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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오바마 대통령 취임을 반기는 미국 과학계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이 새로운 대통령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의 과학자들이, 신임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 네, 미국의 과학계는 사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있는 동안, 행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문) 최근 메릴린드 대학교, 물리학과의 로버트 파크 교수가 이런 말을 했죠? “부시 대통령이 물러간 이후에 과학계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 일은 과학계에 좋은 일일 것이다”라고요. 이 한마디는 미국의 과학계가 지난 20일, 퇴임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잘 말해 준다고 봅니다. 그런데 미국의 과학계와 부시 전 대통령의 사이가 이렇게 틀어진 구체적인 이유가 있었나요?

(답) 네, 부시 행정부와 과학계의 사이가 벌어진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부시 전 대통령이 인간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연구를 금지시킨 것과, 또 과학계로부터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로 제기되던 기후변화 문제를 방치했기 때문입니다.

(문) 이중에서 특히 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말들이 많았죠?

(답)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부시 행정부입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01년 8월 9일에 행한 텔레비전 연설에서, 인간의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정부의 돈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질병치료의 새로운 희망으로 생각하던 과학계의 분노를 산 바 있죠? 많은 과학자들은 이런 부시 행정부의 조치가 줄기세포에 관한 미국의 연구수준을 한참 뒤로 후퇴시킨다고 아우성을 친 바 있습니다.

(문) 줄기세포 연구 말고도 기후변화 문제도 논쟁에 한 몫을 했죠?

(답) 그렇습니다. 사실 기후변화, 구체적으로 말해서 지구 온난화 문제는, 과학계뿐만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그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는 그런 문제죠? 그런데 부시 행정부는 이런 과학계나 일반 국민들의 상식과는 다르게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가스 배출을 줄일 것을 규정한 교토 의정서를 따를 것을 거부하면서,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문) 부시 전 대통령이 인간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고,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던 것, 바로 부시 전 대통령 자신의 개인적인 신념과 관계가 있지 않나요?

(답) 그렇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 신실한 기독교 신자기 때문에 인간의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를 절대 용납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 지구 온난화 문제에 있어서는, 먼저 가스 배출 규제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대기업의 이해를 반영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고요, 또 부시 전 대통령이 지구온난화 자체를 부정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처하는데 미온적이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여하튼 대통령의 이런 정치적인 그리고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필요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게 미국 과학계의 불만 중에 하나였던거죠.

(문) 자, 새로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의 과학정책, 지난 부시 행정부 때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에 과학계가 기대를 걸고 있는 거겠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해, 에너지와 환경부문 내각을 발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 과학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밝혔습니다.

(문)오바마 대통령, 자신의 정부는 과학을 높이 평가하고, 과학이 제시하는 사실에 입각해서 정책을 결정할텐데, 현재 과학이 제시하는 사실들은 정부가 과감한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하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 말은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과학과 관련해 어떤 정책을 펴나갈 것인가를 예상케 해주죠? 오바마 대통령, 먼저 부시 행정부가 금지한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원을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줄기세포연구를 위해서 미 국립보건연구소가 2009년에 6억 5천 5백만 달러를 관련 연구기관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지원 금지 조치로 줄기세포연구가 퇴보한다고 언성을 높이던 과학자들에게는 서광이 비추고 있는거죠?
(문)줄기 세포 연구에서도 그렇지만 차기 행정부에서는 기후변화, 특히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처하는 것에도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답) 이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는 이번에 새로 임명된 에너지와 환경 분야 관료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새로 에너지 장관에 임명된 스티븐 추 장관은 노벨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출신인데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개발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문) 자 이런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한 오바마 대통령,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온실가스를 규제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겠죠?

(답) 그렇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 정책이 바로 영어로는 cap and trade라고 불리는 탄소배출권 거래제죠? 이 제도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한선을 미리 정해놓고, 이 상한선 이상을 배출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온실가스를 배출할 권한을 사게 만드는 제도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통해서 2050년까지 현재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1990년80%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죠? 오바마 정부는 또 앞으로 10년 동안 1천 5백억 달러를 태양열이나 풍력 같은 대체 에너지 개발에 투입하겠다는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연구하고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차기 정부와 과학계가 공동 노력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미국의 과학자들, 새로 들어선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이런 현안 연구에 나서는데, 앞으로 어떤 연구 결과가 나올 지 기대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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