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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수단체들, ‘대북 전단 160만장 보낼 것’


한국의 보수성향 시민단체와 대북 인권단체들이 내일과 모레 이틀 간 북한에 또다시 전단을 대규모로 날려 보낼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부 탈북자 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져 오던 전단 살포가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24개 보수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대북전단 보내기 국민연합’은 오는 17일 강원도 철원에서 미화 1달러짜리 지폐를 넣은 대북 전단 5천장을 북한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16일 밝혔습니다.

대북 전단에는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의 실상과 북한체제를 비난하는 내용과 함께 지난 10년 간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비판하는 글도 함께 실립니다. 또 지난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현황과 서울과 평양의 야경 사진 등도 함께 넣을 예정입니다.

대북전단 보내기 국민연합은 앞서 지난 1일 경기도 임진각에서 전단 3천장을 북한에 날려보낸 바 있습니다. 이들은 당시 2만장의 전단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바람이 약하게 부는 탓에 일부만 보냈었습니다.

대북전단 보내기 국민연합의 윤용 공동대표는 “지난 번에 보내지 못했던 전단 5천장을 대형 풍선 2개에 매달아 다시 보낼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북한 동포들에게 진실의 소리를 알리기 위해 계속해서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전단에서 비판하는) 햇볕정책은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고 북한을 녹이는 정책이 아니라 북한을 얼리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외부와 차단됐으므로 자유세계의 실상을 알려야 북한이 해방된다고 생각하므로 대북 전단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윤 대표는 이어 “한국 정부로부터 전단 살포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없고 설사 요청을 받더라도 전단을 보낸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며 “대북 전단 보내기 운동을 전국민 운동으로 확산시켜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기독북한인연합과 북한구원운동 등 일부 대북 인권단체들도 17일부터 이틀 간 강화도와 철원에서 1백 60만장의 전단을 북한에 살포할 계획입니다.

기독북한인연합 이민복 대표는 “대북 인권단체 외에도 북한주민들에게 자유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대학생들과 보수단체, 종교단체들도 함께 참여했다”며 “때마침 남서풍이 부는 오는 17일부터 이틀 간 전단을 보낼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단 살포에는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대학생 모임인 ‘자유바람 하나바람’과 미국의 북한 자유화를 위한 한국교회연합 (KCC), 그리고 보수단체인 조갑제닷컴 등이 참여합니다.

이 밖에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한달 여 동안 전단 살포를 중단해 온 납북자가족모임과 자유북한운동연합도 다음 달부터 북한 고액권을 넣은 전단을 다시 보내기로 함에 따라 가뜩이나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통일부는 북한 화폐를 들여와 전단에 넣어 보내는 것에 대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해당 단체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수준에서 대응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의회 문창섭 회장은 지난 15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최한 한 토론회에 참석해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한국 정부가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인권단체의 대북 활동에 대한 정부의 모호한 입장으로 시장의 우려가 점차 커져 개성공단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대량 장기 주문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남북한 당국은 물론 인권단체들도 기본합의서에 의거해 비방을 중단하고 당국 간 대화 재개를 위해선 개성공단 사업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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