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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츠 전 국무, ‘북한 핵 문제 중국 설득 필요’


전세계적인 핵 확산 위협과 관련해 가장 시급한 도전은 핵 에너지 이전 문제라고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의 핵 기술 이전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핵 확산과 관련해 전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우라늄 농축 능력의 이전이라고 워싱턴에서 열린 한 핵 관련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과 샘 넌 전 상원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9일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스탠포드대학의 시드니 드렐 교수는 핵 에너지 확산이 현재 전세계가 직면한 가장 시급하고 어려운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드렐 교수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전진(Taking Steps toward a World Free of Nuclear Weapons)’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세미나에서 낮은 비율로 우라늄을 농축해 경수로를 가동할 수 있다면 이는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능력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라늄은 저비율로 농축될 경우 중수로와 경수로 가동을 위한 연료로 사용되지만, 고비율로 농축된 우라늄은 핵무기 제조에 사용됩니다. 현재 핵확산금지조약 (NPT) 체제 아래서 우라늄 농축을 비롯한 평화적 핵 활동은 조약 가입국의 고유 권리로 보장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원자로 가동을 위한 핵 에너지 개발에 뛰어들면서 직접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 해도 기술 이전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드렐 교수와 함께 세미나에 참가한 데이비드 생어 `뉴욕타임스’ 신문 기자는 최근 밝혀진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은 이 같은 핵 기술 이전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생어 기자는 많은 전문가들은 우라늄 농축 능력이 있으면 고농축 우라늄과 핵무기 제조에 불과 몇 달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북한이 몇 년 동안 국제적 감시를 피해 시리아에 핵 기술을 이전해 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스라엘이 지난 2007년 폭격해 파괴한 시리아 내 핵 원자로 건설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은 미국은 중국과 일본의 역학 관계에 기초해 중국이 북한의 핵 확산을 막는 데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의 가장 큰 두려움은 일본이 핵무기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저지하지 않는다면 일본의 핵 무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중국에 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핵위협이니셔티브(Nuclear Threat Initiative, NTI) 의 의장인 샘 넌 전 상원의원은 전세계는 ‘핵무기 없는 안전한 세상’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샘 넌 전 의원은 현재 전세계는 핵 확산 위험에 직면한 거대한 산의 바닥에 있다고 비유하고, 지금은 한치 앞도 볼 수 없지만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산의 정상을 향해 힘겨운 등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샘 넌 전 의원은 현재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공화당 소속 리처드 루거 의원과 함께 17년 전 ‘넌-루거(Nunn-Rugar) 공동 위협 감축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03년 구 소련의 핵무기와 미사일 감축에 적용됐던 이 프로그램을 전세계로 확장한 ‘넌-루거 확장법'을 채택했고, 현재 이 프로그램을 북한에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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