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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환율 급등 달러화 과대평가 결과’-전문가 분석  


북한의 외화 암시장에서 1월 들어 미화 1달러가 북한 돈 3천5백 원 이상에 거래되는 등 북한 원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환율이 최근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환율은 북한 원화 가치가 평가절하되고 달러화 가치가 과대평가된 결과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발행되는 한 북한 전문 인터넷 소식지는 최근 북한 외화 암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지난 해 12월 13~15% 가량 폭등했다며, 이 같은 고환율 기조가 올해 1월에도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지는 지난 해 북한 환율은 미화 1달러 당 북한 돈 3천2백 원 대에서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이다가 12월에 3천6백30원으로 폭등했으며, 이달 들어 3천5백40원으로 약간 하락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발표한 지난 2002년 7월, 암시장의 환율이 1달러 당 2백 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6년 사이에 환율이 17배 이상 폭등한 것입니다.

미국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 객원 연구원인 이영섭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도 북한 암시장에서 달러화가 그 정도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는 달러화 가치가 과대평가된 데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서 적용되는 것은 아무래도 달러에 대한 프리미엄이 붙으니까 달러를 조금 과대평가하고 북한 돈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은 있죠… 실질적으로 자유롭게 거래된다면 그렇게 까지는 안 갈 텐데……"

북한 당국의 규제로 달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암시장에서 달러를 구하려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 미화 1달러의 가치를 북한 돈 1천원 정도로 추산했습니다.

"3천5백 원 이거는 좀 과대한 것 같고, 여기저기 나온 북한 상황, 자료들을 가지고 해 보면 1달러에 1천원 언저리 정도 나온다는 거죠."

이 교수는 양국 통화의 구매력에 의해 환율이 결정된다는 '구매력 평가설'과 개별 국가의 통화에 대한 총수요와 총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과정을 통해 환율이 결정된다는 '통화론적 접근법'을 통해 분석한 결과 그렇게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매월 월말을 기준으로 북한 통화의 대 유로화 환율 추정치를 발표하고 있는 프랑스 중앙은행도 2008년 12월 말 기준으로 1유로를 북한 돈 1천2백52원 53전으로 추정했습니다. 1유로 대 1.3 달러 정도인 현재 환율을 감안하면, 프랑스 중앙은행의 추정은 이 교수의 분석과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한편, 이 교수는 농산물 가격을 기준으로 두 나라 환율을 비교할 경우 지금의 1달러 당 3천5백 원 보다 격차가 더 커진다며, 이는 북한의 식량 문제가 경제 전반의 쇠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임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북한이 공식 환율과 비공식 환율 사이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지난 2002년에 경제개선 관리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격차가 커지는 것은 그 같은 조치가 예상했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북한의 환율이 정상적인 수준에서 거래되기 위해서는 경제 개방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좀 개방이 되고, 그러면 달러 거래도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 좀 자유롭게 거래가 될 거거든요. 그러면 그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죠. 그건 자연스런 현상이니까요…."

이 교수는 북한 당국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개방을 할 경우 체제 전복이나 붕괴의 위험을 우려하는 북한으로서는 필요한 것을 알면서도 개방을 실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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