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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미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시선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지난 20일 미국의 바락 오바마 제 44대 대통령이 정식으로 취임했습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흑인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인의 주목과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됐는데요? 이런 오바마 대통령 시대의 개막을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면서요?

(답) 네, 이들은 바로 미국 내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입니다.

(문) 이들은 또한 근본주의자들이라고도 불리는 사람들이죠? 이들 복음주의자들은 개신교인으로, 성경을 글자 그대로 믿고, 사회문제, 특히 낙태나, 동성결혼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의미하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이 미국의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은 지난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 정치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집단으로 부상했습니다. 특히 보수적이고 백인 색채가 강한 미국 남부 주에서 이 복음주의자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죠. 물론 이들은 정치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합니다.

(문) 이 복음주의자들은 지난 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공화당 소속의 존 매케인 후보를 지지했죠?

(답) 그렇습니다. 작년 11월 대선 직후 치뤄 진 출구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기독교 복음주의자라고 밝힌 사람 중에서 74%는 매케인 후보를, 그리고 24%는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문) 그런데 이렇게 공화당을 열렬하게 지지했던 기독교 복음주의 진영이 이번 오바마 대통령을 두고 의견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던데요?

(답) 네, 이미 지난 해 대선과정에서 이런 양상이 나타났죠? 특히 복음주의 성향을 가진 청년층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18살에서 29살 사이 백인 복음주의자중 32%가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합니다. 물론 전체에서 3분의 1 정도라면 다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대선에서 이들이 당시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비율이 16%였던 것을 생각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죠?

(문) 그런데 이들 젊은 복음주의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대거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유는 뭘까요?

(답)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젊은 복음주의자들은 물론 그들 부모 세대와 마찬가지로 낙태나 동성결혼에는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문제에만 집중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기독교 웹사이트인 ‘sojourners’의 대표인 짐 월리스 목사는, 이들 새로운 복음주의자들은 낙태나 동성결혼 문제뿐만 아니라 인신매매, 수단의 다르푸르 학살, 환경, 그리고 범죄나 교육 문제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아마도 새로운, 또 젊은 복음주의자들의 이런 성향이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게 만들었겠죠?

(문) 자 복음주의 진영의 젊은 층은 변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 시대가 열리는 것을 바라보는 부모 세대의 복음주의자들의 심정은 나름대로 복잡할 것 같은데요?

(답) 그렇겠죠? 먼저 오바마 대통령 시대의 출범을 불안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을 살펴 볼까요? 복음주의 전도사이자 ‘바나 그룹’의 지도자인 조지 바나 씨는 복음주의자들은 혹시 오바마 대통령이 성경의 핵심적인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또 기독교의 믿음과 가치를 지지하지 않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바나 씨는 또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들의 뜻에 반한 정책을 편다면, 그런 정책들의 영향은 오바마 대통령이 앞으로 백악관에 머물 4년이나 8년뿐 만이 아니라, 장기간 계속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이런 우려의 눈도 있는 반면, 오바마 대통령에게 기회를 주자는 측도 있지 않나요?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시대의 개막에 대해 주류 복음주의 진영은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이 새로운 대통령을 지켜보자는 것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복음주의 진영의 유명한 인물이죠? 조지 부시 전대통령이 가끔 기도를 부탁하기도 한다는 ‘달라스 오크 클립 성경협회’의 토니 에반스 목사는 부시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있을 땐 영적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고 밝히고,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등장했다고 해서, 이런 좋았던 점들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 성급하게 판단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명한 텔레비전 설교자죠? 존 하게 목사는 오바마 대통령을 선택한 미국 국민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히고, 기독교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서 기도하자고 말했습니다.

(문) 자, 취임 초기에는 나름대로 서로를 자극하는 언행은 자제할 것으로 보이는데, 오바마 대통령 측과 복음주의 진영 사이를 벌어지도록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현안들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 물론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는 역시 낙태허용 문제입니다. 낙태문제야 말로 복음주의 진영과 오바마 대통령의 사이를 가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문제입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낙태를 찬성하는 입장이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낙태권리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복음주의 진영은, 낙태 지지자들이 오래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선택의 자유 법’, 영어로는 ‘Freedom of Choice’ 법에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이냐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미국에서 여성들이 낙태를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고 연방정부나 주정부를 포함해 어떤 정부기관도 이에 간섭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가진 내용을 가진 법입니다. 이 법은 이런 내용 때문에 아직 의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법입니다. 그런데 만에 하나 이 법이 의회에서 승인된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 법을 거부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어찌됐건 오바마 대통령이 낙태를 허용하려는 어떠한 움직임이라도 보인다면, 이것은 현재까지 신임 대통령을 지켜보자는 복음주의 진영과 오바마 대통령의 사이를 확실하게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20일엔, 수도 워싱턴 DC에 2백만명 가량이 모여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탄생한 오바마 정권, 과연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축복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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