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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호황 맞은 미국 전당포 업계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미국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돈을 구하기 위해 전당포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이 전당포가 어떤 곳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드릴까요? 전당포는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려가는 곳입니다. 고객이 물건을 가지고 오면 전당포는 먼저 물건의 값을 매기고, 이 가치에 상당하는 돈을 일정 기간 빌려줍니다. 만일 돈을 꾸어간 고객이 이 돈을 갚지 못하면, 전당포는 고객이 맡긴 물건을 처분하는 거죠? 보통 미국의 전당포에서는 75달러를 빌려주면, 매달 15달러의 이자를 매깁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상황이 어려운 사람들을 상대로 높은 이자로 돈을 갈취한다라는 비난을 하는데, 전당포 업계 관계자들은 전당포에서 적용하는 이자율이 미국의 일반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들이 적용하는 비용보다 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이 전당포라고 하면 떠오르는 인상이, 돈이 없어서 생활이 너무 어려운 사람들이, 돈을 구하다 구하다 실패해서, 마지막으로 찾는 장소로 생각이 되죠. 그래서 전당포라 하면, 좀 우울하고 서글픈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문) 이렇게 사람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전당포인데,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겠죠?

(답) 그렇습니다. 전당포 업계 관계자들은 주식값이 떨어지고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수월치 않은 점 그리고 직장이나 집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서 전당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메인 주에서 4개의 전당포를 운영하고 있는 릭 라샤펠레 씨는 일반 은행들이 현재 사람들에게 돈을 잘 빌려주지 않기 때문에,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전당포 같은 2차 대출기관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전역에 약 2,400여 개의 업소가 회원으로 있는 전국전당포협회의 데이브 아델만 회장은 전당포를 처음으로 찾는 고객의 수가 약 10% 정도 증가했고요, 또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려간 사람들 중에 돈을 갚고 물건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비율이 10%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런데 원래 전당포는 주로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찾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중상류층도 이 전당포를 찾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전통적으로 전당포를 찾는 고객들은 연 약 2만 9천 달러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이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는 중상류층도 앞서 말씀드린 이유 때문에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느껴 전당포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펜실 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에 있는 '소사이어티 힐 대출'이란 전당포에는 중상류층 고객들이 가져온 값비싼 모피, 다이아몬드가 쌓여 있다고 합니다. 필라델피아 시의 중산층 거주지역에 위치한 이 전당포는 지난 몇 달 동안 실적이 40%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또 유명한 지역이죠? 연예인 같은 부자들이 모여 사는 미국 서부의 베버리 힐스 시에 있는 '베벌리 대출' 같은 회사의 경우, 물건을 저당 잡고 5만 달러 이상을 대출하려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문) 상황이 이렇다면, 경제가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전당포 업계는 나름대로 호황을 누리고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경영진단업체인 '제프리 & CO'의 리차드 셰인 회장은 전당포 업계의 수익이 2008년 3/4분기에 약 16%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셰인 회장은 또 은행들도 전당포 업계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전당포 업계에 대한 자금지원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전당포 업계는 당분간 좋은 시절을 누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한쪽에선 호황을 누리는 곳도 있군요. 그렇다고 전당포 업계에 종사자들만을 위해 지금의 불황이 계속되어서는 안되겠죠.

BRIDGE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 들어볼까요?

(답) 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대신 집에서 가르치는 것을 의미하죠? 바로 '홈 스쿨링'이 미국에서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합니다.

(문) 한국에도 요즘 기존 교육제도에 불만을 느껴 아이들을 대안학교에 보내거나 아니면 아예 집에서 가르치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하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마는, 미국에는 현재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나요?

(답) 네, 최근 미국 교육부 산하 국립교육통계센터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미국에 있는 홈스쿨링 학생수는 150만 명입니다. 이 숫자는 이런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1999년 이래 74%가 늘어났고요, 2003년에 비해선 36%가 늘었다고 하는군요. 또 학교에 다녀야 할 연령층에서 홈스쿨링을 택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지난 2003년에 2.2%에서 2007년에 2.9%로 늘었다고 하는군요. 이를 두고 국립교육통계센터의 게일 멀리건 연구원은 홈스쿨링을 택하는 학생들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홈스쿨링이 이렇게 늘어나는 이유는 뭔가요?

(답) 홈스쿨링을 택한 학부모들이 내세운 이유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은 역시 종교적인 그리고 도덕적인 문제입니다. 종교, 특히 기독교를 믿는 가정에서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들, 예를 들면 진화론이나, 동성애에 대해 학교가 가르치는 내용이 기독교 신앙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죠? 다음 두번째로 많이 언급된 이유는 학교의 환경에 대한 우려입니다. 요즘 미국의 학교, 특히 공립학교에는 총기문제나 마약문제가 심각하죠?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학교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해 홈스쿨링을 택한다고 하네요. 다음 순위론 교육과정에 대한 불만입니다. 한마디로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과정과 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아이들을 집에서 직접 가르치겠다 그런 말이겠죠?

(문) 그런데 이런 대표적인 이유말고도 특이한 이유들이 눈에 띄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시간이 없다거나 돈이 없어서 그리고 여행을 다녀야 한다거나 집에서 학교까지 다니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아이들을 집에서 가르친다고 답했답니다. 그런데 돈이 없다거나 통학거리가 멀어서 아이들을 집에서 가르치겠다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학교에 다닐 시간이 없다거나, 아니면 여행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죠? 어찌됐든 이런 다양한 이유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볼 때 '홈스쿨링'이 보수적인 기독교계층이 아닌 다른 계층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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