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제주 감귤.당근 1,300t 북한에 전달


중단 위기에 처했던 제주도의 대북 감귤 지원 사업이 제주도 정부와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지난 10년 간 계속돼 온 맥을 잇게 됐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분배 투명성 문제를 들어 매년 해오던 제주 감귤 수송비를 올해는 지원하지 않기로 해 대북 감귤 지원에 차질이 빚어졌었는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제주도와 남북협력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오는 16일 감귤 3백t과 당근 1천t을 배에 싣고 북한에 들어가 18일쯤 전달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습니다.

남북협력 제주도민운동본부의 고성준 사무총장은 "북측으로부터 방북에 필요한 초청장과 인도 요원 3명에 대한 신변안전 보장각서가 오길 현재 기다리고 있다"며 "북측의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북측의 초청장과 신변안전 보장각서 등 필요한 서류가 제출되면 승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 "제주 감귤·당근 보내기 출항식이 1월16일 날 있다고 합니다. 남북협력 '제주도민 운동본부' 관계자 3명이 같이 가고 제주도에서 배를 띄워서 갑니다. 한편 북한에서도 '민간 차원의 대북 감귤 지원에 대해서 계속 사업으로 받을 의향이 있다'며 받겠다고 했습니다. 한국 정부에서도 허가를 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물품을 실은 배는 제주항 제4부두를 출항해 북한의 남포항에 도착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전달되는 물품은 북한 민족화해협력협의회 관계자들에게 전해져 평양의 영유아와 산모 등 취약계층에게 제공될 예정입니다.

당초 제주도는 30억원 상당의 감귤과 당근 1만t을 북한에 보내기로 하고, 한국 정부에 수송비로 남북협력기금 20억4천만원을 지원해달라고 신청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경색된 남북관계와 분배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수송비 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지원 규모가 당초 계획의 10분의1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정부에서 남북교류협력기금이 지원되지 않아 중단될 위기에 놓였었지만 10년 넘게 이어온 사업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판단해 도 예산 등 6억원의 사업비를 조달해 명맥을 잇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감귤 보내기 운동이 따뜻한 동포애를 시작으로 하는 사업 인만큼 남북관계가 경색됐지만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2002년 등 여러 위기 때도 변함없이 사업을 추진했구요. 이번에도 남북 관계에 상관없이 조금만 양이라도 추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보내게 됐습니다."

남북협력 제주도민운동본부 고성준 사무총장은 "비록 물량이 줄었지만 남북 간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제주도 감귤이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며 "북한에서도 매년 거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에 고마움을 전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는 지난 1998년 이후 민관 합동으로 해마다 1만t가량의 감귤과 당근을 북한에 보내왔고 한국 정부도 2001년부터 매년 남북협력기금으로 수송비를 지원해왔습니다.

지난 2007년까지 북한에 지원한 감귤은 4만7천여t, 그리고 당근은 1만7천t에 달합니다.

한편 지난 해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경색되면서 한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이 9년 만에 전혀 이뤄지지 않았지만, 민간단체들의 대북 식량 지원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달 30일 국제 구호단체인JTS가 북한의 영유아와 산모를 위해 3억 8천만원어치의 영양식을 북한에 보냈고, 지난 11일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가 주축이 된 시민단체가 통일쌀 1백여t을 북한에 전달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