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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 외교정책 전환, 북한에도 기회’


지난 주 취임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는 등 전임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하나 둘씩 뒤집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 같은 외교정책 전환이 북한에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빠른 속도로 전임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뒤집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무 사흘째인 지난 22일 쿠바 관타나모의 테러 용의자 수용소를 폐쇄하도록 지시한 데 이어 이란과 대화할 뜻을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대사는 27일 핵 문제를 풀기 위해 이란과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취임 후 첫 인터뷰를 아랍 위성방송인 ‘알 아라비아’와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슬람의 적대국이 아니며, 때때로 실수를 저질렀고 완벽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은 기본적으로 남을 억압하는 나라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관측통인 스티븐 코스텔로 씨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과 움직임은 전임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란을 북한,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은 물론 이란과의 대화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이란과 직접 대화를 할 경우 상대방의 정치적 입지만 강화시켜 준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은 다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핵 문제이며, 이를 풀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가급적 배제하고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관측통들은 말합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란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정책 전환이 북한에도 상당한 시사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 마디로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노선은 대화를 강조하는 개입정책으로, 조만간 북한과도 직접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반도 관측통인 코스텔로 씨는 오바마 행정부가 앞으로 북한에 대해서도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란과 북한은 핵 문제라는 공통점 못지 않게 차이점도 크다고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지적합니다.

우선 이란은 중동의 큰 나라이자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입니다. 또 이란은 현재 핵을 개발 중이지만 북한은 이미 3년 전에 핵실험을 실시했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진행되다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은 우선순위가 높은 반면 북한은 낮은 편이라고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지적합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1순위 외교 과제는 이란과 팔레스타인 등 중동이며, 북한은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7일 오바마 행정부를 겨냥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미-북 관계가 외교적으로 정상화된다고 해도 미국의 핵 위협이 남아 있는 한 북한의 핵 보유 지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 북한의 인민군 총참모부는 같은 날 `대남 전면 대결’을 선언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에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진정 오바마 행정부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으면 한국과 일본에 대해 좀더 유연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충고합니다. 기본적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대화를 통해 핵 문제를 풀려고 하는 데 북한이 지금처럼 한국, 일본과 험악한 관계를 연출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운신의 폭을 좁힌다는 지적입니다.

“한반도 관측통인 스티븐 코스텔로 씨는 북한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으면 남북대화를 재개하거나 일본인 납치 문제에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스스로 미사일 발사 중단을 선언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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