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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 활동에 영화 등 시청각 자료 활용 늘어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알리는 인권단체들의 활동에 뚜렷한 변화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강연이나 전문가 회의, 길거리 시위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영화 등 시각 자료를 통해 일반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려는 시도가 일반화 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 인권 단체들의 운동 방식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 겁니까?

답 : 한 마디로 사람들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각 자료를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겁니다. 영화나 다큐멘타리 상영, 음악 연주, 탈북자가 직접 그린 그림, 시 낭송 등이 대표적인데요, 당장 다음 달에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제9회 북한인권 난민 국제회의가 좋은 사례입니다. 회의를 주관하는 북한인권시민연합과 호주 북한인권위원회는 전문가 토론회와 발표회 사이사이에 북한의 실상을 담은 영상과 자료 소개 순서를 다수 배치했습니다. 가령, 개막식에 이어 바로 탈북자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의 연주와 탈북자 화가 선무 씨의 그림전이 열리고요. 이어지는 토론회에서는 한국의 ‘조선일보’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 주요 장면과 북한 월간지 ‘림진강’이 지난 해 가을 북한에서 직접 촬영한 동영상이 소개됩니다. 또 별도로 ‘영화를 통해 보는 북한’ 순서가 마련돼 있는데요. 정치범 수용소인 15호 요덕 관리소의 실태를 추적한 다큐멘터리 ‘요덕 스토리’가 상영됩니다.

문: 요덕 스토리는 뮤지컬로도 공연돼 눈길을 끌었는데 다큐멘터리도 있군요.

답: 네, 폴란드 출신 안드레이 피딕 감독이 요덕 관리소 출신 탈북자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만든 작품인데요. 피딕 감독은 ‘퍼레이드’라는 다큐물로 잘 알려져 있죠. 이번 국제회의에서는 피딕 감독과 관리소 완전통제구역 출신 신동혁 씨가 관리소의 인권 실태에 관해 토론할 예정입니다.

문: 미국에서도 영상을 통한 북한 인권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죠?

답: 그렇습니다. 일반 북한주민들과 탈북자들이 겪는 애환을 그린 영화 ‘크로싱’ 시사회가 좋은 예인데요, 미국 내 여러 교회에서 최근 거의 매주 시사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이 입수한 시사회 일정을 보면 14일부터 이 달 말까지 뉴욕과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동북부 지역에서 다섯 차례 시사회가 열립니다. 장소는 한인 교회와 미국인 교회 등 다양하구요, 특히 오는 21일과 22일에는 미국 최고의 명문 하버드대학에서 두 차례 시사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기독교북한선교단체 ‘PSALT’ 미셸 김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미셸 김 대표는 하버드대학 뿐 아니라 보스턴 지역의 대학생들과 지역 교회, 그리고 하버드대학 졸업생들이 뜻을 모아 크로싱 시사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보스턴 지역은 전통적으로 인권에 대한 관심이 커 일정을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었다는 게 김 대표의 말입니다.

문: 북한 인권 운동에 이렇게 영상 자료가 활용되는 배경에 대해 관계자들은 어떻게 얘기하던가요?

답: 미국 같이 큰 나라에서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일은 시간과 거리상 한계가 많지만, 영화 등 자료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PSALT 의 미셸 김 대표는 말합니다.

김 대표는 특히 영화는 북한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다양하게 담고 있어 실상을 알리기가 쉬울 뿐 아니라 감동까지 있어 마음을 움직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사회 뒤 눈물을 흘리는 청중들을 상대로 북한의 현실을 얘기해 주고 참여를 권하면 많은 사람들이 호응한다는 것이죠.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이영환 조사연구팀장도 영상물은 마음과 마음이 만날 수 있는 중요한 공감대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 북한 인권 실태를 말하는 글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쌓아놓으면 몇 트럭은 족히 될 정도로 많은 양인데, 글로 대하는 것과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고 하는 게 굉장히 오래 남고 그 사람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팀장은 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영화나 북한 내부의 실상을 담은 동영상들이 풍부해진 점도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 워싱턴에서 영화 크로싱 시사회를 가졌던 북한자유연합도 오는 4월 말에 열리는 제 6회 북한자유주간 행사에서 더 많은 영상물과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앞으로 북한 인권 관련 행사에서는 영화나 다큐멘터리, 연주회 등 문화자료들이 더욱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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