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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일본 남극해 포경 활동 저지


최근 남극해에서는 일본의 고래잡이에 항의하던 환경단체 회원들이 일본 어선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본이 고래잡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관계자들은 오히려 환경단체들이 폭력적인 방법으로 정당한 고래잡이를 방해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환경단체들이 일본 어선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군요?

답: 네. 미국에 본부를 둔 '시 셰퍼드(Sea Shepherd)'라는 단체인데요, 해석하면 '바다의 수호자'라는 뜻이죠. 이 단체는 1980년대 초반부터 일본의 고래잡이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벌여왔는데요. 직접 배를 타고 나가 고래잡이 활동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고래잡이를 위해 남극해로 간 일본 선단을 추격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이들이 어선에 다가가자, 일본 측 선원들이 물대포를 쏘고, 또 쇠뭉치와 골프공 같은 물체를 던져서, 회원 2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주장입니다. 한 마디로 자신들의 평화적인 시위를 일본 어선들이 폭력적인 방법으로 저지하려 했다는 것이죠.

문: 공해에서 국제 환경단체의 활동을 위험한 방법으로 저지했다면 가벼운 사안이 아닌데. 일본 측의 주장은 어떤가요?

답: 일본은 '시 셰퍼드'를 '테러리스트'라고 묘사했습니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먼저 공격을 해왔으며, 자신들은 방어의 목적으로 물대포 만을 발사했다는 주장입니다. 일본 어업협회 관계자는 환경단체 회원들이 먼저 상한 버터가 든 병과 페인트 등 유해물질을 던졌고, 로프를 배 앞에 던져서 항해를 방해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데요. 사실 일본 고래잡이 어선과 환경단체들의 충돌, 또 이들의 엇갈린 주장은 비단 올해 만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매년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답: 맞습니다. 지난 해에도 이 맘 때쯤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일본의 대규모 고래잡이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은 것은 오래된 일이고요. 특히 지난 1985년에는 '국제포경위원회' IWC가 멸종위기에 처한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상업용 포획을 전면 금지했는데요. 하지만 일본이 연구 목적이라는 이유로 고래잡이를 계속하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 셰퍼드' 외에도 '그린피스' 같은 환경단체들이 직접 배를 몰고 가서 적극적인 저지 활동을 펴고 있는 것입니다.

문: 고래잡이가 금지됐는데, 일본은 계속 고래를 사냥한다면 환경단체들이 반대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답: 일본의 입장은 다릅니다. 우선 자국의 고래잡이는 상업용이 아니라 연구용이라는 주장입니다. 일본의 고래잡이는 남극해와 태평양 북동부에서 이뤄지는데요. 올해도 밍크 고래 9백30마리와, 긴수염 고래 50 마리를 포획한다는 계획입니다. 1천 마리에 가까운 숫자인데요. '국제포경위원회'의 상업용 포경 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의 연간 2천여 마리에 비하면 줄어든 숫자죠. 아무튼 일본은 고래의 개체 수 변화를 조사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 정상적인 고래잡이 재개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 목적이라는 주장입니다.

문: 하지만 그렇게 잡은 고래는 상업적으로 판매되지 않습니까?

답: 네. 그렇기 때문에, '연구용' 이라는 이유는 눈가림에 불구하고 일본이 여전히 상업적 목적의 고래잡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인데요. 이렇게 잡은 고래는 대부분 식용으로 판매되고요. 더군다나 고래잡이를 주관하는 일본의 '고래연구소 (ICR)'라는 단체는 비영리단체로서, 정부 자금 외에도 상업적으로 고래를 판매하는 업체들의 지원을 받아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도 상업적인 목적의 고래잡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죠.

문: 고래가 멸종위기에 처했는데, 오히려 연구용으로 고래잡이를 계속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답: 그 점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의 입장은 조금 다른데요. 고래의 개체 수가 그동안 많이 회복됐으며, 이제는 제한적으로 상업적인 고래잡이를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오랜 고래잡이 전통을 가지고 있는 노르웨이도 비슷한 주장을 펴고 있는데요. 물론 호주와 뉴질랜드, 영국처럼 고래잡이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문: 아무튼 당분간은 고래잡이를 둘러싸고 일본 어선과 환경단체들의 물리적인 충돌이 계속될 것 같군요?

답: 환경단체들 입장에서도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들은 제한된 예산 때문에, 소규모 선박 등을 이용해 대형 어선에 항의하고 있으니까요. 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도 상한 버터나 페인트가 들어있는 병을 던지거나, 로프로 배의 항해를 방해하는 정도인데요. 일본 어선들도 이들의 몸을 던진 저지 노력에 대응해서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고요. 환경단체의 이런 활동은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있는데요. 이런 뉴스를 통해서도 그렇고요, 또 미국 텔레비전은 환경단체들의 고래잡이 저지 활동을 연속 다큐멘터리로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일본의 고래잡이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환경단체들의 움직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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