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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김덕수 사물놀이패 워싱턴 공연


이번에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의 김덕수 사물놀이 패 공연 소식을 전해 드리고요. ‘The Reader’ 즉 ‘책 읽어주는 사람’이란 제목의 새 영화도 소개해 드립니다.

북한에서도 음력 설 연휴를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설 연휴를 맞아 남한에서는 다양한 국악 공연과 민속놀이 행사가 펼쳐지고 있더군요. 그런데 설날 축하 무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사물놀이죠. 북과 장구, 징, 그리고 꽹과리…… 이렇게 네 가지 악기로 연주되는 사물놀이는 농악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현대 사회에 맞게 재창조한 것이라고 하죠. 26일 설을 앞두고 최근 워싱턴에서도 사물놀이 공연이 열렸는데요. 부지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최근 미국 수도 워싱턴 디씨에서 한바탕 신명 나는 놀이판이 벌어졌습니다. 스미소니안 재단 산하 프리어 미술관에서 한국의 사물놀이 공연이 열린 것인데요. 미술관내 마이어 강당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북과 장구, 징과 꽹과리가 엮어내는 가락에 어깨춤을 추면서 흥겨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날 공연은 한국 사물놀이의 거장 김덕수 교수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제자들과 함께 꾸민 무대였는데요. 김덕수 교수를 비롯한 연주자들은 객석 뒤에서 깜짝 등장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고요. 제사상이 차려진 무대에 올라 앞날의 복을 비는 비나리로 공연의 막을 올렸습니다. 비나리가 연주되는 동안 일부 관객들은 무대에 올라가 제단을 향해 절을 하고 향을 피우며, 한 해 소망을 빌기도 했습니다.

이어진 삼도 설장고 가락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조였다 풀어내길 반복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고요. 휘몰아치는 듯한 장구 연주에 이어, 꽃상모와 채상모를 쓴 풍물패가 나와 상모 돌리기를 선보이자, 관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이 날 공연장을 찾은 수백 명의 관객들 가운데는 조지 앨런 전 연방 상원의원 등 미국의 저명 인사들도 있었습니다.

//앨런 전 상원의원//
“기운을 북돋아주는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이전에 제가 접했던 한국 음악은 모두 현악기로 연주하는 거라, 음이 아주 부드러웠는데요. 오늘 연주는 대단하네요. 그런 음과 힘, 리듬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운동 선수들이 경기 전에 들으면 힘이 솟구칠 것 같아요. 오늘 연주 다 좋았지만 특히 상모 돌리기는 굉장하더군요.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제 아이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다른 관객들 역시 신명 나는 사물놀이에 반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관객들//
“정말 좋았어요. 참 멋지더군요. 연주자들이 동시에 몸을 움직이며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들었던 한국 음악과는 많이 달랐는데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리듬이 마음에 들더군요.”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과 미주 한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스미소니안 재단과 한인이 주도하는 민간 단체 코리안 헤리티지 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것인데요.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의 아시아 문화역사 담당 국장인 폴 테일러 박사는 미주 한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문화행사를 개최한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테일러 박사//
“몇 년 전에 미국 연방 의회가 미주 한인의 날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미국 내 여러 주에서 한인의 날을 기념해 왔습니다. 미주 한인의 날은1903년 1월 13일 첫 한인 이민자들이 하와이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을 기념하는 날인데요. 지난 2003년 한인 이민 1백 주년을 맞으면서 더욱 다채로워진 거죠. 저희 스미소니안은 매년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테일러 박사는 사물놀이가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인 음악이라고 말합니다.

//테일러 박사//
“일단 생동감이 넘치고 이해하기 쉬우니까요. 굉장히 시각적이고 다채롭죠. 만인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동안 저희 스미소니안에서 소개해 드린 한국 음악이 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한국 음악이나 공연예술, 시각예술, 심지어 영화나 만화가 한국 밖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죠. 요즘 각광 받고 있는 역동적인 현대 한국 문화는 대부분 한국의 우수한 전통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제가 자연사 박물관의 한국 전시실을 꾸밀 때도 그 같은 점을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이번에 제자들을 데리고 공연한 김덕수 교수는 사물놀이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1978년 사물놀이란 이름으로 놀이패를 창단하고 공연을 가짐으로써, 농악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하나의 예술 장르로 발전시켰습니다.
김덕수 교수는 해외 공연 횟수가 한국 국내 공연 횟수 보다 많다고 하는데요. 북한 무대에서도 여러 차례 선보였고 이곳 워싱턴에서는 이미 10여 차례 공연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워싱턴 공연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과 미주 한인의 날을 기념하는 공연이면서, 동시에 새해를 여는 공연이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고 합니다.

//김덕수 교수//
“세계 속의, 특히 세계의 심장인 이 워싱턴 디씨에서 신년에 이런 연주회를 하는 게 뜻이 있고, 또 조상님들의 정신과 미래를 위해서 세계 인류가 함께 더불어서 평화롭게, 빨리 경제위기도 극복하고, 그렇게 되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 워싱턴에서 한다는 게 굉장히 뜻이 있고 의의 있다고 저는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물놀이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김덕수 교수, 앞으로 꼭 한가지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 음악인들과 함께 남북 합동 예술단을 구성해, 세계 순회공연을 다니는 것입니다.

//김덕수 교수//
“우리 민족은 하나니까, 그래서 우리가 예술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서 지구촌을 여행하는, 우리가 한 단체로, 한 예술단으로, 그런 것들을 지금도 저는 자꾸 제안하고 있고요. 그래서 좀 더 확실한 우리 민족의 평화 사랑하는 정신, 한민족이 가무에 능한, 옛 역사책에 나오는 그런 것들을 세계인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그런 날이 꼭 오길 기대하고요. 우리 북한 동포 여러분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문화의 향기,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입니다. 영국 배우 케이트 윈슬릿 하면 1997년 영화 ‘타이태닉’의 여주인공으로 유명하죠. 일찍부터 연기력을 인정 받으면서 많은 상을 수상했지만,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골든 글로브상이나 아카데미상과는 인연이 없었는데요. 이번에 여섯 번째 도전한 끝에 드디어 골든 글로브상을 손에 쥐었습니다. 더구나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두 가지 상을 한꺼번에 받아서 기쁨이 배가 됐는데요. 오늘 소개할 영화는 이번에 케이트 윈슬릿에게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안겨 준 영화입니다. ‘The Reader’, ‘책 읽어주는 사람’이란 제목의 영화인데요. 김현진 기자, 부탁합니다.

유능한 변호사 마이클 버그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 15살 어린 소년 시절 나이가 어머니 뻘인 연상의 여인과 사랑을 나눴던 겁니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몇 년 후인 독일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15살 소년인 마이클은 우연히 전차 차장인 해나를 알게 되고요. 두 사람은 엄청난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걷잡을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듭니다. 해나는 마이클을 만날 때마다 특이한 부탁을 하는데요. 만나면 꼭 책을 읽어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두 사람은 여름 내내 만남을 거듭하며 꿈 같은 시간을 보내죠. 하지만 어느 날 해나가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끝이 납니다. 몇 년 후 법대생이 된 마이클은 전범 재판을 방청하게 되는데요. 그 곳에서 나치 전범 혐의로 피고석에 앉아있는 해나를 보게 됩니다.

마이클은 첫 사랑 여인이 나치 당원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게 되죠. 그토록 사랑했던 해나가 잔인한 수용소 감시원이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어 합니다. 마이클을 의문으로 몰아넣는 해나 역은 영국 배우 케이트 윈슬릿 씨가 맡았습니다.

케이트 윈슬릿 씨는 자신과 해나는 전혀 연관되는 점이 없다고 하는데요. 해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거의 백지와 같은 상태에서 연기를 해야 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원작이 인기 소설이어서 연기를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고백했습니다.

영화 ‘책 읽어주는 사람’의 연출은 스티븐 달드리 씨가 맡았는데요. 달드리 씨는 발레를 좋아하는 소년에 관한 영화 ‘빌리 엘리엇’, 세 여자의 고통스럽고 우울한 삶을 그린 영화 ‘시간’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입니다.

달드리 감독은 부모나 선생, 연인 등 사랑하는 사람들이 용서 받을 수 없는 행동을 했을 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소설이 던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성년자와 사랑을 나누고, 유태인 수용소의 감시원으로 일하는 등 계속 이해하기 힘든 일을 하는 해나…… 이런 해나를 관객들이 어느 정도 수긍하고 흥미를 잃지 않도록 연출해야 했는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여주인공 해나를 연기한 케이트 윈슬릿 씨는 영화 ‘책 읽어주는 사람’은 해나를 비난하지도, 용서하지도 않는다고 하는데요. 해나에 대한 판단은 관객 각자에게 맡긴다는 겁니다.

영화 ‘책 읽어주는 사람’에서 어른이 된 마이클 역은 영국 배우 레이프 파인즈 씨가 연기했고요. 마이클의 소년 시절 역할은 독일 배우 데이비드 크로스 씨가 맡아 감동 어린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영화 ‘책 읽어주는 사람’은 독일 작가 번하트 슐링크 씨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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