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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소비가 미덕인 미국경제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최근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짐에 따라, 미국 국민들이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렇게 일반 소비자들이 절약을 하고 돈을 모으기 시작하면, 미국 경제가 오히려 회복되기가 힘들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렇게 저축이 늘어나서 지출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경제적 고통이 더해지는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절약의 역설'이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국민들이 근검절약 하고, 저축을 많이 하면 국가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죠?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갖다 넣으면, 은행들은 이 돈을 기업에 꿔주고, 또 기업들은 이렇게 은행에서 꾼 돈으로 물건을 만들어 팔아서, 경제적으로 부유해진다는 것이 오래된 경제학의 상식이죠.

(문) 그렇다면 이 '절약의 역설'이라는 것은 저축을 많이 하면 오히려 경제에 해가 된다는 얘기인가요?

(답) 이 '절약의 역설'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만일 사람들이 저축을 늘리게 되면, 소비가 줄어들게 됩니다. 가지고 있는 돈을 은행에 갖다 넣으니까, 쓸 돈이 없어질테고, 당연히 물건을 덜 사게 되는거죠? 그런데 기업들은 만들어낸 물건을 팔아야 하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게 되면 물건을 전보다 덜 팔게 되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경제가 더 나빠지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축이 늘면 경제가 발전한다는 옛 이론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이런 전통적인 설명이 맞을 때도 있고, 아니면 이 '절약의 역설'이 들어맞을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이 '절약의 역설'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많이 인용되는 설명입니다.

(문) 그런데 미국은 소비의 왕국이라고 불리울만큼 최근까지 많은 미국인들이 벌어들이는 돈 이상으로 쓰면서 생활해온 것이 사실이죠?

(답) 그렇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미국인들은 수입의 약 10% 정도를 저축했는데요, 최근에는 미국인들의 저축률이 2% 이하거나 아니면 마이너스, 즉 아까 진행자께서 말씀하셨듯이, 미국인들이 수입보다 더 많이 지출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제 경기침체기를 맞아서 이 저축률이 올라가고 있다는데요, 경제전문가들은 올해에 저축률이 3%에서 5%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 같은 회사는 2009년에 저축률이 6%에서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문) 이렇게 소비자들의 저축은 늘고 있는 한편으로 각 가정이 지고 있는 빚과 소비지출은 줄고 있는 상황아닙니까?

(답) 네, 미국의 가계부채는 정부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1952년 이후 계속 증가했는데요, 2008년 3분기에 처음으로, 이 가계부채가 줄었습니다. 또 소비지출도 같은 해 3분기에 17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문) 소비자들이 경기침체에 대비해 저축을 늘리고, 지갑을 닫는 것이 미국경제에 타격을 준다는 얘기네요?

(답) 그렇죠? 사실 소비, 즉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기 위해서 돈을 지불하는 행위는 미국경제의 70%,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미국 경제, 아니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약점이자 강점이기도 한데요, 여하튼 소비지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미국경제에서 국민들이 돈 쓰는 일을 자제하고 있으니 경제회복이 힘들게 되는 거죠.

(문)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답) 하버드 대학교 법과대학의 엘리자베드 워렌 교수는 현재 상황으론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려서 미국경제가 침체를 벗어날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줄어드는 소비를 대체하기 위해서, 정부가 돈을 찍어서 시중에 이 돈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오바마 차기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안도 이런 방법의 하나죠? 정부가 인위적으로 돈을 풀어 소비자들이 소비를 할 수 있는 힘을 끌어 올려 미국경제를 살리겠다는 그런 의도죠?

(문) 한때, 저축이 미덕으로 칭송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소비가 미덕인 시대가 됐군요. 하지만 이렇게 절약이나 소비에 치우치는 삶이 아니라 두 가지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삶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BRIDGE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 들어볼까요?

(답) 최근 구직전문사이트인 커리어캐스트닷컴이란 회사가 미국내 최고의 직업과 최악의 직업을 선정해서 화젭니다.

(문) 최고 직업 1위는 어떤 직업인가요?

(답) 네, 수학자가 미국 안에서 가장 좋은 직업으로 뽑혔습니다. 그 이유는 오염된 공기나 소음이 없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고요, 또 무거운 것을 들거나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등 작업환경이 우수한 점이 꼽혔습니다. 커리어캐스트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수학자들의 연간 수입은 연 9만 4천 160달러, 한국 돈으로 현재 환율론 1억 2천만원쯤 되는 액수가 됩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영상물 제작업체에 근무하는 수학자 제니퍼 커터 씨는 재택근무를 할 수 있고, 시간 외 근무나 정신적 피로감에 지치는 일이 거의 없다고 자신의 직업을 설명했습니다. 수학자 다음 순위로는 보험에 관련된 각종 계산을 처리해 주는 보험계리사가 뽑혔습니다. 이어 통계학자, 생물학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컴퓨터 시스템 분석가 그리고 역사학자 등의 순이었습니다.

(문) 그렇다면, 최악의 직업 1위로는 어떤 직업이 뽑혔나요?

(답)네, 나무를 자르는 직업이죠? 바로 벌목공이 최악의 직업 1위에 꼽혔습니다. 그 이유론 아주 위험한 작업 환경과 고용불안 그리고 연 3만 2천 124달러, 한국 돈으론 4천 4백만원에 불과한 수입 등이 꼽혔습니다. 인디애나주의 애크런시에 위치한 파이크목재 회사의 폴 브랜치 팀장은 벌목현장에서는 종종 사고가 나서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며, 이 벌목공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벌목공에 이어 최악의 직업 2위로는 가축에서 유제품을 생산해 내는 낙농업자가 차지했고요, 이어 택시기사, 선원, 응급의료구조대원, 지붕 수리업자 그리고 쓰레기 수거원 등이 꼽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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