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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인사들, 북 핵 일괄타결 방안 잇따라 제시

  • 최원기

지난 주 출범한 미국의 바락 오바마 새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진영 인사들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일괄타결 방안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왜 이런 방안이 제기되고 있고, 그 내용은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최 기자, 최근 미국에서는 북한 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이 제기되고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전후해 워싱턴 조야에서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여러 해법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 진영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핵 문제를 '일괄타결' 또는 '주고받기'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문)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주장을 펴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죠.

답) 우선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한국과장에 이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KEDO) 사무총장을 역임한 찰스 카트먼은 북한 핵 문제를 풀려면 북한에 경수로 등 에너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카트먼은 지난 27일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한반도 학술회의에서 북한에 아무 것도 주지 않으면서 핵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핵을 폐기시키려면 중유 등 에너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했던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도 카트먼과 비슷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문)그 밖에 또 어떤 주장이 있습니까?

답)미-북 간 현안에 대한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 방안은 민주당 진영의 한반도 전문가인 토니 남궁 박사와 뉴욕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 등이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미국과 북한이 6개의 카드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미국은 북한에 중유를 주고 그 대가로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를 완료하는 것입니다. 이어 미국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북한의 재처리 시설 폐기와 핵 검증 착수에 발맞춰 평양에 미국대사관을 설치하는 등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고, 중유 등 에너지 지원을 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문) 카터 전대통령도 최근 그와 비슷한 얘기를 했죠?

답) 그렇습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AP통신' 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에 외교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안전보장, 에너지 등을 제공하고 북한의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폐기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표현은 조금씩 달라도 결국 북한과 일괄타결 또는 주고 받기식' 협상을 해서 핵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인데요. 이런 주장이 나오는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역시 종전에 부시 행정부가 해온 대북 핵 협상에 대한 반발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그 동안 핵 신고-불능화-검증-핵 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해법을 추구해 왔는데요. 지난 3년 간 이 방안을 추진해 보니까, 미-북 간에 신뢰가 조성되지 않을 뿐 아니라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 비핵화를 위한 9.19 공동성명이 나온 것이 2005년인데요, 지난 4년 간 실천된 것은 핵 신고와 불능화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시간을 이렇게 끌지 말고 양측의 고위급 대표가 테이블에 마주 앉아서 서로의 카드를 한 몫에 맞바꾸자는 것이 일괄타결 방안의 핵심입니다.

문)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언급했던 내용인데요. 종전의 부시 행정부 대북정책과 민주당 방안과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답)정책의 목적, 그러니까 북한을 비핵화시켜야 한다는 점에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그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의 측면에서 민주당은 좀더 유연성을 발휘하자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대북 경수로 지원 문제는 공화당 정권 시절에는 잘 안 나오던 얘기였는데요, 민주당 사람들은 좀더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문) 민주당 진영에서 나오고 있는 북 핵 일괄타결 방안은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론인 '줄 것을 주고 받을 것은 받자'는 얘기와 비슷한 것인데요. 한국은 이 방안에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일괄타결 방안은 현재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을 뿐 아직 오바마 행정부의 공식 정책은 아닙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보수 성향 야당인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는 29일 서울에서 미국이 일괄타결 방안을 추진할 경우 북한의 협상 전략에 말려들 공산이 크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문) 문제의 핵심은 과연 오바마 행정부가 일괄타결 방안을 자신들의 공식적인 대북정책으로 채택할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지 열흘 밖에 안 된데다가 북한 핵 문제를 다룰 정책 담당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민주당 내부에서도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강경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좀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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