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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메르루즈 국제재판, 공정한 사법절차 시험대


캄보디아인에 대한 대학살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공산 크메르루주 정권 지도부가 30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캄보디아 사법당국이 과연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 보겠습니다.

유엔 지원 하에 설립된 크메르루주 국제재판정은 17일 크메르 루즈의 전 지도자에 대한 역사적 심판을 시작했습니다.

'더치'라고도 불리는 '카잉 구에크 에아브'는 이날 인도주의 범죄와 고문, 살해 혐의로 법정에 섰습니다.

크메르루즈 집권 당시 1만2천 명이 넘는 캄보디아 인들이 정권에 대한 배반 혐의로 투옥됐으며 이들에 대한 고문과 처형이 빈번히 자행됐습니다.

크메르루주 국제재판정의 윌리엄 스미스 부검사는 지난주 태국의 방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7일 열리는 첫 재판에서 사법 절차가 결정될 것이고 변론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미스 부검사는 첫 재판에서 사법 절차와 범죄를 규명할 증거들이 제시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크메르루주의 만행이 처음으로 심판대에 오른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크메르루주 학살의 주역 중 한 명인 '더치'는 지난 1999년 태국과 캄보디아 접경 지역에서 체포됐으며 8년간 옥고를 치른 뒤 전범 재판소에 인계됐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피고 측 변호를 맡은 리차드 로저스 변호사는 '더치'가 크메르루주 지도부 가운데 유일하게 죄과를 인정했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로저스 변호사는 국제재판정은 단순히 피고에 대한 처벌과 보복 절차뿐만이 아니라 당사자들 간의 화해와 사건의 종결을 주도할 책임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로저스 변호사는 또한 '더치' 처럼 죄과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하면서 용서를 구하는 피고에게는 어떤 형이 내려져야 할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더치' 외에 크메르루주 전 지도자 4명도 내년 법정에 설 예정입니다. 국제재판정의 외국인 합동검사가 현재 수감 중인 5명 외에 다른 6명에 대한 조사를 추가하려 하자 캄보디아인 합동검사가 이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와 관련해 캄보디아 정부가 조직적으로 재판을 방해하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훈센 총리를 포함해 한때 크메르루주에 소속됐던 인사들이 현 캄보디아 정부 요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훈센 총리는 기소 대상자를 5명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크메르루주 국제재판정의 공정성을 감시하는 기구인 '열린사회 정의구현'의 헤더 라이언씨는 국제재판정이 현재 수감 중인 5명 외에 다른 인사들에 대한 심리를 추가로 진행해야만 법정의 신뢰성을 증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추가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만 크메르루즈 대학살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으며 아울러 국제재판정의 독립성을 보증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라이언씨는 또한 현재 캄보디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 크메르루즈 정권이 축출된 이후 태어난 세대로 당시의 잔학상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사법 절차가 아무리 적법하게 진행돼도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다면 성공한 재판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크메르루즈 공산정권의 수명은 길지 않았지만 집권 기간 동안 1백70만 명의 캄보디아 인들을 학살했습니다. 악명 높은 독재자 폴포트가 이끈 크메르루주는 노동자들과 근로자들의 이상향 건설을 앞세웠습니다. 크메르루즈는 모든 도시인을 시골의 농장으로 쫓아 보냈으며 지식인이나 배반자로 낙인 찍힌 이들을 가차 없이 고문하고 처형했습니다.

크메르루주는 1979년 캄보디아를 침공한 베트남군에 의해 축출됐으나 이후 태국 인근의 밀림으로 들어가 10년 넘게 끈질기게 저항했습니다. 폴포트는 그러나 법의 심판을 받기 전에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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