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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북한 조평통 성명유감'


북한의 대남정책 총괄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즉 조평통은 30일 성명을 내고 정치 군사적 남북 합의들을 모두 무효화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조평통은 성명에서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 TV 는 "특히 이명박 정권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의 통일 망발과 반공화국 인권 소동, 삐라 살포와 모략 방송 강화, 급변 사태와 선제공격론의 제창 등으로 북남 합의 사항들을 무참히 파괴, 유린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남북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에 포함된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 관련 조항에 대해 "북남 합의 파괴 책동으로 서해 해상군사경계선 관련 조항들이 휴지장으로 되어버린 조건에서 그 조항들을 완전히 그리고 종국적으로 폐기한다는 것을 공식 선포한다"고 밝혔습니다.

조평통은 남북기본합의서 상 NLL 조항은 "조선반도에서 군사적 충돌과 전쟁 위험성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지, 결코 조선전쟁 교전 일방인 미국이 일방적으로 그어 놓은 불법, 무법의 북방한계선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다"며 "남의 집 마당에 제멋대로 금을 그어놓고 제집 마당이라고 우격다짐하는 어리석은 행위는 이제 더 이상 통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조평통은 이와 함께 '비핵 개방 3천' 입안자인 현인택 고려대 교수를 통일부 장관에 내정한 것은 "우리와 끝까지 엇서나가겠다는 것을 세계 면전에 선언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조평통은 "이제 북남 관계는 더 이상 수습할 방법도, 바로잡을 희망도 없게 됐다"며 "북남 사이의 정치 군사적 대결은 극단에 이르러 불과 불, 철과 철이 맞부딪치게 될 전쟁 접경으로까지 왔다"고 주장하고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까지 부정한 마당에 이제 그 무슨 대화에 대해 논할 여지가 있고 화해와 협력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입니다.

"정부는 오늘 북한이 조평통 성명을 통해 정치 군사적 대결 상태와 관련된 모든 합의 사항의 무효화와, 해상 불가침 경계선 관련 조항 일방 폐기를 주장한 것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남북기본합의서 등 남북 간 합의는 쌍방 합의에 의해 수정하는 것이며 일방의 주장에 의해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며 "NLL은 지난 반세기 동안 남북 간 해상 군사분계선으로 준수돼 왔으며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새로운 해상 불가침 경계선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초강경 성명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한편 앞으로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지난 17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발표에 대해 한국 정부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압박강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의연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조평통 성명이 남북기본합의서 상 NLL 조항을 폐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NLL은 50여년 간 지켜져 온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으로 북한의 침범 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방부는 또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NLL에서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군은 지난 17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 발표 이후 발령한 전군 경계태세 강화 지침을 유지하고 있으며 NLL에 인접한 백령도와 연평도 일원에서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한 상태입니다.

한국 정치권은 조평통 성명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보수 성향 야당인 자유선진당은 북측의 이번 조치를 대남 압박전술로 보고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야당들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면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북한이 정치 군사적 대결의 긴장 수위를 높이는 것은 북한 내부의 통제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은 데 따른 것 같다"며 "언제 어디서든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북한의 성명 발표에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런 성명을 내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북한은 빨리 대화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북한이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우리 이명박 정권도 대북정책 기조를 하루빨리 바꿔서 조건 없는 남북 대화를 성사시켜야 됩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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