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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 출범에 대한 북한의 입장    


북한은 지난 13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비핵화 보다는 미-북 관계 정상화가 먼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선 핵 폐기, 후 관계 정상화'를 강조하는 미국의 입장과는 상반되는 것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제44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사흘 만인 2008년 11월7일,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민주당의 바락 오바마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신속하게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도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같은 날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 국장은 미국 뉴욕을 방문해, 오바마 당선자 진영의 프랭크 자누지 한반도 정책팀장을 만났습니다.

"우리와 대화하려는 행정부, 우리를 고립하고 억제하려는 행정부하고도 대상했습니다. 어느 행정부가 나와도 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에 맞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리근 국장의 발언은 오바마 당선자 측에 미-북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오면 북한도 화답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심 오바마 행정부 출범에 기대를 걸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폴 챔벌린 연구원은 북한과의 대화를 꺼렸던 부시 대통령과는 달리 오바마 당선자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적극적이어서 북측이 호감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학 석좌교수는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일정한 기대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의 대미정책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정권이 어떻고 한국 정권이 어떻고 해서 자기의 근본정책을 바꾸지 않는 것이 그 사람들의 정책 행태의 양상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3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비핵화 보다는 미-북 관계 정상화가 먼저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9.19 공동성명에 동의한 것은 비핵화를 통한 관계 개선이 아니라 바로 관계정상화를 통한 비핵화라는 원칙에서 출발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총괄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지명자의 상원 인준청문회가 열리는 날에 나온 북한의 이 같은 담화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앞으로 대미 협상의 원칙을 밝힌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그로 인한 핵 위협 때문에 한반도 핵 문제가 불거진 것이지 핵 문제 때문에 적대관계가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핵 위협이 제거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우산이 없어져야 비로소 핵무기가 필요 없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먼저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션 맥코맥 대변인은 북한이 미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제사회와 더 정상적인 관계를 갖기 위해서 6자회담 하에서 어떤 의무와 책임을 갖고 있는 지는 매우 명확하다고 말했습니다.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에는 관계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출범하는 오바마 행정부는 아직 비핵화와 관계정상화의 선후 문제에 대해 분명한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북한과 미국의 협상에서 이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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