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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장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움 안된다'


아시아 4개국 순방의 첫 방문지로 어제 일본 도쿄에 도착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오늘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과 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두 나라가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특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북한의 최근 움직임은 문제 해결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오늘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기도 했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도쿄 차병석 기자를 연결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오늘 미-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논의된 핵심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도쿄: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은 오늘 (17일) 일본 외무성에서 회담을 갖고, 미·일 동맹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축으로 규정한 뒤 이를 한층 강화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6자회담에서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이 연대를 강화해 나가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모든 문제의 해결 실마리는 북한이 6자회담에 협력할지, 아니면 도발적인 행동을 할지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면 그에 상응해 국교를 정상화할 용의가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장관의 일정 중에 납치 피해자 가족을 면담한 것이 특히 관심을 끄는데요, 그 소식도 전해주시죠.

도쿄: 클린턴 장관은 일본 측이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오늘 오후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일정은 일본 외무성 측이 언론사에 미리 배포한 클린턴 장관의 일정표에도 빠져 있었습니다. 물론 사전에 이런 계획이 언론에 보도됐었고, 경호상의 문제 등이 고려된 것이긴 하지만 미국 측이 납치 피해자 가족 면담을 '깜짝 카드'로 생각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면담 자리에서 피해자 가족들이 "납치 가족들이 일본으로 돌아오도록 미국이 협력해 달라"고 호소하자 클린턴 장관은 "납치는 잔혹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해결을 위해 (북한에) 어떻게 압력을 행사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납치 문제는 미국에 있어서도 우선해야 할 과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클린턴 장관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의 철회를 요구하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잘 조사해서 대응하겠다"면서 명확한 답변을 피했습니다.

히로후미 외상은 클린턴 장관이 납치자 문제와 관련해 북한 측에 압력을 넣겠다고 말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히고, 일본은 북한이 납치자 문제 재조사에 착수하면 대북 제재를 해제할 것이란 점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미-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소 다로 총리 간 미-일 정상회담을 오는 24일 열기로 합의했다고요.

도쿄: 그렇습니다. 미-일 정상회담은 원래 다음 달 중 개최하는 것으로 양국이 의견을 조정해왔는데요, 오늘 외무장관 회담에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 간 첫 정상회담을 오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키로 합의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아소 총리는 오바마 정권이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최초의 외국 정상"이라면서 "세계경제가 곤란한 상황에서 세계 제1, 2의 경제대국이 협력하는 것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일 양국 정상은 4월2일 열리는 제2차 주요 20개국(G20) 금융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에 조율하고, 북 핵 문제와 아프가니스탄 지원 문제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번 첫 해외 순방에선 일본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한국 중국 등도 방문할 예정이 아닙니까. 그 가운데서도 일본을 가장 먼저 방문한 것에 대해 일본 측의 반응은 어떤가요.

도쿄: 말씀하셨듯이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방일은 장관 취임 후 첫 번째 해외 방문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바락 오바마 새 정권이 일본 보다 중국을 중시할 것이라는 일본 내 우려를 감안해서 미국 측이 일본을 배려한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특히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해서 일본 측에 '테러와의 전쟁'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나카소네 외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클린턴 장관이 최초 방문국으로 일본을 선택한 것은 미-일 동맹을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오늘 하룻동안에만 10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하는 등 강행군을 해서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어제 밤 도쿄에 도착한 클린턴 장관은 오늘 아침 일찍 일본의 대표적 신사 중 하나인 메이지진 궁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미-일 외무장관 회담과 오찬,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괌 이전 협정서명, 미-일 외무장관 공동 기자회견,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 면담을 했구요. 이어서 일본 왕실을 예방하고,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 면담, 도쿄대학 방문과 학생 대화, 아소 다로 총리 면담과 만찬,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 면담 등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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