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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특집:인터뷰]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 김연호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과 더불어 오바마 행정부가 정식 출범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맞아 다양한 분야의 북한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는 특별 프로그램, <새해에 듣는다> 시리즈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곱 번째 마지막 순서로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 경제 전문가로 꼽히는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으로부터 올해 북한경제 전망에 관해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에 김연호 기잡니다.

(김) 그동안 북한경제에 관한 책과 연구보고서를 많이 발표하셨고, 작년에는 개성공단도 방문하셨지요. 이렇게 북한경제에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원래 저는 한국경제를 다루면서 연구원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북한을 이해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그렇게 시작한 북한 경제 연구가 벌써 15년째 됐네요.


(김) 최근 들어서는 북한의 기아와 식량 문제를 많이 다루셨지요?

북한에서 수십만 또는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정말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연히 연구 대상이 돼야죠. 또 북한의 기아 문제는 북한 경제와 사회가 작동하는데 중대한 영향을 미쳤고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 있는 만큼 북한의 현재를 알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반드시 다뤄야 합니다.

(김) 그럼, 북한의 식량 문제부터 얘기 나눠보죠.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은 어떨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북한에서 소비되고 있는 식량 대부분은 북한에서 자체 생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식량 사정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수확량이 관건인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립니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지난 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전년보다 늘어난 4백만t 이상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에,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는 오히려 전년보다 줄었다는 입장입니다. 이 추정치들을 식량 수입분과 지원분에 합하면 3백80만t에서 5백만t이 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해 북한에서 5백만t 이상의 식량이 필요했던 만큼 식량 부족이 여전했고 올해도 이런 상태에서 출발했다고 하는데요,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주민의 최소 식량 필요량을 너무 높게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북한이 한 해 필요한 식량은 4백30만t 정도이구요, 따라서 상당한 양의 외부 지원이나 수입이 있다면 북한은 식량이 약간 남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량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또 지역적으로는 북한의 동북부가 작황이 계속 안 좋기 때문에 남서부에 비해 여전히 식량 부족을 심하게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북한은 해마다 식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데, 북한의 경제체제나 지도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십니까?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북한은 식량 생산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식량 부족 사태를 해결할 장기적인 방안은 식량 생산을 늘리기 보다는 수출을 늘리는 데서 찾아야 합니다. 산업을 일으켜서 수출한 돈으로 미국이나 호주 같은 나라에서 식량을 사오는 것이죠.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나라보다 더 효율적으로 잘할 수 있는 산업 분야에 집중하는 경제체제를 만드는 게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에 유리합니다.

(김) 지금 전세계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도 예외는 아닌데요, 북한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의 경제가 나빠지면 북한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현재 북한은 10 년이나 20년 전에 비해 국제적인 변화에 더 노출돼 있습니다. 지난 해 국제 식량가격이 폭등했을 때 북한이 식량을 수입하기 어려웠던 사실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올해 북한경제는 중국의 경기 둔화로 악영향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경제가 국제경제에 통합된 정도가 낮아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의 정도가 낮기는 하겠지만,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겁니다. 특히 북한은 중국에 광물을 많이 수출하고 있는데, 중국의 산업생산이 줄면 수출량 뿐만 아니라 수출 가격이 함께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도 북한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데요, 남북한 교역이 이미 상당히 정치화돼 있는 마당에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기 때문에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다음은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지난 해 이집트 기업 오라스콤이 북한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실제로 오라스콤이 투자한 이동통신 서비스가 평양에서 개통됐는데요, 북한에 외국인 투자가 활성화될 것을 알리는 신호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예외적인 경우라고 봐야 할까요?

오라스콤의 대북 투자는 아주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오라스콤이 이미 발표대로 북한에 실제로 투자한다면 투자액은 4억 달러에 이를텐데요, 그동안 민간 부문이 개성공단에 투자한 규모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북한은 전에도 통신 분야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외국인과 투자 합의를 해 놓고 나중에 약속을 어기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따라서 오라스콤의 투자 계획이 궁극적으로 완전히 실현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투자 계획이 이뤄진다면 정말 대단한 사건이 될 것이기 때문에 주의 깊게 지켜볼 일입니다.

(김) 올해 북한경제 운영과 관련해서 북한 지도부에 제안을 하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북한 지도부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개혁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정부와 상관없이 부를 쌓고 나름대로의 입장을 취하는 기업가 계급이 성장하는 것에 대해서 북한 지도부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기업가 계급을 억압하는 한 북한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타개하기 어려울 겁니다. 경제 변화의 국내 정치적 의미에 대해서 더 완화된 태도를 취하라고 북한에 권하고 싶습니다.

(김) 끝으로 올해 북한경제에 관한 연구계획이 있으시면 소개해 주시죠.

지금 몇 가지 연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3백 개 중국기업을 상대로 이미 설문조사를 끝냈는데, 조사결과를 분석하는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끝냈는데요, 조사결과를 보면 북한의 경제변화 뿐만 아니라 정치범 수용소, 북한주민들의 정치적 태도 등에 관해서도 아주 유용한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이 자료도 분석에 들어가야 하는데요, 몇 달 안에 작업을 끝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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