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유럽연합-중국, 정상회담 합의

  • 김연호

티베트 문제로 그동안 서먹했던 유럽연합과 중국의 관계가 다시 풀리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중국은 지난해 말 달라이 라마의 프랑스 방문으로 취소됐던 정상회담을 곧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먼저 유럽연합과 중국이 지난 해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가 취소했던 일부터 살펴보죠. 이유가 뭐였습니까?

기자: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해12월 프랑스를 방문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만났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여기에 강력히 반발해서 12월로 예정돼 있던 유럽연합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했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유럽연합의 순번 의장국으로서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주최하기로 돼 있었는데요, 중국은 사르코지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회담을 유럽연합 전체와 연결해서 문제 삼았던 겁니다.

MC: 그런데 유럽연합과 중국이 서먹했던 관계를 풀고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해 중국과 유럽연합의 정상회담이 취소된 뒤 처음으로 고위급 회담이 지난 주 열렸습니다. 유럽을 순방한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벨기에에서 유럽연합의 주제 마뉴엘 바로수 집행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정상회담을 곧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 상반기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유럽연합과의 강력한 상호 신뢰가 양측의 관계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는 말로 그동안 있었던 외교적 마찰이 해소됐음을 내비쳤습니다.

MC: 유럽연합과 중국이 관계 강화에 다시 나섰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이번 회담에서는 세계 금융위기와 기후변화 문제가 가장 중요한 협력 분야로 꼽혔습니다. 바로수 위원장은 이 두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유럽연합과 중국의 관계 강화가 필수적이라면서, 원자바오 총리도 이 점에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양측은 지적재산권 보호와 민간 항공산업 발전, 산업 안전과 보건 등 9개 협력 분야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2차 고위급 경제ㆍ통상 회담도 오는 4월에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MC: 유럽연합과 중국이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만큼, 티베트 문제로 생긴 양측의 앙금이 없어졌다고 봐야 하는 겁니까?

기자: 유럽연합 차원에서는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티베트 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는 국가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프랑스가 그 대표적인 국가인데요, 원자바오 총리는 이번 유럽 순방에서 프랑스를 방문 대상국에서 뺐습니다. 이 때문에 프랑스 대통령 궁에서 열릴 예정이던 중국과의 수교 45주년 기념행사도 취소됐습니다. 독일도 티베트 문제를 거듭 거론하고 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을 방문한 원자바오 총리에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회담할 것을 촉구하고 독일이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07년 달라이 라마가 독일을 방문했을 때 직접 만나 환대했었는데요, 중국이 이 걸 문제 삼아서 한 때 독일과의 회담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MC: 중국이 달라이 라마와 유럽 정상들의 만남을 이렇게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중국은 기본적으로 달라이 라마를 티베트 분리독립 세력의 주동자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 달라이 라마를 유럽 정상들이 공식적으로 만나는 건 내정 간섭에 해당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티베트는 중국 서부 히말라야 고원지대에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지난 13세기부터 티베트가 중국 영토의 일부였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티베트인들은 티베트가 수세기 동안 독립국가로서 왕국을 유지했던 역사가 있는 만큼, 중국의 지배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MC: 올해로 티베트에서 반중국 봉기가 일어난 지 50년이 되지 않습니까? 티베트와 중국의 관계가 더 험악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벌써부터 티베트의 수도 라싸에서는 긴장이 흐르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 주 라싸의 가정집과 사무실, 호텔 등을 대대적으로 수색해서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들을 색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티베트의 독립과 인권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중국 당국이 반중국 봉기 50주년을 맞아 티베트인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선수를 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지난 1959년 3월10일 티베트인들이 중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봉기가 일어났지만 20일만에 중국 군에 의해 진압됐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반중국 봉기가 실패로 끝난 뒤 인도로 피신했는데요, 티베트 망명정부도 현재 인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