 외교장관 회담 자리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며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이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이 미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향후 외교정책 기조로 밝힌 이른바 '스마트 파워'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스마트 파워'는 경제력에 기반한 '하드 파워'와 문화 가치관 등의 '소프트 파워'를 조화시켜 외교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개념입니다.

이 대통령은 또 "클린턴 장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국에 많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오찬에 나온 김치에 대해 "다이어트에 좋은 건강식으로 알고 있다"며 김치를 매직 푸드, 즉 마법과도 같은 음식이라고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외교장관 회담 자리에서도 유명환 장관이 "서울에 눈이 왔다"는 말에 클린턴 장관은 "그거 좋은 건가요? 그렇다면 내가 온 덕분인가 봅니다"라고 답하는 등 농담을 주고 받는 장면들이 연출됐습니다.

[질문3]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방문에 대해서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국무장관의 첫 방문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지 한국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새 외교정책, 특히 대북정책이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여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이런 저런 요구들이 클린턴 장관의 방한에 맞춰 분출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국 내 보수와 진보 단체들이 각각 집회를 갖고 상반된 주장을 펴기도 했는데요. 보수 성향 단체인 `반핵반김 국민협의회' 등 소속 회원들은 서울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클린턴 장관의 방한을 환영하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강경 대응하고 미-한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진보성향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소속 회원들은 서울 용산구 미8군과 외교통상부 건물 앞 등에서 미-북 간 직접대화를 통한 북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을 촉구했습니다.

이 밖에도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 시민사회와 학계 인사 40명은 클린턴 장관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북한 문제의 일괄타결과 한반도의 군사적 신뢰 구축, 북한의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 측의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질문4] 오늘 있었던 클린턴 장관의 다른 일정들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클린턴 장관은 20일 하루 일정을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방한 첫 공식 일정으로 한미연합사령부를 찾은 것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움직임과 관련해 한반도 방위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신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붉은색 재킷에 검정 롱코트 차림의 클린턴 장관은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으로부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서해 북방한계선에서의 도발 움직임 등에 대해 비공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또 서울의 이화여자대학교를 방문해 '여성의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재학생 등 2천 여명이 참석해 클린턴 장관에 대한 한국 여성들의 인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또 한국의 첫 우주인인 이소연 씨와 여성 국회의원 등 10 여명의 젊은 여성 지도자들과 간담회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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