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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군축회담 제의


북한이 오늘 (2일)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핵 군축회담을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핵 군축회담 주장은 그동안 간간히 제기돼 온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성명은 최근 잇따른 대남 공세와 바락 오바마 새 행정부 출범에 즈음해 나온 것이어서 북 핵 6자회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서울의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1) 북한 당국이 오늘 핵무기 보유국 간 핵 군축회담을 주장했다구요,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오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 간 핵 군축회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TV가 보도했습니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가진 문답에서 한반도의 비핵화가 북한의 핵 폐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한반도 핵 검증을 위해서는 남한도 검증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TV 보도 내용입니다.

"미국의 핵 위협을 청산하기 위한 남 핵 폐기가 없는 한 우리의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북 핵 폐기는 영원히 실현될 수 없을 것이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정전 상태의 종식을 외면하면서 교전 상대방의 핵무기를 제거하려는 것이야말로 파렴치의 극치라며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것이 우선임을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2)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한국군 당국은 북한군이 '남한 전역에 대한 핵 검증과 핵 군축'을 주장한 데 대해 "상투적인 떼쓰기 전술"이라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한국군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가 이미 1991년 12월 한반도 핵무기 부재를 선언한 마당에 북측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1991년 공군용을 제외한 모든 전술핵을 폐기하고 전략핵의 현대화 계획도 제한한다고 발표했으며 유럽과 동시에 한반도에 배치된 핵무기를 전면 철수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도 미국의 전술핵 폐기 및 한반도 핵 철수 방침의 후속 조치로 1991년 한반도 비핵화 5원칙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주한미군 측도 2005년 7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천명했습니다.

(진행자 3) 북한은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통상적으로 외무성 대변인이 나서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총참모부 대변인이 나선 이유는 무엇입니까?

총참모부 대변인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달 13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성명과 같은 것이지만, 외무성 대변인 성명은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를 겨냥한 것이라면 이번 문답은 한국 정부를 직접 거론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변인의 주장은 최근 총참모부가 "대남 전면대결 태세"를 선언하며 남북관계를 정치적 대립에서 더 나아가 군사적인 대결 상태로 악화됐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동국대 김용현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그 동안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한 성명이나 문답을 통해서 미국 등 국제사회를 향한 북한의 핵 군축의 주장이었다면 지금은 총참모부 대변인의 문답을 통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결국엔 미국을 향한 메시지기도 하지만 지금의 일련의 북한 대남 강경모드의 하나의 연장선상에서 언급되고 있는 게 아니냐 그런 판단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진행자 4) 이번 성명을 미국과의 직접 협상이나 한국의 대북정책을 바꾸기 위한 시도로 보는 견해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주장이 미국의 직접 협상이나 핵 군축을 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는 한국의 강경 대북정책을 누끄러뜨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입니다.

"미국과의 직접협상이라든지 핵 군축을 하는데 있어서 걸림돌인 남한의 강경 대북정책을 바꿔야 된다 또는 바꾸게 해야 된다고 하는 그런 입장에서의 북한의 행보가 지금의 외무성 대변인 성명이 아닌 총참모부 대변인의 문답형식으로 나온 게 아닌가 그런 판단이 가능할 수도 있겠습니다."

(진행자 5) 이런 가운데 3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평양을 방문하고 오는 19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동북아 안보실무회의가 열리는데,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봅니까?

내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방북하고 19일 모스크바에서 6자회담 산하 동북아평화안보체제 3차 실무그룹회의가 열립니다. 그런 만큼 미국 새 정부에도 북한이 미국과 앞으로 미-북 핵 협상에 있어서 북한의 최고의 최대치의 범위를 설정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미-북 직접대화나 6자회담 속에서 이 핵 문제가 논의될텐데 북한 입장에서는 이것을 공식화시키고 싶다는 얘기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시점으로 봐서 오는 19, 20일 날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회담을 앞두고, 그리고 3일부터 7일까지 미국의 비정부 기구차원에서 가는 방북 뭐 이런 걸 앞두고 나름대로 군부에서 원칙적 입장을 대남 대미 또 모두에 다 두고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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